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브랜드 경험의 본질

by Opellie

조금은 우연히 만난 책입니다. 평소 보던 리스트에 있어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지나다 눈에 들어온 책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가끔 대형서점을 오가며 했던 경험인데 인터넷상에서 우연한 만남이 좋은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책에 대한 느낌은 담백하다입니다. 그 내용을 조금씩 소개합니다.


도서명 : 브랜드 경험의 본질

저 자 : 리카르도 일리

출판사 : 유엑스리뷰


비즈니스 스쿨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규칙은 확정적이고 논리적이다. 물론 성공적인 비즈니스는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최신 기술에도 거침없이 투자한다. 그러나 때때로 논리적인 규칙에만 집중하게 되면 블랙 스완 이벤트 Black Swan event에 대한 준비를 갖추지 못할 수도 있다.
블랙 스완 이벤트 Black Swan event :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 p30

어느 기업의 면접을 보면서 대표님은 저에게 굉장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일 거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아마도 HR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이 그런 느낌을 전달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HR실무자로서 논리와 근거 혹은 데이터, 사실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HR에 있어 이들 논리, 근거, 데이터, 사실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궁극적인 지점에는 사람이 있음을 항상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성장을 하고자 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이들을 위한 제도를 고민합니다. 논리에 근거했으니 HR실무자로서 그 결과에 대해 최선을 다했다가 아니라 그 결과가 최선을 다한 결과가 될 수 있도록 논리와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일방에 치우치면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HR이라는 일 말이죠.


관광객들은 '완벽'을 논할 수 있는 이 엄청난 작품 앞에서도 오직 자신들이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할 목적으로 사진을 찍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 그들은 박물관에 있는 어마어마한 가치의 다른 예술품 수천 작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 <라 조콘다>를 본 후 바로 자리를 떠 버린다. 왜일까? (중략) 그들은 경험할 만한 가치가 있고 사회적으로 높은 취향을 가졌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적합한 예술 작품을 보고 왔다고 자부할 것이며 또한 집에 돌아가서는 그 작품에 대한 감상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은 부류가 되었다는 사실에 뿌듯해할 것이다. p42

<라 조콘다 La Gioconda>를 보고 왔다는 사실과 인증샷이 우리 자신이 <라 조콘다>를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MBO, BSC, KPI, OKR 등의 단어를 사용하고 있고 들어본 적이 있다고 해서 이들을 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HR이라는 일은 보이는 것들로만 판단하고 단정 지으면 놓치는 것들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HR실무자로서 경험과 조금 더 한 공부에 기반해 보면 HR은 계속 바라보고 그 그림이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같이 이야기하고 생각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좀 더 제대로 알 수 있는 영역입니다. 그냥 누군가에게 설명을 들었다고 해서, 그 이름을 들었다고 해서, 한 두 번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안다고 말하는 것을 볼 때마다 많이 속상합니다.


비즈니스의 일관성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목표(시장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와 전략(목표를 어떻게 달성하고 싶은지)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p85

과거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리더란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올바른 방법으로 나아가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의 저자인 일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리더'의 모습에 좀 더 가까이 있는 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매일 '옷을 차려입는 것'을 좀 더 공식적인 말로 표현하자면, 다른 사람을 위한 예의를 표시하는 것이다. 내가 어떤 무늬, 어떤 컬러, 어떤 스타일의 옷을 입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집을 나오기 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사소한 부분까지도 신경 쓰면서 옷을 차려입었다는 것이다. p102

과거 HR은 제도를 만들면서 우리가 어떤 무늬, 어떤 컬러, 어떤 스타일의 옷을 입었는지를 신경 썼습니다. 멋진 보고서, 화려한 경력들 말이죠. 하지만 제도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제도를 만듦에 있어 얼마나 최선을 다해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는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걸 알아주는 건 결국 제도를 활용하는 구성원분들이 될 겁니다.


공급업체에 더 높은 품질을 요구할수록, 무엇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피드백을 더 많이 제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이 필요로 하는 품질을 지속해서 개선할 수 없습니다.
지속적이고 친근하며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핵심이다. p151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강조하는 건 '소통'입니다. 그러면 '소통을 잘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이 다시 돌아오곤 합니다. 어쩌면 우리들에게 여전히 주입식 교육의 흔적이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소통을 잘하는 방법은 상대방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책의 이야기를 일부 소개드립니다.

초콜릿을 생산할 때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힘든 육체노동으로 콩을 직접 재배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 가의 문제이다. 나는 투명성을 믿는다. p184
아버지는 고객, 공급업체, 그리고 무엇보다도 직원들을 존중했다. 회사 안에서의 직원의 역할, 회사 밖에서 직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지위를 막론하고, 모두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셨다. p226


경작의 한 부분은 미래가 무엇을 가져올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인지하는 것이다. p192

단어 하나만 바꿔보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듯합니다.

경영의 한 부분은 미래가 무엇을 가져올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인지하는 것이다. p192


우리가 도모리의 고객들에게 제품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려고 노력하듯이, 만시니 역시 계속해서 그의 고객들에게 훌륭한 파스타가 무엇인지, 왜 그들이 고수하는 생산 방식이 식사를 즐겁게 하는지, 왜 돈을 조금 더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이해시키고 설명할 필요가 있다. p194

제가 브런치를 통해 전달하는 HR에 대한 생각이나 지식들은 여전히 현실에서 환영보다는 외면을 받는 듯합니다. 기존의 HR경험으로는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판단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 지나온 시간에 제가 만났던 경험도 그렇습니다. 현재의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론으로는 실무자 분들의 환대를 받았지만 기존의 HR경험을 통해 제 생각을 바라본 리더분들은 제가 가진 생각을 '잘못된 것'으로 치부했던 경험입니다. 누군가에게 강하게 어필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글을 통해 꾸준히 설명하고 이해를 확보하는 과정을 만들어갈 뿐입니다. 브런치라는 공간이 그래서 저에겐 소중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정련은 한 가지 일을 시도한 후 또 다른 일을 시도하는 끊임없는 과정이다. (중략) 이것은 우리가 하는 일을 완벽하게 하고, 향상되도록 노력하는 과정의 일부와도 같다. p211

개인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OKR의 기본 프로세스와 거의 같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끊임없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급격한 변화가 아닌 점진적인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고 자연스레 우리들을 조금 더 온전한 전문성을 갖춘 사람으로 만들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당신의 제품을 정련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제품을 더 독특하고 중요한 것으로 만드는 방법이 되기도 할 것이다. 당신만의 스토리나 커뮤니케이션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p218

당신만의 스토리나 커뮤니케이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의견을 더하면 그러한 차별성을 만드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차별화는 방법론이지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본질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제가 하는 HR에 대한 이야기들도 그렇습니다. 기존과 다른 HR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HR을 경험하고 나서 그 경험을 기반으로 좀 더 올바른 방향성을 올바른 방법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이야기할 뿐 차별화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님을 말합니다.


우연히 만났지만 담백하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소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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