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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Apr 09. 2017

보상Intro

조심스러움을 가미한 보상에 관한 이야기 시작

보상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참 조심스럽습니다. 일단 주제 자체가 굉장히 복합적인 아이이기도 하고 무언가 말을 실수하기라도 하면 그 어느 분들께는 일종의 부정적 메시지를 받을 수도 있는 , 하지만 반대로 잘 해서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그런 영역은 아닌 , 그럼에도 HRM에서 매우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욱 중요한 아이입니다. 보상에 대해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까를 고민하다가 '성과연봉제'를 떠올렸습니다. 아마 2017년 4월 지금의 어느 기업들은 이 성과연봉제라는 걸 하고 있는 곳도 있을 겁니다. 아마 제 HRM에 대한 글을 보시면서 '성과연봉제'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으리라는 점은 미리 짐작이 가능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고용노동부에서 2016년 1월 발간한 '공정인사 지침'이라는 자료를 보면 '연공적' 보상에서 벗어나 '성과중심'의 보상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연공적' 보상을 소위 '나쁜 아이'로 만들어 버리는 셈입니다. 그리고는 '성과 중심'의 보상이 되기 위해 직무급과 직능급이나 역할급 등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는 엄밀히 말해 잘못된 말입니다. '연공적' 보상과 '성과중심' 보상은 모두 적정한(나름(?)공정하고 나름(?) 타당한) 보상을 하기 위한 제도들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산업화시기에는 '연공적'보상이 적합했고 실제 이 제도하의 기업운영을 통해 우리나라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도 했습니다. 다만 오늘날과 같이 '직무'가 급변하고 다양한 형태로 도출되는 시대에서 연공급이 그 역할을 수행하기가 어려워졌고 다른 형태의 제도로서 성과중심 보상이 제시되었다고 보는 게 적합합니다. 그런데 재밌는 현상이 하나 더 있습니다. 소위 성과중심의 보상을 하겠다고 하는 기업들 중 일부가 다시 원래의 연공급으로 돌아가는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러한 성과 중심 보상의 기반을 받치고 있던 상대평가제도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전 모 기업에서 성과연봉제를 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당해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평가제도의 개편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몇 번 역설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의 평가제도로는 성과연봉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으로서의 HRM제도들, 특히 그 중심에 있는 평가제도, 이 제대로 설계되거나 운영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방침이라는 이유로 제 의견은 번번히 묵살되었고, 지금 해당 기업은 인력에 대한 고민을 하나 더 추가한 상태입니다.


성과중심 보상은 논리적 이론적 사고적으로는 충분히 옳은 말처럼 보이는 아이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국내 기업에서 이 성과중심 보상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성원의 인식이나 제도적/데이터적 관점의 기반을 갖추고 있는 기업들은 많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거의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질문을 하나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돌아보면 구성원의 인식이나 제도적/데이터적 관점의 기반을 갖추고 있다면 성과중심 보상이라는 임금체계가 가능할 것인가? 라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제 개인적인 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오늘날의 기업들은 누군가가 하던대로 하는 것으로 가치를 만들어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세상을 마주하고 또 맞이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모든 영역에 대한 제도적/데이터적 관점의 기반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내기란 불가능함을 의미합니다.


이런 현실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개념이 '법'입니다. '法법'이라는 게 사실 그리 친근한 아이는 아니지만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을 '법'으로 규정하기란 불가능하죠. 그리고 그 불가능을 보완하는 것이 '해석'의 영역입니다. 다시 말해 구성원의 모든 행동과 태도, 직무에 대한 제도와 데이터를 만들고 관리하기란 어려울 수 있겠지만 구성원들이 해석을 통해 일정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떨까? 라는 질문입니다. 결국 직무관리와 조직문화 등의 영역으로 이야기가 이동하고 말았습니다.


보상이라는 영역은 지향하는 바는 간단하지만 간단함을 만드는 데에는 복잡한 요소들이 많습니다. 마치  simple한 스마트폰을 우리는 보고 있지만 그 simple함을 구현하는데 무수히 많은 장치들이 제 기능을 하는 것처럼 말이죠. 보상이란 직무관리나 평가제도, 성과관리 및 조직문화까지 HRM에서 다뤄야 하는 주요 영역들을 기반으로 하는 일종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아이러니하게도 보상은 구성원들이 보상을 목적으로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상을 이야기하고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HR의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보상에 대한 이야기는 보상에 있어 bible이라 할 수 있는 '밀코비치의 보상Compensation'을 참고하여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아무래도 제 머리 속에 있는 아이들로만 이야기하다 꼬여버릴수도 있는 함정을 피하기 위하여. 보상이란 워낙 복잡하기에 이 책이 벽돌로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HRM을 하는 우리들은 '보상'이 그 자체로서 목적이 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해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렵지만 그래서 계속 고민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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