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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ul 15. 2018

배움의 방향

배운다는 것의 두 가지 모습에 대하여

HR에 대한 나름의 이야기를 해보려 이런저런 방식으로 생각을 정리하다가 '배운다는 것'에 대해 나름의 생각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나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 Ego sum operarius studens' 라는 문장을 인상깊다 말하면서도 '배우는 방식' 내지 '배움의 방향'에 대해서는 그리 많은 생각을 하지 못했던 셈입니다. 


HR을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때를 이야기하라면 단연 처음 HR을 시작했을 때부터 3년 전후 정도의 기간을 이야기합니다. 그냥 모든 게 새로웠고 매일 새로운 지식과 경험과 생각을 배웠고 늘 들고 다니는 외장하드에는 매일 무언가 자료가 업데이트 되는 시기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무언가 내가 배우고 있다는 느낌을 매일 느낄 수 있는 시기라 할 수 있습니다. 

배운다는 것, Ego sum perarius studens의 의미
'밖에서 안으로의 배움'으로 시작해서 
'안에서 밖으로의 배움'으로 완성해가는 과정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배운다는 느낌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세미나, 책 등 활동은 기존과 비슷한데 input을 통해 배우는 무언가는 갈수록 그것도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무언가 좀 더 근본적인 배움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 셈입니다. 생각에 생각을 이어 다다른 곳은 '배움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HR-er로서 출발해서 나아가는 시간 동안의 배움은 '밖에서 안으로의 배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 자신을 기준으로 외부의 지식, 기술, 경험이 들어와서 쌓이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것만으로 '배운다는 느낌'을 느끼기 어려운 상황을 만납니다. 그래서 HR 이외의 영역으로 직접은 아니더라도 그 배움의 영역을 조금 넓혀보기도 하지만 제가 가진 용량의 한계에 부딪힙니다. 


지금의 배움의 방식은 '안에서 밖으로의 배움'이라 말할 수 있을 듯합니다. 10여 년 동안 배웠던, 그리고 경험하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을 '나'를 기준으로 '나' 이외에 외부로 꺼내는 방식입니다. 배운 것을 꺼내어 이야기하기 위해 배운 것들을 돌아보고 연결하고 정리하면서 '밖에서 안으로의 배움'에서 느끼지 못한 무언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자신이 얼마나 아는 게 부족한가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안에서 밖으로의 배움'은 기본적으로 '밖에서 안으로의 배움'이 지속되고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 다만 차이점은 그렇게 들어오는 input에 대해 그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그것을 정리해서 우리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는 '밖에서 안으로의 배움'이 부족한 상황에서 '안에서 밖으로의 배움'을 이어간다면 제대로 된 배움을 얻기 어렵게 됨을 의미합니다. 사실 저도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안에서 밖으로의 배움'은 결국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돌아보고 옳은가에 대해 고민하고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통해 그들을 확인하면서 나만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가치와 그 과정을 누군가와 공유하면서 생각의 양과 질을 넓히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HR에 대해 낯선 분들에게 이야기드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 번은 '감동'이라는 표현을 답례로 받았고 다른 한 번은 '다소 시니컬한' 인사를 받았습니다. 한 이야기는 같았지만 앞에서는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고 , 다른 편에서는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는 길에 생각합니다. 

' 나 아닌 다른 이에게 내 생각을 전달하고 공감을 받는 일은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아직 난 멀었다'

하지만 계속 노력을 해보려고 합니다. 가능성은 어딘가에 존재하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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