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해본 게임 중 '호라이즌 제로 던(Horizon zero dawn)'이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을 처음 만날 때 배경은 원시 시대인 듯 보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창과 화살을 들고 동물들을 사냥합니다. 그런데 동물들을 보면 뭔가 이상합니다. 동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로봇인 동물들입니다. 이 게임은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 즉 '인류가 멸망한 이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게임 속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르죠. 주인공 에일로이는 그 사실을 알아내는 역할을 하고 자신이 중요한 열쇠임을 알게 됩니다. 아포칼립스 이전 시대에 '파로'라는 거대한 로봇 기업이 만든 자율 전투 로봇이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되어 지구 생태계를 파괴했고, 지구 재건 프로젝트가 시행됩니다. 하지만 다시 지구를 파괴하려는 AI '하데스'가 활성화되면서 위험이 발생하고 주인공 에일로이는 이를 막아내죠
지난 시간 영화, 게임들을 살펴보면 이와 같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이 종종 보입니다. 기계, AI가 인류를 지배하고 파괴하는 시도들이죠. 이런 일들이 실제 현실로 일어날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런 일은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행일까요? 사실 저는 조금 더 심각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AI가 인류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 말이죠.
언젠가 본 영상이 있습니다. 한 여성이 AI에게 인류를 무너뜨린다면 전쟁과 같은 무력을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합니다. AI는 어떤 답을 했을까요? 인류를 최대한 편하게 만들겠다고 말합니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상태로 말이죠.
저는 이 영상을 보며 무섭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편리함이 인간에게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를 AI가 알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이전에 우리는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외울 수 있었지만 스마트폰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알지 못합니다. 심지어 가족들의 번호마저도 잊을 때가 있기도 합니다. 편함의 열매는 당장 달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무언가를 하나씩 잃어버릴지도 모릅니다.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이라도 해야 할까요? 그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분명 AI는 우리가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AI는 우리가 일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들처럼 말이죠.
매일 SNS에는 AI관련 소식들이 올라옵니다. 저도 거의 매일 AI창을 열고 대화를 합니다. 우리는 AI와 어떤 관계이어야 할까요? 한 가지 분명한 건 AI가 제공하는 편함이라는 달콤함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AI는 우리가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AI는 우리가 일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게 할 수도 있습니다.
AI와 우리 자신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바라는 모습은 무엇일까요?
그 모습을 위해 우리는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요?
화면 한편에 AI창을 열어놓고 화면 한 켠에 브런치 창을 열어 글을 쓰면서,
매일 SNS에 올라오는 AI의 놀라움 가득한 소식들을 보면서
경영학도이자 인사를 고민하는,
경영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고민하는
한 사람의 생각을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