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X HR]
제도설명회를 하는 이유

인사팀장님과의 대화, 인사제도설명회

by Opellie
Fiction HR 매거진에 기록되는 모든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픽션'입니다. 픽션은 실제 그대로의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이야기입니다. 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단체는 실제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본 [픽션 X HR]은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입니다.


인사제도를 운영한다는 것은 우리가 설계하고 구성원에게 제시한 인사제도를 우리가 올바르게 설계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시간과도 같다. 그냥 정해진 프로세스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하는 시간이다. 이렇게 보면 인사제도 설명회는 일종의 공약과도 같다. 공약은 '공적인 약속'이다. 약속이란 지켜짐으로써 입증된다. 설명회는 우리가 해고자 하는 일을 제시하고 최대한 공감대를 확보하는 활동이다.


"이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설명회 일정 공지문을 작성하던 Jay가 질문을 하나 던진다. 전사 일정 등록을 할 건데 그 타이틀을 무엇으로 할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공지를 하는데 있어 글의 제목은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 제목이 설명회 이전에 구성원분들의 생각을 형성하는 시작점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너무 추상적이면 구성원의 생각과 실제 설명회에서 제시되는 내용 사이에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될 수 있고, 너무 구체적이면 설명회에서 제도를 설명하는 우리들의 판단을 제한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럴 때 주로 제도 자체를 명시하는 방식을 사용하곤 한다. 이야기할 대상은 구체적이지만 그 제도를 하고자 하는 방향, 그 제도 안에 담긴 가치 등은 보여주지 않는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이미 OKR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OKR 제도 변경점 안내"와 같이 우리가 다룰 대상을 제시해 주는 방식이 좋지 않을까요?"


팀장님의 말에 동의의 의사를 드렸고 Jay 역시 웃으며 다시 공지문 작성을 한다.


"Rey 우리 잠시 이야기 좀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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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이 미팅을 요청한다.


"설명회에서 사용할 자료를 만들었어요. 어떻게 보면 Rey가 진행하시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도 조금은 했구요. 자료랑 같이 보면서 설명회 관련하여 이야기를 좀 했으면 해서요"


회의실 보드에 띄워진 설명 자료들을 보며 팀장님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팀장님의 자료에 담긴 제도에 대한 설명들은 우리가 기존에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잘 담고 있었다.


"훌륭하신데요"


"그냥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제도의 내용들이 잘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드신 자료에 하나만 더 추가를 하면 어떨까요?"


"어떤 거죠?"


나를 포함해 기존의 인사를 경험한 이들이 쉽게 범하는 실수는 기존의 인사 경험에 쉽게 구속된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보면 기존의 경험은 익숙하고, 그렇게 했을 때 큰 이슈가 없었던 경험이기에 그렇게 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기존의 제도 설명회 경험과 오늘날 제도 설명회에서 그 제도는 다르지만 제도 자체를 설명한다는 행위는 다르지 않다. 우리가 어떤 방향성으로 어떤 모습을 가진 제도를 만들었고 이런 양식들과 절차를 활용해 운영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과 오늘날의 제도 설명회에 있어 한 가지 중요한 변화가 존재한다. 청중(audience)이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의 설명을 듣는 사람들이 다르다는 건 그들이 제도를 받아들이는 인식, 생각구조 등이 기존의 우리들과는 다를 가능성이 있음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


"팀장님께서 만드신 자료를 보면 제도를 최대한 잘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기존에 인사평가를 목적으로 운영했던 OKR이라는 제도를, 성장이라는 방향성을 만들어가는 일 하는 방식으로서 OKR로 전환하는 것, 그렇게 전환된 OKR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양식과 절차를 제시하고 이들이 실제 어떻게 운영되고 구성원분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그런데 그렇게 해서 구성원분들에게는 어떤 도움이 될까요?"


"구성원분들 입장에서는 제도를 통해 구성원의 직무경험을 관리하고 돌아보기 단계를 통해 강점을 강화하기 위한 혹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관점에서 필요한 교육이나 직무경험 등을 지원해 주어서 일을 수행하는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전문성을 갖추어가도록 도와줄 수 있죠"


"맞습니다. 그 부분을 조금 강조하면 어떨까 싶어요."


"우리가 아무리 자료를 잘 만들고 설명을 잘해도 우리가 100을 이야기했을 때 그 100을 온전히 다 이해하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어쩌면 거의 없을 수도 있어요. 그건 구성원분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는 이 제도 설명 자료를 만들기 위해 제법 긴 시간 동안 이야기들을 나누었잖아요. 그 긴 시간 동안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우리는 15분으로 줄여서 이야기를 해야 하거든요"


"제도 변화를 통해 구성원분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면 구성원분들 입장에서는 보다 명확하게 각인되는 제도의 긍정적인 관점이 형성되는 거죠"


과거 인사제도는 경영진이 하기로 정하면 그냥 해야 하는 것에 가까웠다. 그 당시 제도의 완성은 승인된 보고서였다. 하지만 오늘날은 다르다. 오늘날 제도의 완성은 제도의 운영을 통해 이루어진다. 오늘날의 인사가 과거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이유이다.


"우리가 설명회를 하는 주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제도 운영에 필요한 양식과 절차를 구성원분들께 주지 시키는 것이에요. 우리는 제도 운영을 통해 우리가 설계한 제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올바른 방법을 활용해 가고 있음을 입증해야 하는데 그 입증은 제도의 행동이 있어야 비로소 구체화가 가능하니까요"


"설명회의 다른 목적 하나는 인사팀 혹은 우리가 설명하는 제도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왜곡하는 분도 있을 수 있죠.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이 경우의 대부분은 '해봤는데 안 됐어'라고 하는 기존 경험에 근거한 판단을 하는 분들일 겁니다. '노력은 가상하다만 안되는 거'라고 보는 거죠. 이건 우리가 운영을 하면서 입증하는 과정을 통해 해결해갈 수 있겠죠"


"첫 번째 목적은 팀장님께서 만드신 자료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 목적을 위한 내용을 1~2page 추가하면 어떨까 합니다"


"그렇네요. 그냥 제도 설명만 한다고 생각했었어요"


인사제도 역시 하나의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인사팀 관점에서 정말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더라도 구성원이 그 제도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다면 제도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


과학기술의 발달 속도와 사람의 인지능력의 발달 속도에 관한 그래프가 있다. 그래프는 과학기술의 발달속도를 사람의 인지능력이 따라가지 못함을 이야기한다. 정말 좋은 기술이 담겨 있는 제품도 그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설득하지 못하면 결국 망할 수밖에 없다.


과거 우리는 인사제도를 고객이 인정해야 비로소 가치를 인정받는 제품이 아니라 구성원의 인식보다는 제도 자체가 가진 강제성에 의존해 제도를 만들고 운영해 왔다. 하지만 제도는 그 제도를 활용하는 이들이 그 제도를 만든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활용하는 상태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가치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Intel에서의 i-MBO나 Google의 OKR은 그 제도들이 담고 있는 방향성, 가치도 훌륭하지만 구성원들이 그 제도의 취지에 적합한 방식으로 활용을 했기 때문에 좋은 제도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비단 Intel이나 Google의 구성원들이 우리보다 뛰어나기 때문만은 아니다. 제도가 좋은 제도가 되려면 제도의 기획부터 운영까지의 전 과정에서 인사와 구성원을 포함한 이들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일방적인 선형관계 혹은 상하관계가 아니라 복잡한 그물형 관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그물형 관계는 얼핏 보기에 혼란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이는 그 그물형 관계에 담긴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고 보이는 그물 모형만을 보기 때문이다.


"오늘 미팅하길 잘했네요"


"설명회를 어떻게 이끌지 조금은 그림이 그려진 듯 합니다"


조금은 가벼워진 듯한 팀장님의 말에 덩달아 홀가분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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