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pellie Oct 03. 2022

팀 리더의 역할에 대한 생각

드라마를 보면서 눈에 들어온 생각을 기록합니다

대학시절 자취 등으로 TV가 없었고 당시에는 스마트폰도 없었던 시기라 이후 자연스레 TV를 안 보게 되었었는데 요즘 제가 글을 쓰며 종종 드라마 이야기를 종종 하는 걸 보면 이제는 TV를 잘 안 본다는 말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번 글에서도 드라마 이야기를 하나 하려 합니다. 최근 시작한 '천 원짜리 변호사'라는 드라마를 보다가 든 생각입니다.


소매치기 전과 4범의 소매치기 재판 내용이 있었습니다. 국민참여재판 형식으로 잠깐이지만 배심원 분들의 평의 장면이 스치고 지나가지요. 

"손버릇 나쁜 건 평생 못 고쳐"

와 같은 말들이 이어지고, 검사 역시 과거의 전력을 근거로 이번에도 그가 소매치기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을 보면서 일과 사람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을 본 사례에서 사건으로 보면 드라마의 사건에서 검사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반면 극 중 천지훈 변호사는 '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이는 드라마의 대사에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배심원 여러분 이제 곧 검사 측의 피고인 심문이 있습니다. 이때 여러분께서 주의 깊게 봐주셔야 할 점은 피고인이 지갑을 훔칠 것 같은 사람인지가 아닙니다. 정말로 피고인이 지갑을 훔치려다가 붙잡힌 게 맞는지 그것을 봐주십쇼"

솔직히 참 어렵습니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을 저도 간혹 하기도 하는 걸 보면 저 역시도 이 유형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듯합니다. 


지나온 시간 중 제가 경험한 한 친구 이야기를 간혹 하곤 합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오퍼레이터로 채용을 했었는데 채용한 부서에서 2년간 일하며 일을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저에게 데리고 같이 일을 해보겠냐는 이야기가 들어와 그러겠다고 했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실제 일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그냥 일을 못하는 친구 같다는 말을 들었을 뿐이죠. 


공교롭게도 저는 이와 유사한 경험을 여러 번 만났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사건/일에 집중하자 였지요. 그에 대해 판단하고 일을 잘하는지를 예측하는 대신 일의 수행을 보고 그를 판단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아직까지는 그 결과가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무언가 가치 있는 존재로서 일을 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들을 통해 적어도 기업이라는 조직 내에서 사람에 대해 판단할 때 조금 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경험으로 간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업이라는 조직에서 일과 사람을 이야기하며 사람중심이 아닌 일 중심으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특히 팀 리더분들이 팀원을 관리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면 해당 팀원의 특성을 기준으로 하지 말고, 그가 하는 일을 기준으로 팀원에게 피드백을 하시라고 말을 합니다. 사람을 관리하면 사람이 잘하고 못함을 이야기하게 되고 이는 전달 과정에서 자칫 그 팀원분의 자존감을 건들게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을 바꾸면 된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을 못한다고 말했던 누군가도 결국 우리들이 선발했었음을 같이 생각해보시길 권합니다. 


만일 팀 리더가 기대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면 그 결과물과 그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셨으면 합니다. 리더가 생각했던 부분과 팀원이 생각했던 부분에서 차이 혹은 미스매치가 있었을 수도 있고 정말로 그 친구가 일을 안 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팀 리더가 부여한 믿음을 팀원이 의도적으로 혹은 악의적이거나 자신의 편의 내지 이익을 위해 하지 않았다면 관계의 마무리를 준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팀 리더로서 우리들이 해야 하는 건
팀원이 일을 잘할 것인지 혹은 잘 못할 것 같은지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일을 올바르게 하고 있고 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팀 리더로서 우리들이 해야 하는 건 팀원이 일을 잘할 것인지 혹은 잘 못할 것 같은지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일을 올바르게 하고 있고 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일을 '하고 있고' '했음'을 확인하고 이를 기준으로 팀원에게 피드백을 해주신다면 우리는 조금 더 괜찮은 팀 리더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문해력 논란, 관점을 바꿔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