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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ul 06. 2022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을까?

feat.측정이란 평가와 같은 의미일까

HR을 하면서 자주 들어온 말이 있습니다.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다는 말로 이 말을 처음 만났을 땐 고 드러커 교수님이 하신 말로 들었었지요. 제법 오랜 시간 그렇게 알아왔던 지나온 시간 어느 순간 알게 된 건 잘못 알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드러커 인스티튜트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If you can’t measure it, you can’t manage it.”
This maxim ranks high on the list of quotations attributed to Peter Drucker. There’s just one problem: He never actually said it.

https://www.drucker.institute/thedx/measurement-myopia/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었던 것만 보았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드러커 교수님의 말까지도 말이죠.


정말로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을까요? 그렇다면 측정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영역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무시해야 할까요? 여기에서 관리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이들 질문을 던져 보며 스스로 돌아본 생각들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나름의 답을 생각을 전개해가는 과정으로 Simon Sinek의 Golden Circle이라는 개념을 활용해보려 합니다 .


관리-WHY, HOW, WHAT

WHY

우리가 일을, 사람을 관리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누군가는 말할 수도 있습니다. 관리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을 거라고. HR을 하는 누군가는 말할 수 있습니다. 관리를 해야 측정할 수 있고 측정을 해야 평가를 공정하게 할 수 있으며, 공정하게 평가를 해야 적정한 보상의 근거를 만들 수 있다고. 그러면 다시 자문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이 가진 동기를 높일 수 있었는지, 은 동기를 낮추는 영향을 제공하진 않았는지, 그렇게 측정을 해서 지금까지 우리는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은 평가제도를 운영해 왔는지, 그렇게 시행한 평가에  대해 구성원들로부터 얼마나 지지를 받았었는지 말이죠. 혹시 우리는 51%의 만족을 100%로 간주하고 있진 않았는지 말이죠.

우리가 일을, 그리고 사람을 관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없겠지만 제가 하는 답은 "성과"라는 단어로 귀결됩니다. 각자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HOW

성과를 내기 위한 목적이 정해졌다면 그 목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생각할 차례입니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다음의 세 가지 활용합니다. 경험과 지식, 그리고 사고(thinking)입니다. WHY를 정의하지 못한 채 주어진 것으로 경험과 지식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WHY의 자리에 넣기도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WHY는 일종의 방향성 내지 목적지 이거든요. 자신이 옳음을 주장하는데 결론이 없으면 그 주장이 설득력이 없을 테니까요. 현실에서 간혹 우리가 마주하는 답정너 유형의 리더들이 등장하는 원인 중 하나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WHY의 자리에 자신의 경험을 두고 다른 생각을 판단합니다. 이 경우 많은 경우 자신은 우리 조직에서 절대적으로 완벽한 사람이 되고, 다른 이들은 부족한 사람으로 남게 됩니다. 이들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우리는 그 사람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알 수 없거든요. 경우에 따라서는 말이 바뀌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이 항상 과거의 상황과 100% 같은 일은 거의 없으니까요. 여기에서 우리는 사고력을 활용합니다. 사고력이란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과거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사고력에 있어 중요한 건 이 사고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지식도 경험도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저마다 다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관리라는 단어와 다양성이라는 단어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관리라는 단어와 다양성이라는 서로 다른 뉘앙스를 가진 두 단어가 연결되는 순간입니다. 정말 신나는 순간 아닐까요. 어쩌면 우리들에게 일종의 Aha moment를 경험하게 해주는 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WHAT

WHY라는 방향성을 향해 가는 과정을 HOW로 채워서 HR을 하는 우리들은 WHAT으로서 HR제도를 만들어 냅니다. HR이 아닌 다른 직무들도 동일하게 그들만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겁니다. 이 WHAT은 구체적입니다. 그래서 측정이 가능합니다. 직무 혹은 결과물의 성격에 따라 0과 1, 모 아니면 도일 수도 있을 겁니다. 매출액과 같이 그 달성률을 계산할 수도 있을 겁니다. 결과물이 모 아니면 도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측정할 수 있지만 그 결과만으로 해당 직무를 수행한 구성원을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측정은 가능하지만 평가를 할 수는 없습니다. 측정한다는 것, 관리한다는 것은 우리가 더 나은 성과를 만드는 각자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갖추어가는 상태로 만들어가는 것, 그리하여 우리가 속한 기업이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리하여 기업과 그 기업의 구성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가는 것을 말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측정하고 관리해서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죠.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관리'에 대해 이야기를 했으니 이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도 조금 이야기를 해봐야겠지요. 우선 WHAT은 보이는 것에 해당합니다. 눈에 보이니 명확하고 측정이 가능합니다. 측정이 가능하니 우리가 잘했고 잘하고 있는지, 무엇이 부족하고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를 점검할 수 있고 일종의 개선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HOW는 사실 조금 애매합니다. 그가 실제 가지고 있는 경험을 가장 잘 아는 건 그 자신이고 주변 사람은 정확히 그 경험을 알기 어렵습니다. 어떤 이는 경험을 공유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그 경험을 구체적으로 인식하도록 도와줍니다. 이를 통해 그 경험이 가진 불완전성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고 다른 이로 하여금 간접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공유된 생각으로 공통의 인식을 확보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WHY는 HOW보다 조금 더 애매합니다. 너무 추상적이고 때로는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측정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어떤 이는 자신을 좋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그럴듯한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측정할 수 없다고 해서 무시해도 되는 것이 아니겠지요. WHY가 없이 경험으로서 HOW만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답정너' 리더를 만날지도 모릅니다. 혹은 어쩌면 우리들 자신이 그렇게 될지도 모릅니다.


WHY-HOW-WHAT

WHY-HOW-WHAT의 연결성을 기반으로 다시 글의 시작점으로 돌아가 보려 합니다.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을 돌아보려 합니다. 우리가 일을 비교적 온전히 하기 위해 WHT-HOW-WHAT의 구성요소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들 중 비교적 온전히 측정이 가능한 건 WHAT입니다. HOW는 애매하지만 WHY는 더욱 어렵습니다. WHY와 HOW는 측정할 수 없으니 관리하지 않아야 할까요? 아니면 억지로라도 측정할 수 있도록 문서화해야 할까요? 문서화한다면 정말 우리는 이 두 영역을 문서로서 남겨놓을 수 있을까요? 생각해볼 주제로 남겨놓으려 합니다.


OKR

Simon Sinek의 golden circle의 3가지 순서로 풀어본 이야기들을 보면서 어디선가 만나 본 듯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위의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은 OKR에 대하여 제가 가지는 이해와 맥을 같이 합니다. OKR의 O는 WHY에 해당합니다. 방향성 direction입니다. OKR의 KR은 WHAT입니다. 구체적입니다. 그래서 누가 봐도 이견이 없는 상태여야 합니다. 0 아니면 1이 될 수도 있고 25%나 50%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구체적이라서 누가 봐도 그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서 그러한 상태에 도달하게 된 과정과 더 나은 상태를 위한 논의가 가능한 기준점이 되는 KR이 됩니다. 중요한 건 이 KR이 측정 가능하다고 해서 KR만으로 구성원을 평가 혹은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누군가는 구체적인 결과에 기반한 평가가 가장 객관적이라 말할 수 있지만 OKR에는 HOW가 보이지 않게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올바르게 과정을 수행했지만 기대만큼의 단기적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를 수 있을 겁니다. 불전 판매로 단기 성과를 낸 누군가는 단기적으로는 보이는 성과가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 독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이는 기업이 추구하는 일 하는 방식으로서 조직문화의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을 겁니다. 우리 조직은 "닥치고 성과"라고 한다면 측정 가능한 영역으로서 WHAT, KR만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표방하고 있다면 WHY-HOW-WHAT을 생각해보셨으면 하는 생각을 담아 글을 남깁니다.

아울러 이렇게 보면 OKR은 평가제도를 위한 도구가 아닌 일 하는 방식으로서 문화를 만들어가는 도구라고 보는 게 더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남깁니다.


여담으로 정말 누군가 자신을 전문가라고 이야기한다면 그가 전문가인지 확인하는 질문으로  WHY-HOW-WHAT을 물어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정답은 없겠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만들어가고자 하는 모습으로서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그래서 만들어 낼 결과물의 구체적 모습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WHY-HOW-WAHT이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되어 서로를 뒷받침하는 구조를 자신의 분야에 있어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쩌면 우리는 그를 전문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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