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현장이다
잔잔한 호수 위에 새하얀 백조가 우아한 몸짓으로 물 위를 거닐고 있습니다. 멋있고 우아한 모습입니다.
사실 이 장면에서 우리가 볼 수 없는 모습이 하나 있습니다. 수면 아래에 가려 보이지 않는 백조의 발, 물갈퀴 말이죠. 백조가 우아하게 호수 위를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의 원동력입니다. 물론 백조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고 물 위에 떠 있는 상태에서는 물길질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먹이활동, 청결유지와 같은 활동에는 물길질이 필요합니다. 물길질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위 그림 속 새하얗고 우아한 백조를 만날 수 없을 겁니다.
인사도 이와 같습니다. 인사가 보여지는 멋짐을 갖추기 위해서 생각보다 많은 물길질을 필요로 합니다. 그들을 종종 잡다한 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내가 이런 일이나 하려고 인사업무를 한다고 한 것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입니다.
사실 여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작용합니다. 국내에서 인사라는 직무가 아직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점입니다. 이 한계는 현장에서 인사에게 인사업무와 거리가 있는 일들도 인사의 일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음을 말합니다. 이들에서 인사는 전략적 동반자 대신 스탭부서의 지위를 갖게 됩니다. '인사가 만사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실제로 '인사가 만사다'라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분들은 아직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오늘날, 그리고 앞으로 우리 인사담당자들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합니다.
인사의 보여지는 '있어빌러티'를 보고 인사를 하면 쉽게 지치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현실 자각 타임', 즉 현타를 만나게 됩니다.
"구성원의 성장을 돕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인사업무를 하길 원하는 분들에게 'Why?'라는 물음을 드렸을 때 가장 자주 들려오는 대답입니다. 이 말은 저에게 두 가지 의미로 다가옵니다.
"구성원의 성장을 돕는 일을 하는 '나'를 꿈꾼다"와
"구성원의 성장을 보는 일이 즐겁다. 그 즐거운 일에 기여하고 싶다"
는 두 가지 의미입니다. 짐작하시는 것처럼 첫번째 문장의 주인공은 '나'입니다. 두번째 문장의 주인공은 무엇일까요? 누군가는 '구성원'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저는 두번째 문장의 주인공은 '즐거움'이라고 말합니다.
"인사업무를 좀더 하고 싶습니다"
제가 첫 직장에 사직원을 내며 본부장님과 면담자리에서 했던 말입니다. 당시 제가 건넨 이 말에는 인사업무에 대한 호기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원래 하고 싶었던 일도 아니었지만 만나기 싫었는데 어쩔 수 없이, 억지로 만나면서 인사라는 일에 대해, 그 일의 가능성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고, 그 가능성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다소 무모한 생각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인사는 현장입니다. 단순히 보여지는 '있어빌러티'만 보고 다가오면 머지 않아 '현실 자각 타임'을 만나게 될 수 있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건 인사라는 일에 호기심을 갖는 것입니다. "이게 될까? 어떻게 될 수 있을까? 이렇게 하면 어떨까? 이걸 하려면 공부가 필요하겠는데? 와~ 이게 된다"의 과정을 직접 만들어가는 것 말이죠.
인사는 현장이다
포장만 화려한 인사담당자가 아닌 낭중지추(囊中之錐)가 되어 드러나는 인사담당자가 되는 길에 도움이 되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드러난다는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