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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ul 30. 2017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브뤼헬의 이카루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을 보면서

일전에 대학 후배와 미술관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 그 친구의 제안으로 가게 된 거긴 한데 사실 개인적으로도 미술 전시회를 좋아하는 편이라 (같이 갈 사람이 있다면 더 가겠지만..) 옳다쿠나 하며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한 시간 남짓 발걸음을 옮기며 그림을 보고 돌아 나온 나에게 오랜만에 본 대학 후배는 이렇게 말합니다.

"선배는 정말 정적이네요"

미술 전시라는 특성상 그림을 보고 생각하고 돌아보고 나오는 그 패턴이 정적일 수밖에 없기도 하지만 사실 그 외형적인 정적임을 채우는 건 무수히 많은 생각과 질문들이라는 점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의 동적인 수준이란 가히 상상이 안될 정도의 수준일지도 모를 일이겠죠.


얼마 전 우연히 '추락하는 이카루스가 있는 풍경'이라는 그림을 보았습니다. 전시회는 아니고 인터넷에서 일과 관련된 글들을 찾다가 조직문화공작소의 '유준희 소장님'의 글에서 그림을 보게 되었죠. (관련 사이트의 글을 링크로 걸겠습니다. '전술적 성과가 적응적 성과를 이길 수 없는 이유' (조직문화 공작소 유준희 님)

글의 첫머리에 나와 있는 이야기가 참 인상적입니다. 조금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네덜란드 화가 피테르 브뤼헬의 그림 중에‘ 이카루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이라는 제목을 가진 작품이 있다. 참으로 재미있는 그림이다. 그림의 중앙에는 한 농부가 해 질 무렵까지 묵묵히 밭을 갈고 있는 모습이 있고, 그림의 주인공이어야 할 이카루스는 그림의 한쪽 모퉁이에 버둥거리는 다리만 겨우 보인다. 아마도 500년 전 브뤼헬은 세상의 주인공은 태양을 향해 날아오르는 이카루스가 아니라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라 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많은 사람들은 날아오르는 이카루스에 관심을 갖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그렇고 남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한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죠. 어쩌면 일종의 보상심리가 있을 수도 있고, 일상적인 것보다 일상적이지 않은 것이 더 희소성이 있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어쨌거나 그러한 관심도 이카루스가 날아오르는 일에 성공했을 때 일어날 일들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이카루스가 그런 시도를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유지하고 조금씩 그 역사의 시간을 만들어 가는 건 이카루스가 아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를 우리는 어쩌면 2017년 지금의 시점에서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기업은 성장해야 한다'라는 명제가 정확히 어디에서 왜 나왔는가에 대해서는 저도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성장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면 우리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이카루스'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중요성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1% 인재가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시대에서 99%의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에 의해서야 비로소 성장이 가능한 시대로 이행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링크) 이카로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


'추락하는 이카루스가 있는 풍경 Landscape with the Fall of Icarus'를 그린 대(大) 피터르 브뢰헬이 이 그림을 그릴 때의 마음이 궁금해지는 시간입니다. 어쩌면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 사람들이 생각하고 가치 있게 여겨야 할 그 무언가는 그리 크게 변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마칩니다.


전 그림을 보고 바로 이카루스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숨겨둔 이카루스란 ,

그림을 보면 볼수록 참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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