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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un 03. 2018

Unique한 존재로서의 나

unique 한 존재로서 나 자신을 그리며

같이 일한 지 4~5개월 정도 되는 친구에게 물어봤습니다. 4~5개월 같이 일해보니 opellie라는 아이가 어떤 사람인 거 같냐고. 돌아온 대답은 잘 모르겠다 였는데 여기에 단서가 하나 붙었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현재 기업에 서 기존에 찾아보기 힘든 유형인 것 같다고.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 이상한 놈 스틸 컷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65674

일단 제가 좋은 놈이 아닌 것은 어느 정도 인정합니다. 무작정 사람들에게 좋은 이야기만 하는 것이 제가 하는 일과 부합되지도 않을뿐더러 저 역시나 하나의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는 이기심이나 편안함의 추구에서 자유롭지 못한 까닭입니다. 다만 나쁜 놈은 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하지 않으려 하고, 일을 함에 있어 특정인의 이익을 위한 제도를 만들지 않고 무엇이 옳은가를 좀 더 고민하고자 노력합니다. 


이제 남은 건 '이상한' 놈인데 저 자신에 대해 생각건대 위의 친구가 저에 대해 이야기한 것처럼 조금은 '이상한' 놈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반적이지는 않다'라는 의미라 할까요. 수년 간 아무도 물어본 적 없는 '왜 하는가'를 물어본다거나 군대에서 중대장님의 소대 개편에 대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를 한다거나 지금 당장 쓸 수 없음에도 여기 저기 배우러 다닌다거나 선배들이 말하는 대로 배워서 하기 보다는 제 방식대로 변형해서 하는 걸 선택하는 것 등의 모습들을 보면 위의 친구 말처럼 적어도 제 주변에게는 '이상한 the weird' 놈으로 보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될 수도 있겠지요. 


제가 이상하다는 평을 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선배들이 말하는 대로 혹은 누군가 관행이라 말하는 것 대로 행하기보다는 그것에 대해 '왜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던 것이 영향을 많이 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들 네 알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제도에 대해 '근데 그걸 하는 이유가 뭘까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고 할까요. 덕분에 '이상한' 놈이 되기도 했으나 그 '이상함' 덕분에 오히려 누군가가 슬쩍 포기하고 남겨진 프로젝트를 기한 내 완료하기도 했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매뉴얼들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자는 불가능하고 외부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Data와 제도를 혼자 만들어볼 수 있었다는 생각도 합니다. 만일 누군가의 말을 듣고 Yes Man이 되어 있었다면 무언가를 해보려는 시도 자체를 안했을테니 말입니다. 대학원에서 제가 만든 data와 제도를 발표했을 때 당시 교수님의 질문을 기억합니다. 

"얼마 주고 만든 건가요?" 

그래서 당당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만들었습니다."라고.


숫자보다 문자가 편한 아이의 새로운 모험이 시작됩니다.


대학만 가면 수학을 안 해도 될 거라 생각했으나 통계와 경제학에 철저히 무너지고, 사회에 나오면 좀 나아지리라 생각했으나 출근 첫날 계산기를 빨리 두드리지 못한다고 혼이 났던 저였는데, 다소 충동구매의 성격이 포함되어 있는 데이터 사이언스 입문교육을 신청했습니다. 뜬금없이 왠 프로그래밍이냐라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HR을 제대로 해낼 수 있기 위해 데이터를 직접 가공하는 능력은 필수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기존의 제도들을 그대로 배워서 행하는 것이 아닌 '이상한 the weird' 놈으로서 기존의 제도를 재해석하고 변형하는 방식으로 HR을 대하고자 한다면 말이죠. 새로운 배움으로 기존의 HR을 다시금 돌아보는 일은 분명 재미있는 일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일전에 직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가 직무를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주어진 것에서 만들어가는 것으로서의 직무

처음 입사 당시의 직무는 주어진 것이지만 그것을 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직무를 만들어 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쩌면 '이상한 the weird' 놈으로서 우리들이 더욱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들이 하고 있는 직무가 주어진 것 , 그 상태로 머물러서 '원래 그래 왔어'라는 문장과 친구가 되지 않고 '과거에는 이랬는데 이렇게 만들어져 왔어'라는 문장과 어울릴 수 있도록, 그리고 기왕이면 이 말을 하는 우리 자신들이 '그리고 그걸 내가 했어'라고 말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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