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luence』
3. 영향력을 만드는 6가지 무기

영향력의 근원, 6 weapone & confident humility

by Opellie


"아들이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는데, 누군가를 돕는 것도 네가 무언가 가진 게 있어야
한단다"

대학교 3학년 즈음의 어느 날이었을 겁니다. 공부방 활동을 마치고 나오며 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누군가를 돕는, 당시하고 있던 자원활동과 같은, 일을 해보고 싶어 졌다는 이야기를 드리자 어머니께서 저에게 하신 말씀이었지요. 그때 그 말이 저에겐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려고 끼니를 거르기도 하고 다들 월드컵 경기 응원한다며 호프집에 모일 때 조용히 나와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제 모습 말이죠. 아마도 그때부터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가진 것, 스스로 갖추어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 말이죠.


힘으로써 영향력

영향력은 힘(力)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영향이 상대방에게 전달되기 위해서 영향은 '힘'을 필요로 합니다. 공이 날아가려면 공에 힘이 가해져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 힘의 근원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학창 시절 도덕시간에 배웠던 기억을 떠올려 보면 특정 개인이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에서의 카리스마도 일종의 힘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리적인 힘뿐 아니라 정신적인 힘도 가능함을 말합니다. 한나 아렌트가 제시한 '악의 평범성 banality of evil)과 같은 모습을 만들게 하는 건 어쩌면 물리적인 힘보다도 정신적인 힘의 영향력이 더 강할 수 있다는 사례로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요.

어린 시절에는 설 등이 되면 선산이라는 곳에 가곤 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음식들을 싸들고 어른들을 따라갔었지요. 조상의 묘 앞에 음식들을 차리고 절을 할 차례가 되었을 때 마침 저 아래로 자동차가 한대 들어옵니다. 그러자 절을 준비하던 대다수의 어른들이 그 차를 향해 가기 시작합니다. 해당 차에는 지역 국회의원이 타고 계셨죠. 조상의 묘 앞에서 어린 나이의 저는 그 상황을 정확히 이해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무언가 잘못된 모습이라는 생각을 했던 듯합니다.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한 모습으로 지금의 제 기억 속에 남아 있으니까요. 국회의원이라는 신분도 영향을 발휘하는 힘의 근원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6 weapons of influence by Robert Cialdini

Robert Cialdini(Cialdini and Cialdini 2007)는 마케팅적 관점에서 기업이 고객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제품을 사용하게 하거나 그들의 제품으로 무언가를 하게 하도록 하는 관점에서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힘으로 호혜성 reciprocity, 일관성 consistency, 사회적 증명 social proof, 우호성 likability, 권위 authority, 희소성 scarcity의 6가지를 이야기합니다.


호혜성 reciprocity

호혜성이란 기대하지 않았던 호의를 받았을 때 그 호의가 더 그 호의를 받은 사람에게 일종의 의무감, 부채감을 갖게 하여 다른 형태의 호의로 돌아오는 경우를 말합니다. 최근 출근길 어느 승객이 버스에 타고 나서야 카드를 놓고 왔음을 깨달았을 때 '그냥 타시라'라고 했던 버스기사분의 호의가 음료수 박스라는 다른 호의로 전달되었던 사례도 이에 해당한다 할 수 있습니다.


일관성 consistency

일관성은 일종의 예측가능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관성은 상대방이 기존에 익숙하거나 해왔던 행동, 습관 등을 기반으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상대방은 자신이 지나온 시간에 했던 말이나 행동에 스스로 구속되어 그 말과 행동을 합리화하거나 적정한 것으로 이야기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일관성을 갖게 되며 힘으로서 영향력은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일관성이라는 속성을 활용하여 그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사회적 증명 social proof

사회적으로 증명되었다고 이야기되는 것들은 그 자체로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증명되었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 정보를 조작한 결과이거나 그 누군가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선별하여 만들어낸 것일 수 있음을 항상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득 '대행사'라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오르네요. 아저씨를 100% 믿는다고 말하는 어린아이의 말에 100% 믿지 말아라고 말하는 어느 고위 임원의 모습말이죠. HR을 하면서 저는 이렇게 말을 하기도 합니다. 사람을 믿어라. 다만 시스템을 통해 그 믿음이 옳은 것인지 수시로 확인해라라고 말이죠.


우호성 Likability

허름한 옷을 입은 사람과 잘 차려입은 사람, opellie와 강동원(?)이 있다면 우리는 잘 차려입은 사람과 강동원에게 더 우호적인 느낌을 가질 겁니다. 이를 physical attractiveness라 말합니다. 종교적으로 내가 믿는 종교와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이라면 그 반대의 경우보다 좀 더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겠지요.(참고로 저는 종교가 없습니다 :)) 누군가 우리들에게 '당신은 좋은 사람이야'라고 말을 한다면 우리들에게 욕설을 하는 사람보다 그 사람에게 더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겠지요. 큰 성공을 거둔 사람에 대해서는 우호성이 높게 형성되겠지만 우리들에게 해를 입힌 사람에게는 우호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이러한 우호성의 개념을 돌아보면 우리는 우리들이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권위 authority

권위는 우리로 하여금 쉽게 상대방의 말을 믿게 합니다. 제 경험상 권위에 기반한 영향력은 많은 경우 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사람에게만 유익하며 기업이나 다른 구성원들에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중요한 건 그러한 행위가 단기적으로는 그럴듯하게 보인다는 점이겠지요. Cialdini는 이러한 권위를 마주함에 있어 그 권위를 뒷받침하고 있는 실질에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지, 그의 전문성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를 물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희소성 scarcity

Cialdini가 제시하는 영향력을 만드는 6가지 무기 중 마지막은 희소성입니다. 사실 이 희소성은 우리는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홈쇼핑에서 '한정판매'라고 표현하거나 인게임에서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한정수량' 등으로 제한하는 경우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고객들은 해당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이 희소한 가치를 지닌 존재로 느낄 수 있습니다. 희소성에 대해 Cialdini의 말을 인용합니다.

"무엇인가를 가질 수 있는 우리의 자유가 제한될 때, 그 물건은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우리는 그것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심리적인 반응이 우리가 그 물건을 더 원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거의 인식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아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When our freedom to have something is limited, the item becomes less available, and we experience an increased desire for it.However, we rarely recognize that psychological reactance has caused us to want the item more; all we know is that we want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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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는데, 누군가를 돕는 것도 네가 무언가 가진 게 있어야 한단다")

제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건 2016년 7월입니다. 어느새 7년이 지났지만 과거로 돌아보면 HR분야에서 10년을 채우고 나서야 비로소 HR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과 논리를 이야기할 수 있었음을 말합니다. 아울러 글을 쓰기 시작한 건, 그리고 7년이라는 시간 동안 계속 글을 쓰고 있는 건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함 보다는 스스로 생각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과정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그 글들을 본 제가 알지 못하는 다른 분들에게 영향을 드렸을 수도 있을 겁니다. 만일 제 글이 다른 분들에게 생각의 자극이 되었다면, 달리 말해 조금의 영향력을 제공하였다면 그 영향력의 기반에는 '전문성'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17년 남짓의 실무경험과 이론적인 배움, 그들에 대한 critic을 통한 나름의 정리된 생각의 결과물이 담겨 있는 전문성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영향력의 가장 중요한 근원

- 전문성(일에 대한 예의, 겸손한 자신감) by opellie

오늘날 제가 생각하는 영향력에 있어 가장 중요한 힘은 '전문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전문성이란 나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일'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어야 하며(개인적으로 '일에 대한 예의'라고 부르는) 그 전문성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나타나는 전문성의 모습으로 '겸손한 자신감 Confident Humility'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개인적으로 미래의 시대에는 전문성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구분이 되는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HR, 특히 성과와 성장을 관리하는 개념으로 HR을 이야기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지금까지 우리는 영향력이라는 단어가 품고 있는 내용, 의미들을 주로 살펴보았습니다. 영향력은 기본적으로 '힘'입니다. 힘이라는 건 그 힘의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정한 물리적, 시간적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향력을 이해하는 데 있어 우리는 물리적, 시간적 범위를 좀 더 좁혀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우리들의 삶에서 영향력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발현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의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논의를 위해 다음 글에서는 기업이라는 물리적, 시간적인 제한을 가진 범위 안에서의 영향력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러한 논의들이 우리가 기업, 상사, 동료를 포함해 세대 간의 이해를 좁히는 관점에서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영향력#influence#Robert Cialdini#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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