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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Sep 22. 2023

매일 아침 몸무게를 재는 이유

feat. KPI

저는 HR이라는 일을 합니다. HR이라는 일을 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세상과 사람과 일을 바라보고 이야기합니다. 조금 광의로 보면 HR을 보다 많은 분들이 아시길 희망합니다. HR과 일상을 연결하여 생각을 기록합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하는 루틴 중 하나는 몸무게를 재는 일입니다. 몸무게를 재면 몇  가지 항목들의 값들이 보입니다. 일단 몸무게를 기본으로 BMI지수, 체지방, 근육량, 체수분 등의 항목들이죠. 어플을 이용해 전날 몸무게 수치와 비교를 해봅니다. 매일 하던 운동을 안 했더니 지방량이 살짝 올랐다거나 하는 등의 생각들을 해볼 수 있고  오늘은 기본 운동량을 채워야겠다는 다짐을 해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매일 같이 몸무게를 재는 건  물론 건강을 관리한다는 목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나이가 되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는 이 몸무게를 재는 일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합니다. '느슨해지지 않은 나를 확인하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나쁜 일은 그냥 놔두면 알아서 발생하지만 좋은 일은 의도하지 않으면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을 종종 하곤 합니다. 어찌 보면 사람이란 본래 악한 존재라 말하는 것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문장의 상태가 발생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방향성의 상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우리를 유혹하는 무언가 많거든요. 오늘은 이런저런 이유로 운동을 안 한다거나 하는 등의 일들 말이죠. 


이들을 Tim Urban의 표현을 빌어 보면 instant  gratification monkey라고 할 수 있는 존재가 늘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음을 말합니다. Instant gratification monkey는 우리 안에 존재하는 합리적 의사결정자(rational decision-maker)의 판단을 방해합니다. 건강을 위해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자는 의견을 합리적 의사결정권자가 제시하자 Instan gratification monkey는 이렇게 말하는 거죠. '일단 운동할 시간에 게임을  좀 더 하자'라고 말이죠. 

합리적 의사결정자가 우리들 행동의 조종대를 잡게 하기 위해 panic monster가 필요합니다. Tim Urban의 말을 빌면 이 panic monster가 평소에는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가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하는 등의 상황에서야 깨어난다고 하죠. 하지만 건강은 panic monster가 등장할 시점이면 힘든 상태가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TED, Tim Urban, Inside the mind of a  master procrastinator


그래서 매일 아침 몸무게를 재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몸무게를 재는 루틴은 물론 아침에 공복 상태에 재는 몸무게가 좀 더 정확하다는 어디선가 들어봤던 듯한 나름 전문가분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기는 하지만 매일 아침마다 몸무게를 재는 건 자고 있는 panic monster를 깨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체지방 수치가 올라가고 근육량이 줄어드는데 몸무게는 늘고 있다는 걸 직접 눈으로 마주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는 다시 합리적 의사결정자가 조종대를 잡을 수 있게 합니다. 잠시 샛길로 가고 있던 방향성을 다시 잡아주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일종의 KPI와도 같습니다. KPI를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잘 가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표'라고 말합니다. 몸무게를 재면 나오는 다양한 인바디 측정값들처럼 말이죠. Tim Urban의 말을 빌면 panic monster는 긴박한 순간에 등장합니다. 우리는 몸무게를 재는 행위를 통해, KPI를 설정하고 KPI값들을 확인하는 행위를 통해 수시로 우리들에게 panic monster를 깨워서 불러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물론 panic monster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딱히 급한 상황이  아닌데 자꾸 소환되는 상황을 마주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우리들에게 있어 지속가능한 건강,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의도적으로 panic monster를 불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유지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16년 TED 영상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TED 영상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Rational decision-maker와 instant gratification monkey 그리고 우리들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panic monster에 대한 이야기는 Tim Urban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는 게 좋겠죠. 영상  링크를 남깁니다. 



#TED#Tim Urban#KPI#매일아침몸무게를재는이유#HR#Opel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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