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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Nov 07. 2021

우리는 왜 피드백을 할까?

라는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기

여전히 많은 분들이 피드백을 힘들어 합니다. 개인적으로 피드백을 힘들어 하는 분들을 보면 그분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건 피드백을 왜 힘들어 하는지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입니다. 조직은 피드백을 잘 해야 한다며 피드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인사팀을 통해 피드백 가이드를 만들어 배포합니다. 피드백을 위한 컨설팅을 받기도 하지요. 사실 우리가 피드백을 어려워하는 건 우리가 피드백 하는 방식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피드백 방법론을 열심히 배운 분들도 마찮가지입니다. 어쩌면 피드백을 잘 하는 방법론이라는 건 없을 지도 모릅니다. 동시에 어쩌면 우리는 피드백을 잘 하는 방법론을 이미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피드백을 잘 하길 원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다음의 질문에 대해 일단 우리 개개인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도데체 피드백이란 왜 해야 하는가?"

만일 이 질문에 대해 피드백을 경영진 혹은 인사팀이 해야 한다고 하니까 라고 답한다면 혹은 평가결과를 전달은 해야 하니까 라고 답을 한다면 어쩌면 이런 대답을 하는 누군가는 차라리 피드백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겁니다. 만일 피드백을 상급자로서 사람에 대해 판단하고 평가해야 하는 의무 혹은 판단해도 되는 권리로 생각한다면 그 피드백은 역시나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이제 다시 앞선 질문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우리가 피드백을 제대로 하기 위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를 고민한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드리고 싶은 제가 생각하는 답은 이렇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것, 그것도 진심으로.

피드백은 형식보다 그 형식이 전달하는 맥락의 진정성이 더 크게 작용합니다. 이러한 맥락은 평소 해당 피드백을 제공하는 사람이 상대방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뢰수준과 피드백을 하는 상황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 등이 포함됩니다. 설사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맥락에 대한 이해가 된다면 피드백은 보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인사평가 등을 포함해 피드백의 상황이 주어졌을 때 피드백 보다는 코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려 노력합니다. 


개인적으로 피드백은 일종의 작용 / 반작용의 개념으로 이해합니다. 인사평가에서 피드백은 주어진 과제에 대해 상대방이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판단하고 그 판단을 전달하는 개념으로 많이 활용되어 왔습니다. 이는 성장의 과정에서 필요한 자원의 역할을 하는 대신 특정 순간의 사람을 낙인짓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제가 코칭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건 코칭이라는 개념은 '주고받음'의 의미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일 겁니다. 피드백이 주고받음을 1회성으로 마친다면, 코칭은 주고받음의 반복 과정을 포함합니다. 피드백이 특정 경험을 정답으로 규정하고 그 순간에 대해 판단을 한다면 코칭은 현재를 이해하고 더 잘 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상호작용을 통해 탐색하는 과정이 됩니다. 기존의 피드백에서 평가자의 경험은 일종의 정답이 될 수 있지만 코칭에서 평가자의 경험은 대화를 만들어가는데 있어 중요한 재료가 됩니다 .


과거에 인사평가를 진행하고 나면 일종의 암행을 하곤 했습니다.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랜덤으로 혹은 리더의 성향을 고려하여 해당 리더의 그룹에 속한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제 피드백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흥미로운 건 해당 리더분들은 모두 자신은 피드백을 했다고 말하고 있었는데 반해, 구성원 중 상당수는 결과를 들었던 적은 있으나 피드백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을 했었다는 점일 겁니다. 이는 그렇게 진행된 피드백을 통해 피드백 과정에 참여한 두 주체가 아무런 가치를 얻지 못했다는 걸 말하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피드백을 하라고 하니까 '하는 척'을 했을 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경영진 혹은 인사팀이 해야 한다고 말하니까 혹은 평가자로서 권리이니까로 피드백을 인식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위하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도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만일 이것이 어렵다면 우선은 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말하기를 하지 않는 것부터 노력을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솔직하게 말하기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만일 이 역시 쉽지 않다면 피드백이 아닌 코칭이 될 수 있는 환경을 설정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일을 중심으로 잘한 점, 개선점 등을 우선은 기록하여 붙이고 그 내용에 대해 각자가 설명하는 방식을 활용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궁극적으로 피드백이 코칭이 되기 위해 우리가 과거부터 매번 이야기해왔던 것처럼 피드백이 일종의 루틴이 될 필요가 있을 겁니다. 루틴, 즉 당연한 일상으로서 피드백 or 코칭을 인식한다면 말 그대로 우리는 일을 중심으로 하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HRer로서 제도를 통해 만들어가고자 하는 모습의 한 부분이기도 하고 만일 위와 같은 당연한 일상으로서 피드백 or 코칭이 오가는 상태가 만들어졌다면 제도는 그 목적을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고,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일 하는 방식으로서 조직문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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