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t System으로서 HR

HR-er = Soft System Dedigner

by Opellie

2006년부터 공백없이 HR이라는 아이를 해왔는데 여전히 이 일이란 참 어렵습니다.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람이 행동할 수 있게 하고 그러한 행동들이 각자의 역할에서 모여서 기업이라는 하나의 조직이 성장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사람 역시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는 HR을 만들어보겠다고, 단지 말이 아니라 실무자로 실무를 직접 해나가면서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만들어 가겠노라고 나름의 선택을 했지만 어쩌면 이전의 어떤 시점보다도 더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얼마전 어느 건축가 분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 HR soft system designer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리적 환경이 아닌 제도적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해당 환경을 기반으로 기업 구성원이 하고자 하는 직무성과를 만들어내는 원리로서 환경이라고 할까요. 생각해보면 HR은 사실 그 자체로서는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직무이기도 합니다. 제 글 어디에선가 이야기했던 HR의 3요소가 있어야 비로소 무언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직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HR은 항상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에서 사람과 조직과 직무가 어떤 모습, 어떤 상태인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챙겨야 할 개념은 'As-Is 와 To-Be의 Gap'으로 정의되는 '문제'라는 단어입니다. 현실에 대해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이 As-Is 라면 To-Be가 있어야 Gap을 확인하고 개선점들을 만들어갈 수 있으니 말이죠. 이 To-Be를 저는 '방향성'이라는 단어로 계속 이야기를 합니다. 이 방향성은 해당 기업이 어떤 기업이 되길 원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경영진의 답이 되겠죠. 예를 들어 참여와 소통 중심의 조직이 되길 원한다는 방향성이 정해지면 그에 적합한 제도를 만들어 soft system을 HR이 만들고, 구성원은 그 soft system을 활용해서 직무행동을 수행하는 방식이 될 겁니다.


그런데 이러한 방향성, To-Be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진정 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에 대한 많은 고민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고민들이 많이 부족합니다. 물론 이런 고민을 하는 CEO 분도 있습니다. 진짜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머리 속에 떠오르는 한 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운이 좋은 아이라 할 수 있을까요.


soft system을 design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애요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미 일정 수준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우리 자신들입니다. 우리 자신의 경험을 맹신함으로써 이제 일을 배워나가는 누군가에게 우리 자신의 경험을 주입함으로써 system의 변화를 가로막는 역할을 바로 우리가 가진 경험들이 하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 자신의 경험을 사실 우리 자신도 100% 신뢰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 경험을 해봤기에 그 누구보다 그 경험이 불완전한 수준이었음을, 그리고 지금과 당시의 상황이 충분히 다름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 역시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로 하여금 경험을 맹신하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은 모르는 것에 대한 불안감과 아무짝에 쓸모없는 외형적 계층에 대한 자존감입니다. 아는 것이 주는 편안함과 외형적 권위에 기반한 쓸모없는 우월감 등이 결합되면 우리의 soft system은 10년 전 20년 전과 판박이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물론 보고서는 더 아름다워(?) 지겠지만 말이죠.


어려운 선택을 했기에 고민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어려운 선택과 판단을 했을 때 그 선택과 판단이 우리가 원하는 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그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왔기에 만 12년 남짓 HR이라는 끈을 이어오고 있고 이렇게 글도 쓰고 있지만, 어쩌면 12년 남짓의 HR담당자로서의 시간에서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만난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의 말처럼 저는 일련의 선택을 했고 시간은 지금도 흘러갑니다. 이제는 그 시간의 결과물이 의도했던 모습에 가깝게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일만 남았겠죠.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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