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리더의 역할
Fiction HR 매거진에 기록되는 모든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픽션'입니다. 픽션은 실제 그대로의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이야기입니다. 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단체는 실제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본 [픽션 X HR]은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입니다.
Kai팀장님과 미팅을 마무리하면서 팀장님께 추가 면담을 요청드렸다. 면담 주제는 지난 개선안 도출 시간에 대한 돌아보기로 잡는다.
내가 같이 일을 하는 목적은 두 가지이다. 일 하는 방식으로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 이를 위해 PARS를 시작으로 지난 시간 도출한 개선안들을 제도로 구체화하고 구성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또 다른 목적은 인사팀의 성장을 포함한 리더의 성장이다. 여기에는 인사팀장인 Kai도 당연히 포함된다.
어쩌면 인사팀장님이 그 누구보다 중요하기도 하다.
"팀장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어색하시죠. 딱히 뭘 할지 모르는 미팅이라 ㅎㅎ"
"지난 번에 개선안을 도출하는 과정을 조금 복기해보려고 해요"
화면에 최종 정리된 마인드 맵을 띄운다.
"우리가 논의한 최종 결과물이죠"
"이 결과를 만드는 동안 우리는 제법 많은 시간을 이야기했었죠."
"우리가 대화를 할 때 사용했던 도구들이 있었어요. 혹시 어떤 도구들이었는지 기억나세요?"
"도구요?"
"마인드맵?"
"네 마인드맵도 그중 하나이죠. 또 다른 도구들이 있을까요?"
"... ..."
"우리가 대화를 하면서 계속 사용했던 건데요. 질문과 응답이라는 도구 말이죠"
"아... 네 그렇죠"
마인드맵으로 기록한다.
"마인드맵을 활용해서 우리는 우리가 하는 대화가 일정한 주제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고 순서대로 이야기할 수 있었죠. As-Is를 확인하고 To-Be를 생각하고 그 사이의 거리(gap)을 확인하고 그 거리를 좁히기 위한 과제를 생각하는 순서로 말이죠"
"이를 우리는 다른 단어로 「절차」, 혹은 「프로세스」라고 합니다. 우리가 일의 산출물을 향해 나아가는데 있어 어느 정도의 효율성을 담보해줄 수 있죠"
"그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질문과 응답이라는 도구를 서로 주고 받고 있었죠. 질문과 응답을 주고 받으면서 각 프로세스 단계들의 내용을 채웠죠."
"... ..."
"이를 콘텐츠라고 말하려고 해요"
"정리하면,"
"사전에 정한 프로세스에 따라가면서 프로세스의 각 단계에 들어갈 내용을 질문과 응답을 기반으로 하는 대화를 통해 채워가는 과정"
"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해요"
"사실 대화하면서 그렇게까지 생각을 해보진 못한 듯 합니다"
팀장님의 반응을 들으며 말을 이어간다.
"프로세스, 즉 절차는 우리가 대화를 하다가 다른 방향으로 새지 않도록 도와주죠. 지난 대화에서 마인드맵이라는 도구는 일종의 프로세스 매니지먼트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죠. 이를 개인적으로는 「퍼실리테이터로서 역할」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최대한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역할이라 할 수 있죠.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은 언제나 그렇듯 제한적이니까요."
"질문과 응답을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생각들을 주고받으면서 이해의 접점을 찾아갔습니다. 예를 들어 직무분석이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주셨던 것처럼 말이죠. 이를 개인적으로 「코칭」이라고 말합니다. 퍼실리테이터가 프로세스를 운영하는 역할이라면 코칭은 참여를 기반으로 수렴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팀장님이 지난 미팅을 통해 만나신 경험이기도 하죠"
"제 생각이 맞다면,,,"
Kai팀장님이 말을 이어간다
"제가 우리 팀원들에게 해야 하는 역할이기도 하겠네요"
"정답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면 다른 팀 리더분들이 각 팀의 구성원분들께 해주셔야 할 역할 이기도 합니다"
지난 시간에 어느 기업의 대표님은 부싯돌 이론을 주장한 적이 있다.
"Kai팀장님, 부싯돌 아시죠?"
"불 피우는 돌 말씀이시죠?"
"제가 일했던 어느 기업 대표님이 항상 강조하시던 게 있었어요. 일명 부싯돌 이론이라고"
"처음 불씨를 틔우려면 부딪힐 돌이 필요하죠. 그건 매우 소수라도 가능하죠. 돌 두개면 되니까"
"그런데 그렇게 불씨를 틔워도 그 불씨를 받아줄 불쏘시개가 없다면 불이 붙지 않겠죠. 반대로 불쏘시개 역할이 있다면 우리는 보다 쉽게 불을 지필 수 있을 거에요"
"음...무슨 말씀이신지 알 듯 하네요"
"제가 그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되겠죠"
"한발 더 나아가 리더분들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주신다면 조직 내 불은 더 빠르고 온전히 타오를 수 있겠죠"
"고맙습니다. Rey"
"네?"
"사실 일을 하면서 그 과정에서 스스로 성장한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았어요. 그냥 어느 순간 직장생활을 하긴 해야 하니까 하는, 조금은 기계적으로 일을 보고 있었거든요. Rey랑 했던 미팅도 말이죠. 최근의 경험들을 하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실은 저도 무언가 알고 생각하는 시간들이 된 듯 합니다"
"그렇게 말씀 주시니 저 역시 고맙습니다"
"우리가 팀 리더분들께 제공했던 가이드는 주로 프로세스, 즉 퍼실리테이터로서 역할에 대한 내용이 주입니다. 사실 지금의 팀 리더분들에게 면담을 못한다고 뭐라고 하면 그분들 입장에서도 속상할 수도 있어요. 팀장님도 잘 아시잖아요. 우리들은 우리들이 주니어일 때 피드백이라는 걸 받아본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는 거"
"ㅎㅎ, 그렇죠. 왜 하는지 질문하는 것조차 하기 어려운 분위기에서 일을 배웠으니까요."
"지금 팀 리더분들이 질문과 응답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팀장님께서 많이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업 내 공식적인 권한이라는 힘을 부여받은 리더라면 적어도 그 기업 안에서 그의 영향력은 일반 구성원보다 훨씬 강하게 작용한다. 달리 말해 조직 내 리더가 바람직하게 바뀌면 조직은 보다 쉽게 변화를 관리할 수 있다.
팀장님은 도출한 개선안을 팀원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받기로 했다. 이 절차가 끝나면 이제 주요 과제들을 구체화할 시간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