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팀과의 대화, 워크숍, 일을 미루는 사람은 일을 못하는 사람일까?
Fiction HR 매거진에 기록되는 모든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픽션'입니다. 픽션은 실제 그대로의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이야기입니다. 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단체는 실제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본 [픽션 X HR]은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입니다.
"일전에 잠시 미뤄두었던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네?"
"저에게 J이냐라고 물으셨을 때 제가 계획적이지만 계획적이지 않고, 일을 미루지 않지만 일을 미루는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했었죠"
"아, 네"
"일을 미루는 것은 우리가 예측하기에서 이야기한 KR을 기준으로 볼 때 부정적인, 지양해야 하는 행동일까요?"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요? 일을 미룬다는 건 어쨌든 무언가를 하지 않고 있다는 건데 하지 않으면 KR을 만들어낼 수가 없으니까요"
"일을 미루는 계획을 세우는 건 일을 미루는 걸까요? 일을 하는 걸까요?"
"예를 들어 A라는 KR을 이번 달 말일까지 만들어야 하는데 그 KR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15일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가정해 보면, 이건 일을 하는 걸까요. 안 하는 걸까요."
'오리지널스 Originals'라는 책으로 우리가 한 번쯤 들어본 이름 중 Adam Grant라는 분이 있다. 그는 "The surprising habits of original thinkers'라는 TED 영상에서 Originals의 위치를 이렇게 표현한다.
"이번 분기 중 만들어내야 할 KR을 정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이번 달 말일이 합의된 도출 시점이라고 해보죠. 이건 앞서 예측하기 단계에서 팀장님과 팀원분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고 인식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마침 오늘이 15일이네요. 팀장님, 이달 말일이 되면 구체적으로 보고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말할 수 있어야 하는 산출물이 있는데 그걸 담당하는 팀원이 30일 중 절반인 15일이 지날 때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믿어야 하겠지만 조금은 불안할 듯도 합니다. 잘 진행되고 있는지 뭐 도움이 필요한 건 없는지 확인해 볼 거 같습니다"
팀원분들과 팀장님이 슬쩍 서로를 의식한다. 미묘한 웃음을 간직해 두고 대화를 이어간다.
"어떤 팀원은 정말 일을 하기 싫어서 안 하고 있는 것일 수 있을 겁니다. 어떤 팀원은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는데 시간이 필요해서 일을 미루고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또 어떤 팀원은 일을 어떻게 하면 될지에 대해 생각이 정리가 되어 있고 한 달이 아니라 10일 정도만 집중하면 예측하기에서 약속한 KR을 만들어낼 수 있어서 안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을 겁니다"
"일을 하지 않는, 즉 '일을 수행하는 행동을 보이고 있지 않음'이라는 보이는 행동은 같지만 행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모두 다를 수 있죠."
"한 가지 더 덧붙이면 그냥 하기 싫어서 안 하는 팀원이 아예 KR이라는 기준을 생각하지 않고 안 하고 있다면 그건 팀 성과 관점에서 부정적인 경우일 수 있습니다. 반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한 팀원은 KR이라는 기준을 머리에 두고 다른 생각을 하는 것으로 때로는 기존의 생각과 다른 솔루션이 등장할 수도 있을 겁니다. 아마도 문제에 집중해서 생각할 때는 무언가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다가 길을 걷거나 샤워를 한다거나 하는 등의 상황에서 스치듯 드는 생각들이 나오는 경험들이 있으실 거예요. 후자의 팀원이 이런 경우인 거죠"
오늘날 다양성은 중요하게 이야기되는 가치이다. 다양성이 오늘날 갑자기 등장한 건 아니다. 돌아보면 다양성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다. 다만 그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강도가 달랐을 뿐이다.
다양성은 중요하다. 하지만 기업이라는 곳은 무조건적인 다양성을 인정해 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기업은 경영이라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을 기본으로 한다. 다양성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기업의 방향에 부합하는 성과로 그 다양성이 수렴되도록 해야 한다.
"앞서 예측하기에서 KR을 이야기했었죠. KR은 구체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구체적인 KR을 기준점으로 삼을 수 있죠. 구체적이니 명확하게 볼 수 있고 측정할 수 있고 논쟁의 여지가 없는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 경영활동의 방향에 부합하게 성과에 anchoring 하는 거죠"
"반면 행동하기는 다양성을 이야기합니다. 개인마다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거죠. 그리고 그 다름이 방법론, 즉 KR을 만들어내는 과정인 행동하기에서 발현될 수 있게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최소한 KR을 도출하는 것이 기본이 되고 어쩌면 우리가 기대했던 KR이 더 나은 효율과 효과성을 갖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팀장님의 생각이 들어온다
"말씀에 동의하지만, 사실 일을 안 하고 있는 행동은 보이지만 왜 안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게 쉽지 않을 거 같은데요. 그건 사람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가능한 일 아닐까요?"
"역시 팀장님은 다르시네요"
"팀장님 말씀이 맞아요.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우리가 알아챈다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걸 보완하기 위해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를 이야기드리고 있어요. 하나는 패턴을 관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측정하여 기록으로 남기는 것, 달리 표현하면 데이터화하는 것이죠."
"여러 사람들이 가진 특성은 모두 다를 수 있지만 한 개인이 가진 습관이나 생각의 방식은 일정한 패턴을 따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패턴이 만들어진 건 그가 가진 개인적인 경험 등에 기반하겠지만 중요한 건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패턴인 거죠. 예를 들어 우리가 분기별로 팀원 개인별로 3개씩의 KR을 설정한다고 하면 6개월 동안 6개의 KR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겁니다. 팀장님은 평소 일을 미루고 있는 행동이 실제 KR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팀장님의 질문이 이어진다.
"그런데 그 판단이 항상 객관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대표님이 팀장님에 대해 인사에 대해 진심을 가지고 계시다고 생각하시는 이유를 알 듯합니다"
"팀장님 말씀대로 우리들의 판단은 객관적이기 어렵죠. 나름의 논리, 합리성을 갖추고 있을 수는 있지만 보고 느끼고 판단하는 주체가 사람인 이상 주관적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조금 전에 패턴을 관찰하는 것과 데이터화하는 것의 두 가지를 이야기드린 이유이기도 하죠. 관찰은 주관적이거든요.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속에 숨은 마음을 알기는 어렵고 사실이 관찰자의 머리를 통과하면 주관적이 되니까요. 그래서 그걸 문서로서 기록하고 데이터로 관리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 데이터화하는 과정에서는 공통의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제도가 정한 기준으로 관찰된 사실을 판단하도록 합니다. 물론 그 관찰된 사실을 기록하게도 할 겁니다. 아울러 복수의 KR을 통해 그 관찰된 사실과 개인에 대판 판단기준에 있어서 패턴을 찾는 과정을 수행합니다. 이는 추후에 인사평가제도로 연결되죠."
"지금 우리는 일 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인사평가제도는 이후에 별도로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죠"
"이야기를 조금 정리해 볼까요. 예측하기에서 담고 있는 중요한 가치가 구체성이라면 행동하기에서 담고 있는 가치는 다양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하다는 건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고,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 각 구성원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다르다는 것을 말합니다. 누군가는 일을 최대한 빨리 하는 걸 선호할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는 일을 하기 위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을 거예요. 누군가에게는 해본 일일 수 있고 다른 누군가는 처음 하는 일일 수도 있죠. 누군가는 해왔던 방식으로 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다른 방식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겁니다. 그 다양성은 어찌 되었든 이달 말일에 사전에 정한 KR의 상태로 수렴이 되겠죠"
"이렇게 KR이 도출되었다면 이제 다 마무리된 걸까요"
"워크숍의 시작에서 우리는 성장이라는 단어를 이야기했었죠. KR은 우리가 일을 했음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일종의 징검다리/ 디딤돌의 역할을 합니다. 우리의 성장은 '여기까지가' 아니라 계속되어야겠죠. KR이 도출되었다는 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준비가 되었다는 걸 말합니다.
"그래서 PARS의 R, 돌아보기가 필요하죠"
"다음 시간에 돌아보기 reflection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기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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