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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un 25. 2022

전문성과 협업,
1%의 나를 넓혀가는 여정

기업이라는 조직에서 HR이라는 일을 하면서 간혹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사회생활이란 1%의 내 의지로 가능한 일과 99%의 내 의지와 상관없는 일들로 구성된다. 삶이란 그 1%를 조금씩 넓혀 나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말하면 다시 다음 두 가지 질문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질문 1.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영역이 1%밖에 되지 않는다면 굳이 우리가 무언가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애써야 할 필요가 있을까?


질문 2.

만일 우리가 1%를 조금 더 넓혀보기로 했다면 이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질문 1에 대한 생각

중요한 건 그 1%가 우리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것입니다. 세상에 대한 영향력으로 보면 1% 일 수 있지만 우리 자신에 대한 영향력으로 보면 그 1%는 매우 큰 1%가 됨을 말합니다. 우리 자신을 위해서 우리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적어도 그 1%가 온전히 내 것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중소기업의 HR 담당자가 다양한 기업에서 HR 담당자로 일을 할 수 있게 해 준 힘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그 1%에 대해서만큼은 조금은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단단히 채워왔기 때문입니다. 


질문 2에 대한 생각

우리가 가진 1%를 온전히 채운다 하더라도 그건 1% 이지 2%나 3%, 그 이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1%를 조금씩 넓혀 나가기 위해 우리에게는, 그래서 협업이라는 것이 필요합니다. 각자가 가진 1%가 모이면 2%가 되고 3%가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1%와 1%가 만나 2%가 아닌 3%나 그 이상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가 기업이라는 조직에 모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전문성과 협업

질문 1에서 1%를 HR을 하는 사람으로서 각 개인이 가진 '전문성'이라 이야기합니다. 질문 2에서는 1%와 1%, 즉 전문성과 전문성이 모여서 상호작용하는 '협업'을 이야기합니다. 전문성은 1%로 온전한 개인 자신을 만드는 것을 의미하며, 협업은 조직 차원의 성과를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HR이 다루고 지향해야 할 지점으로 전문성과 협업이라는 두 단어를 강조합니다. 구체적으로 이를 제도화하고 운영하는 방식과 실제 HR이 구성원에게 어떻게 이 두 단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할 수 있는지 등을 고민합니다. 전문성과 협업이 최대한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위한 HR제도라 말할 수 있습니다. 


조직의 규모

사실 위와 같은 전문성과 협업은 통제가 아닌 자율에 기반합니다. 개인이 가진 전문성이라는 다양성이 존재하고 이 전문성이라는 다양성이 같은 방향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바로 협업이라는 과정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전문성과 협업이라는 두 단어를 중심으로 하는 HR은 마트료시카 인형의 가장 바깥 인형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 있는 인형들의 전문성과 상호작용을 살펴보는 과정입니다. 대규모 조직에서 세부적인 안까지 들여다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으면 마음도 멀어집니다. 누군가 말을 하지 않는데 비록 그게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굳이 들춰 꺼내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규모까지의 조직규모가 적정한가? 에 대한 정답은 없겠지요. 굳이 표현하자면 리더가 챙길 수 있는 범위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앤드루 그로브의 '하이아웃풋매니지먼트'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경험상 관리감독이 주업무인 관리자 한 명은 여섯 명에서 여덟 명의 직원을 관리해야 한다. ~ 이 범위는 각 직원에게 매주 4시간의 시간을 배정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에서 나온 것이다. ~ 6-8명 규칙은 관리자의 주업무가 관리 감독이고 전통적으로 서열이 중시되는 조직 내의 관리자에게 적절하다. 주로 전문성과 정보를 제공하는 중간관리자인 노하우 관리자의 경우는 어떨까? 그에게 직원이 한 명도 없다 해도 내부 컨설턴트로서 다양한 고객들에게 서비스하는 것 자체가 전적으로 그의 관리업무다. High Output management, p110


위 앤드루 그로브의 말을 되새겨 보면 어쩌면 조직의 규모가 아닌 우리들 개인이 담당하고 있는 직무의 특성, 해당 직무분야에서의 전문성과 그 전문성이 연결되는 방식과 정도에 따라 우리들이 관리하는 조직 규모가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만일 우리가 스타트업이라는 조직에 몸을 담고 있다면 '관리감독이 주업무인 관리자'가 아니라 '전문성과 정보를 제공하는 중간관리자인 노하우 관리자'가 되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HR을 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전문성과 협업이라는 두 단어를 자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를 일종의 흐름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제가 HR을 처음 만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경험하고 지식을 배우는 과정들이 공통적으로 가리키고 있는 지점이라고 말이죠. 사실 그래서 지금은 조금은 조바심이 나기도 합니다. 전문성과 협업이라는 두 가지, 어찌 보면 당연하고 단순한 이 두 가지를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과 어쩌면 기업이라는 조직에서 HR실무자로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들이 만들어 낸 조바심입니다. 여전히 어떤 분들은 전문성과 협업을 그저 듣기 좋은 말로 바라보는 듯합니다. 이전에 해본 적이 없다는 이유로 말이죠. HR실무자로서 저는 전문성과 협업이라는 두 키워드로 1%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1%가 조직이라는 곳에서 다른 1%를 만나 새로운 1%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제가 가진 1%를 더욱 온전히 만드는 것이 되겠지요.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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