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에 대한 생각 정리글 1차 2편 - HR의 요소와 조직의 성장|측정
본 글은 HR을 해왔고 하고 있는 실무자가 HR과 그 역할에 대해 경험을 통해 만들어 온 생각을 정리한 이야기입니다. 지나온 시간에 이론이나 실무적 경험 등이 일부 포함되어 있으나 전체적인 논리에는 주관적 생각이 많이 개입되어 있으므로 이 점 참고하시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opellie의 HR은 기본적으로 사람, 조직, 직무라는 세 요소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합니다. 여기에서 세 요소의 상호작용은 그 전에 이 세 요소가 서로 동등한 위치에 있음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조직이 필요로 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조직은 그러한 사람의 역량을 빌리는 대가로 그에 적합한 보상을 제공하며 직무는 이 두 요소, 즉 사람과 조직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그 위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HR은 위의 HR을 구성하는 세 요소가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직무는 그 자체로 매개체로서 역할을 하면서 사람과 조직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게 되므로, HR에서 우리가 '성장'의 관점을 직접적으로 적용하게 되는 대상은 'HR의 대상으로서의 사람'과 'HR의 물리적 범위로서의 조직'이라는 두 요소가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주로 조직과 사람이라는 두 요소의 성장 관점에서 HR이 구체화되어가는 과정을 하나씩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가능하다면 종전의 HR이 '애팔래치아 산맥 어느 중간에 경영과 함께 머물러서 정상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이유'와 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려 합니다.
1-1. 조직의 성장 - 조직성과의 측정
조직의 성장은 '조직이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조직이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말은 3~5년 수준의 장기적 계획의 수립과 그에 따른 1회계연도 기준의 단기적 성과가 나고 있음을 의미합합니다. 따라서 이 영역은 조직성과의 '측정'이라는 영역으로 연결됩니다. 사실 많은 기업들의 경우 조직성과의 측정영역을 HR이 아닌 전사기획 혹은 전략부서에서 수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직성과의 측정을 어느 부서에서 해야 하는가?라는 논의는 그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느 부서에서 하건 간에 HR이 조직성과에 관여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개인의 성과 측정 영역은 적어도 HR의 영역이라면 조직성과와 개인과의 연계성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조직성과의 측정을 HR의 영역에서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상과의 연결성에 있습니다. 조직성과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많은 경우 보상의 영역은 정해진 범위 내에서 개인의 성과에 기반한 차등을 그 기준으로 삼게 됩니다. 이는 상대평가에 기반한 등급제, 서열화 라는 장치들을 사용하게 되지만 익히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이는 매년 보상관련 제도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들을 남기곤 합니다. 등급제, 서열화 등의 장치는 과거 소수의 핵심인재에 의한 성과로서 조직성과가 정의되었을 때에 적합한 장치들이라면, 만일 우리 조직이 소수가 아닌 각 직무의 전문가에 의한 시너지를 만드는 조직이 되길 원한다면 보상의 장치들 역시 바꿀 필요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글은 조직성과를 제대로 측정해 냄으로써 조직성과에 기반한 보상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개인의 성과를 추가로 반영하는 형태로 보상의 구조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조직성과의 측정을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용어가 있습니다. '측정'과 'KRI'와 'KPI'라는 세 단어 입니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세 단어를 이야기하는 건 우리가 단어를 사용할 때 그 단어가 가지는 개념적 정의 차원에서 공통의 인식을 확보하기 위함에 있습니다.
'측정한다'는 말을 우리는 우리가 지나온 경험을 통해 '평가' 내지 '판단'을 받는다는 의미로 이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본 글에서 이야기하는 '측정'이란 일종의 '진단'의 개념으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평가 내지 판단'이 우리가 지나온 시간에 대하여 잘했는지 혹은 못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우리가 세운 장기계획 및 이의 달성을 위한 1 사업년도 혹은 분기나 반기 목표에 맞게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현재의 우리를 수시로 확인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예측을 강화해 나가는 일종의 조직차원에서의 성찰reflection 과정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측정을 위해 우리는 KRI와 KPI의 개념을 이해하고 그 개념에 맞게 이들 도구들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데이비드 파멘터의 '핵심성과지표의 개발과 활용 / InterworkSolutions / p27'에서 KRI와 KPI는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KRI : 어떤 관점이나 주요 성공요소에 대해 어떻게 했는지를 보여주는 것
KPI : 극적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
다만 본 글에서는 위의 KRI와 KPI의 개념을 사용하되 아래와 같이 부연을 하고자 합니다.
KRI : 저량貯量, 즉 어떤 특정시점을 기준으로 파악된 상태, 결과물
KPI : 유량流量, 즉 일정 기간동안 발생한 변화의 양 , 추이
* 저량 / 유량의 개념은 아래 주소의 개념을 차용하였습니다.
(출처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8987&cid=43659&categoryId=43659) \
조직성과의 측정에 있어 KRI는 특정 시점에 도출되는 결과물입니다. 이 결과물은 우리가 지나온 시간의 결과물로 구체적이고 비교적 정량적인 특성을 가집니다. 매출액, 영업이익, EBITDA, 고객 만족도, 투하자본수익율 등 우리에게 다소 익숙한 아이들은 대부분 KRI에 해당합니다. 반면 KPI는 일정 기간동안 발생한 변화의 양, 추이를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상위 10% 고객에 대한 판매비율 증가추이, 신상품 정착율 추이, 고객 클레임 건수 추이 등을 이야기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KRI는 과거 우리가 지나온 시간부터 특정 시점의 현재까지의 성과를, KPI는 현재 시점부터 앞으로의 성과를 이야기하게 됩니다. 조직성과에서 KRI와 KPI를 모두 다뤄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의 우리들은 많은 경우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EBITDA 등과 같이 정량화가 가능한 항목들을 KPI로 사용해온 경향이 있습니다. 정량화를 해야 한다며 작위적으로 비용절감 OOO원 등의 애매한 목표와 지표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우리가 주로 지나온 시간을 판단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가 많이 경험했던 소위 '단기 실적'에만 집중하는 모습으로 발현됩니다. 매년 신년사 등을 통해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우리 개개인에게 HR제도들은 과거의 모습에만 치중해 있었던 셈입니다.
앞에서 KRI와 KPI의 개념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우리가 이러한 용어를 대할 때 항상 주의해야 할 점은 우리가 만들어 놓은 지표가 KRI 혹은 KPI가 맞는가? 아닌가?에 대한 논의가 아닌 그것이 정말 우리의 현재를 확인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라는 질문을 계속 해나가는 일입니다. 어떤 개념이 형상화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을 때 우리는 그들의 유혹에 넘어가곤 합니다. 이와 관련해 아래에 관련하여 생각해볼 문구를 남깁니다.
이 모든 여정에 나설 때 어둠 속에서 지침을 제공할 GPS나 인공위성처럼 모든 다양한 요소를 하나의 틀 안에 통합할 수 있는 모형이나 이론이 있을 것이라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진정한 감정가는 하나의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탐색의 핵심은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능숙한 해석에 있다.
센스메이킹 / 크리스티안 마두스베르그 지음 / 위즈덤하우스 /p269
위의 문구를 되새기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실에서 당장 무언가를 해야 하는 실무자 입장이므로 KRI와 KPI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위에서 제시한 저량과 유량의 개념을 활용해 보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겁니다. 이 기준으로 KRI와 KPI를 구분해보면 아래와 같은 형태가 될 듯 합니다.
KRI : 매출액, 영업이익, EBITDA 등 재무지표, 판매관리비율
KPI : 우수고객 혹은 우수협력사 변동 추이, 시장점유율 변동 추이, 전략상품 판매추이 등
얼핏 왜 이를 구분하는가? 라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KRI는 말 그대로 최종 산출물인 반면 KPI는 기대하는 최종 산출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의 점검지표로서 KRI보다 더 세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KPI를 잘 관리해나가면 우리가 바라는 KRI가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는 전제가 바탕에 자리잡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번 KRI 혹은 KPI를 설정했다고 해서 그것이 정답이라고 단정하고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위에서 말한 전제가 틀릴 수 있게 되므로 그 전제가 인과관계가 됨을 우리는 계속 확인하고 업데이트 하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정답을 원하는 우리들에게 그래서 측정이라는 영역이 어려운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2. 조직의 성장 - 조직설계> 로 이어서 이야기를 남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