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채용> 기준항목

by Opellie

12화에서 우리는 선발단계에서 데이터와 기준을 이야기했습니다. 여기에서 데이터는 선발이라는 판단의 기초재료가 되며 기준은 합의를 이끌어내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는 한 가지를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질문해 볼 수 있겠죠


"무엇"에 관한 데이터인가?

"무엇"에 대한 기준인가?


위 질문에서 "무엇"에 해당하는 것, 이를 본 글에서는 '정보 항목' 혹은 '기준 항목'이라 말합니다. 이 '무엇'의 자리에 우리는 다음 두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직무적합성'

"조직적합성'


'직무적합성'은 말 그대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직무역할에 지원자가 부합하는 정도를 말합니다. 따라서 직무적합성을 이야기하려면 우리는 적합성의 두 주체인 '직무 역할'과 '지원자의 잠재력'을 알아야 합니다. 이중 지원자의 잠재력에 대해 우리는 앞선 모집부터 선발까지 일련의 과정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인을 합니다. 중요한 건 생각보다 많은 경우에서 우리는 '지원자의 잠재력'은 생각하면서 '직무 역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직무 역할'에 대해 '알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에서 '알고 있다'는 다소 주관적인 성격을 가지며 구조화된 방식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관적인 것과 구조적인 것의 차이는 CSF의 누락 가능성과 연결됩니다. 전자는 누락 가능성이 높고 상황에 따른 주관성에 치우칠 가능성이 높지만 후자는 CSF를 놓치지 않고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CSF가 주관성의 지나친 치우침을 막아주기도 하겠죠.


'조직적합성'을 우리는 '인재상', '조직문화', '일 하는 방식', '동료관'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저 역시나 한때는 인재상이라는 단어에 꽂혀 있던 시간이 있었지만, 생각해 보면 그것을 무엇으로 부르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기도 합니다. 그보다는 '조직적합성'이라는 단어에서 '조직'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입니다.


선발단계에서 우리는 1차 면접을 실무면접으로, 2차 면접을 임원면접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면접관으로서 실무자가 참석하여 직무 적합성을 판단하고 면접관으로서 임원이 참석하여 조직적합성을 판단한다는 컨셉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는 종종 실수를 하곤 합니다. 직무와 조직을 기준 항목으로 삼지 않고 실무자와 임원이라는 사람을 기준 항목의 자리에 두는 우를 범하곤 합니다. 이러한 실수는 실무면접보다 임원면접에서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실무면접은 상대적으로 구체적이지만 임원면접은 그보다 더 추상적이기 때문입니다.


적합성의 기준 항목으로서 '조직(organization)'은 '특정 혹은 소수의 개인(individual in power)'이 아닌 '경영활동에 필요한 공동체(community)'입니다. '경영활동'은 '가치를 만드는 일련의 활동'을, '공동체'는 '혼자가 아닌 함께 일하는 것'을 말합니다.


'직무적합성'은 '직무역할 수행에 필요한 지식, 스킬, 능력과 태도(Ability and Attitude)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면 '조직적합성'은 서로 다른 직무역할들이 연결되는데 필요한 태도(Attituede)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직무적합성에서 태도'와 '조직적합성에서 태도'는 같아 보이지만 서로 다른 속성을 가집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는 분석 수준(level)에 있습니다. 직무적합성에서 태도는 주로 개인 차원의 상호작용의 원활성을 이야기한다면 조직적합성에서 태도는 공동체로서 조직 차원에서의 상호작용의 시너지를 이야기합니다.


직무적합성과 조직적합성 판단을 구조화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역량(competency) 개념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Spencer and Spencer (1988)가 정의한 역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역량은 특정한 상황이나 직무에서 준거에 따른 효과적이고 우수한 수행의 원인이 되는 개인의 내적 특성이다' (underlying characteristices causally related to criterion-referenced effective and/or superior performance) -핵심역량모델의 개발과 활용, PSI컨설팅, p19


하지만 이러한 개념의 역량은 오늘날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양성의 가치와 부딪히기도 합니다. 고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개인적 특성이 일종의 정답이 되어 다른 관점이나 생각이 들어올 여지를 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무자로서 직무역량사전을 만들면서 저는 역량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 사용합니다.


'역량은 특정한 상황이나 직무에서 효과적이고 우수한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직무 특성이다'
- Opellie


가장 큰 차이는 '개인의 내적 특성'이 아닌 '직무의 내재적 특성''으로 바라본다는 점에 있습니다. 직무 역할 수행에 필요한 직무 특성을 도출하고 해당 직무 특성을 기준항목으로 적합성을 판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제 이야기는 역량을 어떻게 도출할 것인가로 이어지고 이는 직무분석이라는 또 다른 영역으로 연결됩니다.


이렇게 보면 채용담당자가 '적합한 사람을 적시에 선발한다'는 직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영업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판단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채용 직무는 우리에게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종합예술입니다. 개인적으로 채용을 pre-HR이라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본격적인 HR의 축소판이라고 말이죠.


주변에서 간혹 들리는 리크루터로서 커리어에 대한 고민은 사실 채용 직무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채용을 영업이라는 특성만으로 설명하는 상황말이죠. 채용 직무를 제대로 정의하고 업무간 연결고리를 이해하면 기업은 '적합한 인재의 적합한 선발'에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고 일 하는 과정을 통해 채용담당자가 인사담당자로 연결되는 경험을 만날 수 있게 도울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12화. 채용> 선발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