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2023년 잘 살아남는 법|유현준X송길영
2023년의 첫날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지난밤 사이 꾸었던 꿈을 되새겨보다고는 습관처럼 들어가는 SNS 등을 향했습니다. 그렇게 만난 영상인데 개인적으로 내용에 공감하기에 관련하여 영상을 소개하고 몇 글자를 남겨보려 합니다.
1. "그다음부터는 깊어져야 되거든요"
"깊어지려면 축적이 요구되죠. 밀도를 높이면 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시간이 요구되기 때문에 그만큼의 깊은 사고와 축적의 시기를 보내야 될 것 같아요"
HR이라는 일을 하면서 T자형 인재라는 말을 종종 했습니다. T자형 인재는 자신의 기본이 되는 분야에서의 깊이를 가지고 인접 분야로 그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문제는 그 깊이를 만드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고 어쩌면 이미 그 시간을 우리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HR이라는 분야를 생각해보면 제가 이 분야에서 일을 시작하기 훨씬 이전부터 HR이라는 일은 존재해 왔습니다. 그래서 종종 주니어 시절의 나에게 있어 HR이라는 일을 '주어진 일'이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주어진 일로서 HR은 저보다 먼저 HR을 해온 분들이 만들어 놓은 절차, 양식 등이고 주어진 일을 저는 열심히 배우고자 노력했습니다. 한 가지 더하면 주어진 일을 배울 때 정말 주어진 대로만 배우지 않고 생각을 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영상에서 김현준 님이 대학시절 전공이 아닌 다양한 그룹에서 활동을 하며 배웠다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저도 제가 속한 기업이 아닌 다른 기업에서의 HR을 배우고 이를 우리 기업에 적용해보기 위한 고민들을 나름 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수업을 듣다 보면 critic이라는 단어를 종종 만납니다. 선행연구들을 보고 나름의 critic을 통해 새로운 생각, 관점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2. "목적"이 중요합니다.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으로서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
제가 HR이라는 일을 이야기할 때 그 방향성으로 제시하는 HR의 역할입니다. 사실 이 목적을 HR을 시작하는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이 문장을 사용하기 시작한 건 불과 몇 년 전부터 이지요. 대학생 시절 자원활동을 하면서 갖게 된 바램이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였지요. HR을 좋아하게 된 건 HR이라는 일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HR을 통해 적어도 HR이 만드는 제도의 영향을 받는 조직과 구성원에게만큼은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였던 듯합니다. 영상의 말처럼 "버티는 목표가 성취의 결과였으면 못 버텼겠지만, 그렇지 않고 그 토픽 자체에 대한 나의 진정성"이었기에 지금까지 HR이라는 일을 해오고 있었던 것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3.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어릴 적 저는 커서 되고 싶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냥 주어진 공부를 최대한 열심히 하는 것뿐이었지요. 뭘 좋아하는지 몰랐지만 대신 이런저런 활동을 하면서 구체적이진 않지만 나름의 삶의 방향성을 잡았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명제 말이죠. 그러다 HR이라는, 하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 없었던 일을 만났고 그 일에 제가 가지고 있던 가치를 투영했습니다. 그렇게 개인의 바램이 일을 만나 구체화되는 과정을 만들어 오고 있습니다. 뭘 좋아하는지 모르시겠다면 그냥 해보실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책을 보는 것도 저처럼 자원활동을 하는 것도, 독서모임이나 스터티 등의 활동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책을 보신다면 영상에서 언급된 것처럼 일방적인 받아들임이 아닌 대화를 하시듯 독서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책이 제시한 내용에 우리들의 생각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4. "교류하세요"
영상에 나온 자막을 인용하여 한 마디로 표현하면 "교류하세요"가 될 듯합니다. HR관점에서 보면 좀 더 강조하고 싶은 건 세대 간 교류입니다. 교류한다는 건 일방이 일방에게 전달하고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들어보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 그리고 공감이 안 되는 부분에 대해 좀 더 깊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 각자가 가진 생각에 늘 빈틈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보다 많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그리고 어쩌면 이 과정을 통해 우리 자신이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으로서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한다"는 말을 하면 아직은 현장에서의 반응은 좋은 말인데 가능할까요?라는 반응의 빈도가 조금은 더 높은 듯합니다. 많은 경우 이런 방향성, 목적으로 HR을 해본 적이 없고 이러한 목적 자체가 좋은 말로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말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브런치에 글을 쓰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건 제가 HR을 하면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명확하고 그 방향성을 구체화할 방법론에 대해서도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적어도 17년간의 실무 경험과 대학원 등에서의 배움들이 지금 제가 HR이라는 일에 대한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저는 계속할 수 있는 일을 해보려 합니다. 브런치도 그중 하나이겠죠.
새로움을 찾는 방법으로 저는 기존의 생각들을 들여다보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기존의 생각들도 결국 사람이 한 생각, 일들이니 완벽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어쩌면 그 생각들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2023년 1월 1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들을 하려고 합니다. 모든 분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구체화해나가시는 의미 있는 2023년이 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