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마트료시카 인형

by Opellie
"10년 전 인사와 현재 인사 중 원하시는 인사는 무엇인가요?"


인사팀장으로 이직을 해서 마주한 본부장님과의 첫 만남에서 저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말은 한 가지 숨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10년 전 인사와 오늘날 현재의 인사는 다르다'


저는 2006년 1월부터 인사담당자로 살아왔습니다. 인사 현장에서 인사담당자로 살아온 시간을 근거로 저는 10년 전 인사와 오늘날 인사는 다르다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다르다'라는 단어에는 '달라져야 한다'는 당위성도 담겨 있죠. 환경은 이미 변했음에도 상대적으로 변화가 느린 인사분야에 대한 아쉬움을 말합니다


10년 전 인사와 오늘날 현재 인사의 다름을 만드는 핵심으로 저는 다양성을 말합니다. 10년 전 인사팀의 이름은 그대로 인사팀이었다면 오늘날 인사팀이라는 이름 대신 D&I(Diversity n Inclusive) 팀으로 사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죠. 그 다양성이 인사에 준 영향, 변화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마트료시카(матрёшка)라는 인형이 있습니다. '미스터 선샤인'이라는 드라마에서 극 중 유진의 책상에 놓여 있던 그 인형입니다.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인형의 모습은 다양하지만 마트료시카 인형은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형 속에 똑 닮은 인형이 여러 개 들어 있다는 특징입니다.


10년 전 인사는 마트료시카 인형의 가장 큰 인형만을 보고 인사를 했습니다. 인형의 표면에 미세한 금 같은 것이 있긴 했지만 딱히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인형에는 특별히 이상한 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큰 인형에 난 금을 자세히 보게 됩니다. 그 금은 사실 큰 인형을 여는 선이었고, 인사는 이내 인형 안에 또 다른 인형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 안의 인형에는 큰 인형과 마찬가지로 금이 있었고, 그 안에는 다시 인형이 들어있음을 알게 됩니다.


인사는 고민을 합니다. 인사1은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큰 인형만 보면서 인사를 하기로 합니다. 인사2는 인형 안에 있었던 새로운 인형에 초점을 두기로 합니다. 혹자는 인사1은 다양성을 외면하고 인사2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라 말할지도 모릅니다.


인사3은 인사1, 인사2와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마트료시카 인형을 바라봅니다.

인사3은 질문을 해봅니다.


"인형 속에 인형이 없다면, 작은 인형을 감싸는 큰 인형이 없다면,
우리는 이를 마트료시카 인형이라 부를 수 있을까?"


스스로 질문을 하면서 인사3은 가장 큰 인형 혹은 가장 작은 인형 어느 일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인형들의 관계, 즉 연결성을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2025년 현재를 사는 인사담당자로서 우리들에게 다양성은 인사 3의 관점이 되어야 합니다. 전체와 개별을 하나로 연결하는 역할로서 인사를 제안하는 이유입니다. 사실 서로 다른 대상을 연결한다는 건 특정 대상만을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어려운 일입니다. 오늘날 인사는 10년 전 인사보다 많이 어려워졌음을 말합니다.


인사라는 일에 있어 다양성이라는 특성에 담긴 의미입니다.

마트료시카 인형. 파스텔톤, 밝은 분위기. 심플함, 큰 인형과 작은인형들.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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