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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ul 09. 2017

게임 직업군과 직무설계

Bridge Task의 중요성과 이를 고려하나 직무설계의 관점에 대하여

브런치에 이야기를 올리면서 가끔 게임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많은 게임들이 소위 '직업' 내지 '클래스' 라 부르는 일종의 저마다의 특성을 가진 직업군으로 분류를 하고 유저는 그중 하나를 선택해 플레이를 하게 되죠. 특히 팀플레이가 강조되는 게임일수록 이 직업군의 조합을 맞추는 게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 됩니다. 


그 직업군들 중에 거의 대부분의 게임에서 빠지지 않는 직업군이  힐러입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눈에 띄기도 힘들뿐더러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그다지 좋지 않은 소리를 듣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팀플레이에서는 정말 중요한 존재이고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역할이겠죠. 딜러들이 높은 딜량을 뿜을 수 있도록 조율해주는 역할일 겁니다. 


조직에서의 과업들 중에서도 탱커나 힐러와 같은 과업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기업이라는 조직이 유기체로서 만들어내는 가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 특성상 외형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특히나 이러한 과업들은 상당수가 번잡하고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아 소위 그것을 누가 해야 하는가?라는 이슈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 이슈에 대해 수직 계층구조에 의한 권위가 명확한 경우 일종의 지시에 의해 수행이 되기도 하지만 수평조직으로의 전환이라거나 구성원 개개인의 자율성의 확보 등의 관점에서 보면 위와 같은 이슈들이 부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유형의 과업들을 bridge task라 부르고 있습니다. 일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는 과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과업과 과업이 연결되도록 해주지만 그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연결고리의 역할 그 자체에 충실한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이러한 bridge task를 수행하기 위해 bridge task만을 수행하기 위한 구성원을 선발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bridge task의 수행은 가능하겠지만 해당 bridge task를 수행하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해당 기업에서 본인의 커리어 개발에 한계를 느끼게 되고 결국 해당 position은 잦은 담당자 변경이라는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이슈의 해결은 결국 직무 특성과 개인 특성의 연결이라는 두 요소로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직무 재설계에 있어서도 bridge task를 위의 예처럼 별도로 분리하여 운영할 것인지 아니면 연결되어 있는 직무들의 영역으로 포함시켜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입니다. 분리하여 운영하고자 할 경우 해당 bridge task를 담당하는 분들은 신입사원보다는 은퇴를 하셨거나 경력단절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맡겨보는 것도 방법일 겁니다. 그분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을 통해 대략적인 일의 흐름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고 과업의 연결에서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범위까지 역할을 해내실 수도 있을 겁니다. 여기에 개인의 커리어 성장보다는 그 본연의 역할과 주변의 다른 이들에 대한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 더 좋을 겁니다. 


bridge task를 별도로 분리하지 않고 연결된 직무들에 포함시킬 경우 각 직무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직무분석을 하고 관련 tasks을 도출한다 하더라도 모든 tasks의 도출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해보면 이 작업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설사 도출했다 하더라도 직무의 변화나 특정 상황 발생시마다 이를 명시적으로 표현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러한 이유는 우리로 하여금 직무분석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할 겁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bidge task를 별도로 분리하지 않고 연결된 직무들에 포함시킬 경우 직무에 대한 정의는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담당자들의 사고 모형 내지 인지에 의지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과거 직무분석에 의해 각 항목별 세부 데이터를 뽑아내는 것을 명시적 데이터의 확보라 한다면 지금 이야기드리는 사고 모형 내지 인지에 의해 산출된 데이터는 인지적 데이터의 확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러한 개념을 유추해볼 수 있는 그림이 게슈탈트 모형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슈탈트 심리법칙, 폐합의 원칙

상기 이미지는 우리가 많이 보아왔던 게슈탈트 심리 법칙의 그림 중 하나입니다. 그림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 도형이 삼각형이다 라고 인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삼각형에 대한 경험, 즉 인지적 사고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직무의 범위를 어디까지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각 직무 담당자들의 경험적 인지에 기반해 인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직무를 규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 해당 직무를 규명하는 과정에 각 직무담당자 개개인 , 가급적 모두, 의 참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에 발생 가능한 인지적 갭(gap)에 대하여 이 인지적 갭을 조정할 수 있는 process를 함께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학시절 우연히 시작한 게임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보낸 시간이 제법 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게임들에서 힐러는 일종의 귀족 대우를 받곤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고, 그 희소성이 발생하는 현상의 이면에는 딜러처럼 무언가 화려하고 임펙트 있는 무언가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일 겁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영웅이 되길 바라며 힐러는 그러한 영웅을 서포트하는 역할로서 많이 인지되는 듯 합니다. 하지만 힐러가 없다면 게임의 많은 영역이 제대로 진행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우리가 하는 과업에서도 마찮가지일 듯 합니다. 우리가 하는 주된 업무들을 서포트하고 연결지어주는 bridge task들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가 하는 주된 업무들 역시 완결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겁니다. 힐러가 없이 팀플레이가 필요한 게임 플레이가 어려운 것처럼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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