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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Feb 08. 2023

GMS성장관리시스템 1.0  협력의 선순환

고대 그리스에서 호혜주의를 상징하는 신은 삼미신Three Craces으로서, 이들은 '아름다움', '기쁨'. '번영'이라는 자매들이다. 예술 작품들에서는 주로 이 세 자매가 서로 손을 잡고 원을 이루는 모습으로 묘사한다. 셋은 단순한 쌍방관계가 사회의 핵을 형성하는 복잡한 거래의 집합으로 해체되는 순간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는 '선순환'에서 인간 공동체를 중심으로 형성된, 서로 돕자는 흐름을 반영한다. (중략) 우리 스스로 시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스스로 협력 관계를 시작하고 적극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
열 번의 산책, 예문아카이브, 에디스 홀, p217

개인적으로 HR의 요소 중 하나로 조직을 이야기합니다. 사실 조직은 사람과 달리 본래부터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태어나는 건 태어나서 무엇을 해야겠다는 목적을 정하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지만 조직은 기본적으로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기업 조직마다 그 목적이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기업과 공기업은 그 조직의 목적이 기본적으로 다를 겁니다. 사기업에서도 창업자 혹은 경영자의 마인드에 따라 그 조직의 목적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제가 만나 뵈었던 어느 창업자분은 자신이 구성원으로서 만났던 불합리함을 직접 개선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창업을 하셨었고 어떤 분은 일을 하다 규모가 커지면서 조직을 만들어야 했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떤 목적이 더 숭고한가를 논하는 것은 지금 풀어가는 GMS에서는 불필요합니다. GMS는 기본적으로 '성장'이라는 지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성장'은 언제나 조직 혹은 구성원 어느 일방의 성장이 아닌 두 주체가 함께 성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GMS는 조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서 성과'를 , 개인 관점에서 '전문가로서 구성원의 가치를 높여가는 것'을 이야기하고 이 두 모습을 만드는 데 필요한 환경으로서 성장관리를 할 수 있는 체계를 이야기합니다.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는 것과 구성원이 전문성을 갖추어가는 것은 중요한 축이지만 만일 이 둘이 별개의 것이라면 우리는 굳이 기업이라는 하나의 공동체에 모일 필요는 없을 겁니다. 달리 말하면 우리가 조직에 모여 함께 일하는 건 혼자 일하는 것으로 할 수 없는 무언가를 하기 위함이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협력이라는 것을 필요로 합니다. 위 에디스 홀의 인용문처럼 "스스로 협력 관계를 만들어가고 적극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협력의 선순환, a virtuous cycle of cooperation

우리가 바라는 것은 '협력의 선순환'이다.

조금 오래전에 보았던 그림이 있습니다. A, B, C의 3개의 팀이 각각 로봇 물고기의 머리, 가슴, 꼬리를 만드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이들은 각각 만들어서 이들을 연결하여 하나의 로봇 물고기를 완성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우리가 그리던 물고기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서로 다른 사이즈와 서로 다른 모습으로 하나의 완성된 물고기를 만들지 못했지요.

만일 A팀, B팀, C팀에서 하나의 완성된 로봇 물고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 기능팀 간 정보 공유와 실시간 소통이 중요함을 이해하고 있었다면, 다시 말해 궁극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성과의 모습을 이해하고 있었다면 어쩌면 나름 우리가 기대했던 로봇 물고기가 만들어졌을 수도 있을 겁니다.


협력의 선순환 - 소통의 어려움

A팀, B팀, C팀이 협력의 선순환을 만들어 낸다는 건 기본적으로 소통이 잘 됨을 전제로 합니다. 지나온 시간에 인사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실무자와 개발자를 불러 모아 1:1로 이야기를 하며 실무자는 업무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구현해 줄 기능들을 설명했고 개발자는 열심히 메모하며 가능할지, 어떻게 할지 등을 확인하며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개발자가 화면과 기능을 그려 시연했을 때 실무자는 자신이 이야기했던 것과 다르다는 말을 했습니다. 분명 서로 마주 보고 같은 언어로 이야기를 했음에도 말이죠. 그런데 만일 A팀과 B팀, C팀이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면 어떨까요? 서로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서로를 믿지 못한다면요? 소통은 어려워질 거고 우리가 그리는 협력의 선순환은 요원해질 겁니다. 제 경험에는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팀 간, 구성원 개인 간 사이는 좋았는데 품질관리부서와 영업부서가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품질관리부서와 영업부서는 그 직무에 기반한 특성이 서로 좀 다르지요. 그런데 특이한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분명 서로 의견조율이 안되는 상황인데 다들 은근슬쩍 물러나면서 당면한 갈등상황을 회피하는 모습이 나타났지요. 나중에 알게 된 건 이랬습니다. 그 기업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행동규범에서 '갈등'을 나쁜 것으로 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행동규범을 이해하는 구성원들은 굳이 자신들이 그 규범을 어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판단을 했던 셈입니다.


협력의 선순환 - 소통의 어려움 - 원인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는 많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만 보아도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지 않거나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경우, 구성원의 행동을 제약하는 외적인 표방하는 가치 espoused value, 인공물 artifacts, 제도 institutions 등이 소통을 저해하기도 합니다. 위에서 언급하진 않았으나 소통을 저해하는 주된 원인으로 각 기능 리더들이 원인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Role & Responsibility

위와 같은 협력의 선순환이 잘 작동하지 않는 모습들은 조직이 규모가 커지면서 본격적으로 나타납니다. GMS가 기본적으로 '성장'이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음을 생각해 보면 GMS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 협력의 선순환을 풀어내는 것은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협력의 선순환의 어려움이 나타나면 조직 내에서 수면 위로 올라오는 이슈가 R&R입니다. 소통을 통해 풀어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잘 되지 않으면서 그 문제의 해결을 조직차원에서 해결해 줄 것을 요청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기업은 각 기능/직무별로 문서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면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직무기술서 등을 만드는 것이 단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본질적인 해결책으로는 본질적인 솔루션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건 결국 본질로 돌아가서 협력의 선순환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으로서 제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HR제도의 목표 -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

현장에서 인사업무를 간단히 소개할 때면 HR의 역할로 늘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HR은 구성원의 전문성을 관리하고 협력의 선순환 구조를 설계, 운영하고 그 성과를 평가하고 보상하고 조직에 적합하지 않거나 조직과 다른 구성원의 성과,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적합하지 않은 이들을 판단하고 우리가 저성과자 관리라 부르는 프로세스를 운영합니다. GMS가 앞으로 다루게 될 주요 아젠다 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협력의 선순환'이다.


협력의 선순환을 만들기 위한 HR의 움직임

앞에서 개인 의견으로 기존의 직무기술서나 명세서를 만드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무언가를 할 때마다 문서를 들이대는 것도 어색하고 문서가 일종의 책임을 회피하는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직무라는 것이 시간에 따라 조직의 규모와 사업에 따라 바뀌는 것이라는 점, 그리고 GMS에서 말하는 전문성이 일정 수준을 달성하면 끝나는 저량貯量의 개념이 아니라 변화를 기본개념으로 가지고 있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정답이라 말씀드릴 순 없지만 이러한 직무기술서나 명세서 대신 협력의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방법으로 제가 고안해서 운영했었던 방식을 소개드리려 합니다.

다음 글의 주제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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