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팀장님과 대화, 제도를 완성해 가는 과정
Fiction HR 매거진에 기록되는 모든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픽션'입니다. 픽션은 실제 그대로의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이야기입니다. 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단체는 실제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본 [픽션 X HR]은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다. 사람이 지구라는 곳에서 나름 메인 무대에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도구와 협력이라는 두 가지를 통해 그 불완전함을 채우는 방법을 알고 있었고 실제 이를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사제도를 만드는 인사담당자 역시 사람이다. 그 역시 불완전하며 그가 만드는 인사제도 역시 불완전하다. 그 불완전함을 인정하지 못하고 모든 면에서 완벽하고자 한다면 그 댓가로 우리는 일관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일관성 하나만 잃으면 다행이겠지만 이는 인사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아마도 가장 많이 나올 수 있는 게 이게 인사평가와 연결되는가? 에 대한 질문 아닐까 싶은데요"
"그렇겠죠."
"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금 우리가 이야기해 온 O와 KR, 그리고 방법론으로서 PARS는 인사평가, 특히 보상의 근거로서 활용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세요?"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요?"
인사, 특히 인사평가라는 과업을 수행하면서 나 역시 MBO 등의 도구를 인사평가도구, 특히 보상의 근거를 만드는 과업으로서 인사평가도구로 배웠다. 불합리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 불합리함은 언제는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음이라는 이유로 정당화되곤 했다. 세미나에서 우리들은 늘 평가 피드백은 1년 365일 수시로 하는 거라고 말을 하면서도 현장에서 인사평가 피드백은 늘 결과평가를 할 때, 이후 보상 절차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우리가 워크숍을 하면서 우리는 일 하는 방식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인사평가는 다음에 별도로 이야기하자는 이야기를 나누었던 적이 있었어요"
"아, 그랬었네요"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OKR, PARS가 인사평가제도와 연결되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이들이 인사평가를 위해 존재하는 제도는 아닌 거죠"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OKR, PARS는 '성장'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장을 위해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일정 기간 동안 일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들을 돌아봄으로써 성장을 위한 액션 아이템을 도출하고 수행하고 돌아보고 도출하고 수행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거죠. 이를 우리는 MBO는 본래 Management by Objectives and Self-control이라고 하죠. 이를 우리는 목표관리라고 표현해 왔지만 사실은 목표에 의한 자율적인 과정 관리라고 말하는 게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어요. OKR 역시 과정관리 도구라 말할 수 있겠죠"
"기존에 우리는 OKR을 인사평가, 특히 결과평가 도구로 사용하고 있었죠"
"충분히 그러셨을 수 있죠. 우리들이 기존에 배운 경험이 그렇잖아요."
"예상질문 첫 번째로 인사평가에 대해서는 이렇게 대응하면 어떨까요?
화이트보드에 질문을 적고 이어서 아래에 메모를 한다.
"그리고 앞서 우리가 함께 그린 PARS 도식을 보여줄 수 있겠죠"
"음 이렇게 보여주면 전문성 판단 기준이 궁금해질 거 같은데요"
화이트보드에 '전문성 진단 기준'이라고 기재하고, 그 아래에 간단히 기준을 제시한다
"KR을 기준으로 이와 같은 수준 정의로 평가를 해보면 어떨까요? 분기별로 3개~5개의 KR을 정했다면 연간으로 보면 12개~20개 사이의 KR과 그 KR을 도출하는 예측, 수행, 결광에 있어서의 진단 데이터가 모이겠죠. 보상을 위한 근거로서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인사평가는 보상을 위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지만 그 제도 자체의 목적이 보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인사평가는 우리가 성과관리, 경험관리, 과정관리 등으로 부르는 일련의 과정을 관리하는 방법론으로서 제도이고 그 산출물은 구체적인 data가 되어야 한다. 보상은 그 data를 활용할 뿐이다.
"과거 인사평가 제도 설명회를 하다가 받은 질문이 있어요"
" '평가제도가 객관적이지 않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만일 누군가가 위와 같은 판단 기준이 객관적이지 않다고 이의를 제기한다면,
팀장님은 이 질문을 받으시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어려운데요"
"저는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솔직하게 이야기했어요. 원래 인사평가는 객관적일 수 없다고 말이죠"
다소 놀랍다는 표정을 짓는 팀장님을 보며 말을 이어간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죠. '인사평가는 객관적일 수 없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다만 인사는 늘 그 갭을 줄이려 노력한다. 결과평가에서 벗어나 과정평가를 하고자 하는 이유이다'라고 말이죠"
인사평가를 포함한 인사의 모든 제도들은 객관적일 수 없다. 제도의 설계부터 그 산출물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사람이 늘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려운 질문에 대해 우리의 불완전성을 감추려 들면 다툼이 발생합니다.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고 여기에 감정적인 불편함까지 얹게 되죠"
"고마운 동료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이 있다면요?"
화이트보드에 질문을 새로 작성한다.
" '고마운 동료로 이야기된 분들께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들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도로 이야기드리면 어떨까요?"
방법론은 다양할 수 있다. 보상 판단시 가점요소로 반영할 수도 있고, 연말 송년회에서 '협력왕', 'Unsung hero' 등의 타이틀을 만들어 포상을 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하면 되겠네요"
상용화된 수많은 게임들이 게임을 운영하면서 수시로 업데이트를 한다. 퍼블리싱 이후에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을 모두 예측하고 사전에 대응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인사를 하는 우리들이 신이 아닌 이상 그 모든 예측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
인사제도를 보다 완벽하게 하기 위해 우리는 수시로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그 업데이트를 위해 우리는 유저로서 구성원의 의견을 수시로 듣고 그들에게 우리들의 생각을 전하기도 해야 한다. 그 업데이트의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일과 성과이다.
성과는 그 주체에 따라 기업의 성과와 구성원 개인의 성과로 이야기할 수 있으며 이를 우리는 성장이라는 단어로 말하고 있다. 성과는 다소 정적인 느낌을 주는 반면 성장은 일종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팀장님과 몇 가지 예상 질문들을 돌아본다
"우선 생각나는 질문들은 생각해 보긴 했는데 막상 설명하려면 또 어렵긴 하겠죠?"
"언제나 우리가 만나는, 그리고 성장을 위해 마주해야만 하는 모습이죠"
"우리가 지금까지 OKR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왔지만, 사실 우리는 지금 성장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이야기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성장을 관리하는 핵심도구로 OKR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거죠. 우리가 다른 구성원분들에게 설명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 이 방향성입니다."
"사실 우리가 아무리 잘 설명하더라도 그걸 온전히 이해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 수 있어요. 요즘은 잘 안 하는 듯 하지만 우리가 외부 교육을 다녀와서 일전에는 전달교육이라는 걸 하기도 했거든요. 그 전달교육을 이야기하는 게 우리가 외부 교육에서 100을 들으면 가져오는 건 50이고 전달교육에서 전달되는 건 50의 절반인 25에 불과하다는 말이죠"
"설명회에서 중요한 건 우리가 구성원분들에게 인사제도가 지향하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일 거예요. 이후 우리는 그 방향성을 제도 운영을 통해 구체화함으로써 인사가 제시한 방향을 입증해 나가는 거겠죠"
성장관리제도를 이끌어 갈 인사팀과의 대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다.
인사팀 그리고 인사팀장님과의 대화에 긴 시간을 할애한 건 그들이 성장관리에 대해 올바른 생각,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제도가 흔들리지 않고 운영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들이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대응을 하면 일관성, 나아가 신뢰의 약화로 연결되기도 한다.
인사제도는 기본적으로 강제력을 가진다. 제도는 기업 내 구성원의 행동을 구속한다.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았다면 그 제도가 좋건 나쁘건 인사는 집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인사는 제도가 가진 강제력에 기반해서 일을 해서는 안된다. 일을 모르는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리더를 우리는 외형으로는 리더로 부를지라도 실질적인 리더로 인정하지는 않는다. 때때로 우리는 그들 중 일부를 '꼰대'라 부르기도 한다.
인사제도도 마찬가지다. 강제성을 가지고 있으니 구성원 입장에서는 따라 하겠지만 그들은 그 제도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고 시간의 길이만큼 불만도 늘어간다. 인사평가가 일종의 연례행사, 군더더기 내지 부가적인 일이 되어 버린다. 사람뿐 아니라 제도도 꼰대가 되어 버린다.
시작이 반이다. 이제 입증의 시간이다.
Q.E.D(Quod erat demonstrandum, 이것은 보여져야 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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