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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Oct 08. 2022

커리어 career란 무엇일까

저는 항상 과거의 자신과 대화를 합니다. 오늘의 나는 이미 과거의 나를 알고 있지요.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래서 결과는 어땠는지, 그 결과가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부합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 그때 나는 무엇을 선택했는지, 무엇을 잃거나 얻었는지, 그래서 그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커리어는 그래서 어떤 모습이고 나는 그 커리어를 가진 오늘의 나를 보며 다른 누군가에게 나를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과거의 자신과 대화를 하면서 현재를 만들고 그렇게 연결된 과거와 현재가 앞으로의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커리어라는 단어는 아래와 같이 표현해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커리어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그 경험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 문장을 조금 더 살펴볼까요


만들어가는 것으로서 커리어

혹자는 커리어가 만들어지는 것 혹은 누군가가 만들어주는 것 혹은 환경 등의 좋은 기회를 마주했을 때 만들어지거나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해석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러한 해석으로 본다면 우리 자신의 커리어는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정해지는 것이 되는 까닭입니다. 

개인적으로 커리어는 만들어가는 것이라 말을 합니다. 이 커리어를 만드는 방법으로 제가 이야기하는 건 이 글의 시작점이었던 '과거의 자신과 대화하기'에서 출발합니다. 과거에 우리가 경험한 상황과 그 상황을 구성하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상호작용과 그 속에서 우리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돌아보고 그 결과를 돌아보고 그 생각과 말과 행동과 결과가 조금 더 나은 상태 혹은 긍정적인 방향성으로 만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때로는 단기적으로 우리 자신이 손해를 본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주니어일 땐 상급자의 말에 Yes를 했는데 시니어가 되어서는 우리가 주니어 시절 경험한 상급자들처럼 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단편적으로 보면 우리가 손해 보는 느낌일 수 있지만, 그렇게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오늘의 경험으로 만들어가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군대에서 일병을 갓 달았을 때 아무 이유도 모른 채 정강이를 까인 적이 있습니다. 그게 부당하다고 느꼈다면 상병, 병장이 되어 자신이 하지 않으면 됩니다. 얼차려를 부여한다면 그 이유를 상대방이 알도록 이야기해주면 되겠지요. 그렇게 우리 각자가 바꿔 나가면 그 변화가 쌓여 좀 더 바람직한 상태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커리어

커리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어떤 분야에서 겪어 온 일이나 쌓아 온 경험."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살펴볼 단어는 '분야'와 '온'이라는 단어입니다. 기억나는 이력서가 하나 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저보다도 전체 경력연수가 많은 분이었는데 '분야'가 없었습니다. 그분 나름으로 '열심히' 살아오신 흔적은 있었지만 20년 가까운 경험의 시간에서 그분이 잘하실 수 있는 것을 찾기가 어려웠던 순간이었습니다.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커리어는 '분야'를 필요로 합니다. 그 범위의 넓고 좁음은 있을 수 있으나 커리어의 기준이 되는 '분야'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 경우 커리어의 분야는 'HR'입니다. HR이라는 분야를 기준으로 연결된 조직설계나 조직성과 등의 영역으로 분야를 확장합니다. 국내 기업의 특성상 총무성 업무들이 가미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이 '분야'를 흔들 정도가 되어서는 안 될 겁니다. 제가 첫 직장에 사직원을 제출하고 본부장님과 면담을 할 때 드렸던 말도 "HR을 좀 계속하고 싶습니다" 였었습니다. 

'온'이라는 단어는 '겪어 온'과 '쌓아 온'이라는 표현으로 구체화합니다. 겪고 있는, 격을 일이 아니라 겪어 '온'일입니다. 지나온 시간을 말하겠죠. 커리어는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합니다. 우리가 지나온 시간에 무엇을 했고 어떤 생각을 했고 그래서 무엇을 만들었고 그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으로 우리 자신과 동료와 공동체에 가치를 제공했는지를 포함합니다. 이러한 '과거의 경험'을 우리가 잊어버린다면 앞서 말씀드렸던 '만들어가는 것으로서 커리어'도 어려워질지도 모릅니다. 


과거의 경험을 넘어서는 것으로서 커리어

커리어는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지만 과거의 경험대로만 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대기업에서 만들어 온 멋진 경험을 스타트업에서 정답으로 활용하려 할 경우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을 만나게 될 수 있습니다. 과거 우리들은 무언가 이상한 지시 혹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지시에 "왜"라는 단어를 함부로 꺼내지 못했지만 그건 과거이고 오늘날의 환경은 다르겠지요. 그래서 우리에게는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지만 과거의 경험이 더 나은 상태로 변화하도록 과거의 경험을 돌아보고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우리 나름의 커리어라는 단어가 완성의 상태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그 경험을 넘어서는' 방법론으로 종종 이야기하는 단어로 '성찰'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대학시절을 포함해 몇 년간은 하루 한끼 정도로 살았던 적도 있습니다. 하루 4시간 정도만 자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길을 걸으며 자고 있는 제 자신을 본 만난 적도 있어요. 돌아보면 저에게 있어 커리어라는 건 지금의 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대변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 있기도 합니다. HR담당자, HR실무자, HR프랙티셔너, HR리드 그 모든 이름에 HR이라는 일과 그 일을 해온 경험과 그 경험에 기반한 생각과 그 생각을 문서화한 기록이 있습니다. 커리어라는 단어는 직장인으로서 혹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우리들은 중요한 단어일 겁니다. 이 중요한 단어가 우리들의 경험으로 어떻게 구체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 정답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역시나 개인적으로 지나온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커리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고 그 생각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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