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X HR] 진심을 전하는 일

인사제도설명회

by Opellie
Fiction HR 매거진에 기록되는 모든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픽션'입니다. 픽션은 실제 그대로의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이야기입니다. 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단체는 실제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본 [픽션 X HR]은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입니다.


회사는 이미 OKR이라는 이름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구성원분들은 현재의 OKR과 기존에 경험한 MBO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체감을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구성원 입장에서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는 경영진과 인사의 말을 믿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외형은 새로웠지만 체감적인 새로움은 없었던 셈이다. 'OKR 제도 변경점 안내'라는 공지가 주는 울림이 그리 크지 않을 가능성,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그냥 인사가 하는 요식행위로 인식하는 구성원분들이 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설명회를 진행한다. 인사팀장님이 나서서 우리가 개편하고자 하는 제도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방향성을 점검하는 기준으로서 산출물을 설명한다. 이어 그 산출물을 기준으로 구성원분들이 직접 해야 하는 행동으로서 양식작성과 운영주기를 포함한 절차를 설명하고, 이렇게 함으로써 기업과 구성원의 관점에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인사평가와 연결이 되는 건가요"


설명이 끝나고 질문을 받기 시작한다.


"오늘 설명드린 절차를 통해 우리는 지속적으로 일에 대한 데이터를 만들어갈 겁니다. 그 데이터들이 우리가 이후 인사평가를 할 때 그 판단의 근거로 활용될 겁니다. 다만 우선은 오늘 설명드린 절차를 운영해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인사평가제도 변경 시점은 이번 분기가 지나고 나서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인사평가제도는 기업에게도 이 자리 구성원분들께도 중요한 제도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개편안을 시행하고자 하면 그전에 오늘과 같이 설명회를 진행하겠습니다"


인사평가를 포함해 몇 가지 우리가 예상했던 질문과 그에 대한 인사팀의 생각을 전달한다. 설명회에서 하는 Q&A는 설명을 하는 인사가 무조건 정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보다는 의견과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으로 보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다만 그 의견을 주고받는 시작점을 인사가 제시하는 것일 뿐이다.


"그럼 오늘 설명회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설명회 이후에라도 오늘 말씀드린 내용 관련하여 궁금하시거나 이후 양식을 작성하는데 어려우신 경우 등 필요하신 부분이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 주세요"


아무리 설명을 잘해도 100% 완벽한 전달을 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기존의 유사한 제도에 대한 좋지 않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인사팀이 말하는 '새로운'이라는 단어는 그냥 인사가 '일 하는 척'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설명회를 마치고 인사팀장님과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다. 일종의 돌아보기, R단계이다.


"팀장님, 고생하셨습니다."


"그래도 일단 큰 이슈없이 진행이 되어서 다행이네요"


"앞에서 설명하시면서 구성원분들 반응은 어떻게 보이셨어요?"


"그래도 다들 열심히 들어주시려 하는 듯했어요. 솔직히 조금 긴장을 해서 그 반응들을 다 보지 못했을 수도 있을 듯하고요"


"전 한쪽에서 설명회 동안 팀장님 포함해서 다른 구성원분들을 보고 있었거든요"


"전반적으로는 제도 자체를 이해한다기보다는 팀장님을 일단 믿어보자는 느낌이 조금 있었어요"


"아까 인사평가 관련해서 말씀 주신 분은 사실 인사팀을 그리 좋아하지 않으실 걸요"


"ㅎㅎ"


때로 우리는 우리들을 싫어하는 누군가를 만나기도 한다. 전부는 아니지만 그중에는 서로에 대해 잘 모르거나 이해의 부족으로 인한 모습인 경우가 있다. 이는 우리가 입증하는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다.


"개인 경험 하나 이야기드릴까요?"


"제가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직무분석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왜 직무분석할 때 SME분들을 선발하잖아요. 당시 직무별로 SME분들을 선발하고 그분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었거든요. 회사 규모가 조금 있어서 설명회를 세 번 정도 나누어서 진행을 했었어요. 당시 저는 대리였고 SME분들은 최소 과장에서 차부장급들이셨어요."


"어우 ~"


"그 당시 정말 평생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된소리, 거센소리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당시 SME분들은 제가 직무분석을 하는 이유가 구조조정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믿고 계셨어요. 설명회 들어오시기 전에 이미 그렇게 단정 짓고 들어오신 거죠"


"설명회 시작부터 끝까지 '너 잘하나 보자'는 눈빛들로 가득 차 있었고, 제가 직무분석을 하는 목적이 구조조정이 아닌 역량사전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쉽게 생각을 바꾸진 못했죠"


"아직도 생생한 게, 마지막 설명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저희 부장님이 멘털 괜찮냐고 걱정하시기도 했었죠"


"6개월 정도 지나서 직무역량사전이 완성되었고, 당연히 그 시간 동안 구조조정도 하지 않았죠. 하루는 어느 차장님이 제 자리를 지나가시면서 한 마디를 툭 하니 던지고 가시더라구요"


"?"


" '고맙다'라고 말이죠"


"아~"


잠시 숨을 쉬며 말을 이어간다.

A Whimsical Message from the Heart.png

"오늘 설명회를 보면서 그래도 구성원분들이 팀장님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체적으로 '안될 거야'보다는 '일단 해보자'는 분위기였다고 할까요?"


"그런가요?"


조금은 머쓱한 웃음을 짓는 팀장님을 보며 이야기한다


"인사에 대한 진심을 이제 증명하시면 되죠"


2023년의 한 해가 어느덧 1/4만 남은 시점이다. 이번 분기동안 PARS 프로세스를 운영하면서 데이터를 확인하고 내년부터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본격적으로 제도를 운영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를 만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사가, 인사팀이 진심으로 인사라는 일을 대하고 있으니까.


2023년 12월이 되었다. 우리들이 예상했던 형식의 데이터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인사팀 입장에서 무엇보다 반가운 건 그 데이터들을 직접 눈으로 보는 상태를 통해서 우리가 다음 단계에서 다룰 인사평가제도와 같은 좀 더 구체적인 제도들을 어떻게 제도화할 수 있을지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제 본격적인 1년이라는 시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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