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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Sep 21. 2018

Opellie's HR 직무분석

앞에서 이야기한 모든 HR의 기본이 되는 아이, 직무정보

보상의 bible이라 불리는 밀코비치의 '보상'이라는 책을 볼 때 가장 먼저 하실 것을 추천드리는 건 목차를 보는 일입니다. 사람마다 책을 보는 스타일이 다르고 개인적으로 책을 볼 때 목차를 그리 잘 보는 편은 아니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 목차를 먼저 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기본적으로 책이 가진 양이 워낙 방대하기도 하거니와 보상을 제대로 하기 위해 필요한 HR의 영역들을 모두 다루고 있는 까닭입니다.


이전의 글에서 사람과 조직, 직무의 성장과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지만 사실 이들을 이야기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건 '직무'에 대한 이해입니다. 우리가 '직무에 대한 이해'라고 말할 때 익히 한 번 쯤은 들어 본 직무분석을 이야기하겠지만 제가 이야기하는 직무에 대한 이해는 직무분석의 요소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이 직무를 왜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라 말하는 것이 더 적합할 듯 합니다. 일부 분들은 '이상적'인 이야기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는 그런 이야기죠.


직무분석의 요소는 기본적으로 구체성을 일정부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행동 Activities, 과업 Tasks, 필요한 지식/스킬/태도 Knowledge/Skill/Attitude, 조금 더 과거로 들어가면 각 과업별로 수행하는 주기 및 소요시간을 일/주/월/년 단위로 나누어 만드는 작업의 결과물들 입니다.


직무분석에 대한 실무차원의 회의적 견해들

그런데 한편으로는 직무분석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도 있습니다. 소위 구체성이란 기록으로 남기는 것인데 그 기록으로 남기는 것 자체가 하나의 목적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점(문서로 만들어 놓고 문서보관 캐비닛에 고이 모셔두었다가 연례행사처럼 업데이트만 반복하는)과 직무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업데이트 주기가 짧아진다는 점, 유사한 기능을 하지만 대규모 기업과 중소 혹은 벤쳐 기업에서의 직무분석의 결과물이 같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명시된 직무분석 결과물에 anchor를 두면서 유기체로서 하나의 기업에 대한 가치가 아닌 특정 직무 자체의 성과, 즉 개인의 성과에만 몰입한다는 점(직무의 모든 영역을 완벽히 문서화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등이 그 근거로 제시됩니다.


글을 통해 이야기드리는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opellie라는 아이가 생각하는 HR에서 직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본 글에서 이야기하는 직무에 대한 분석은 일반적인 직무분석과 비교해 보면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등을 도출하는 면에서는 같다고 할 수 있지만 종전의 직무분석이 가지고 있던 구체성을 약화시키고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이들의 사고의 힘을 빌어 실무자 스스로가 직무를 그들의 사고 속에서 구체화시키는 과정을 이행하도록 하는 일종의 가이드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opellie가 생각하는 실무입장에서의 직무분석 방법

본 글에서 이야기하는 직무에 대한 분석 방법은 크게 연역적 방법과 귀납적 방법으로 구분합니다.


1. 연역적 방법

말 그대로 이미 알고 있거나 실무자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직무에 대한 신념을 근거로 직무를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이전에 글들에서 HR의 미션으로 '사람과 조직, 직무의 성장을 돕는다' 라고 말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사람의 성장에서 전문성, 조직의 성장에서 조직의 성과 등을 이야기했던 것이 이러한 방식에 해당합니다. 이는 특정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신념 내지 가치체계와 연결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공부방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HR을 하면서 HR을 통해 적어도 우리 기업과 그 기업을 구성하는 임직원,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직무에 대해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 즉 성장을 도울 수 있는 방향으로의 도움으로 연결짓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전에 소개드렸던 아래의 그림형태를 그 예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연역적 방법에 의한 직무분석 예시 by opellie


2. 귀납적 방법

실무적으로 보면, 저를 포함해서, 우리는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져 왔습니다. 선생님에게 질문을 던지고 토론하는 과정보다는 선생님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배우는 과정에 익숙해있는 셈입니다. 이에 사회에 나오는 시기에 연역적 방법을 적용하기 위한 일종의 가치를 잡는다는 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리고 직무라는 것 자체가 그 직무를 실제 경험하고 행해보지 않은 채 이론적으로만 접근할 경우 그 직무의 수행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직무에 대한 경험을 통해 직무에 대한 이해를 확보해나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일정 수준의 양적차원의 직무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가를 도출해내는 방식을 본 글에서는 귀납적 방법으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연역적 방법에 의한 직무분석의 예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MTP(Massive Transformative Purpose)의 설정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미션 혹은 비젼과의 차이점은 이들이 미래의 모습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MTP는 현재를 기준으로 이야기한다는 점일 듯 합니다. '우리 기업만의 차별화된 HR제도를 수립한다' 와 '사람과 조직, 직무의 성장을 돕는다' 의 차이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전자는 차별화된 HR이 어떤 모습인가에 대해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후자는 미래에 어떤 모습이 될 지는 모르지만 후자는 HR이 이 세 HR요소가 성장할 수 있도록 역할을 수행한다면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바람직한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MTP의 세분화

'사람과 조직, 직무의 성장을 돕는다'라는 MTP를 놓고 이를 기존에 실무자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사고를 바탕으로 이를 세분화합니다. 이를 위해 '사람이 성장한다는 것'과 '조직이 성장한다는 것', '직무가 성장한다는 것'이 각각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opellie의 HR에서는 이를 각각 전문성의 확보, 지속적인 성과, 만들어가는 것으로서의 직무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3. 구체적 주요 과업의 설계

사람과 조직, 직무의 성장에 대하여 각 요소가 성장한다는 것의 의미를 확인했다면 각각의 성장을 위해 HR이 해야 할 구체적 역할, 특히 구체적 제도의 설계와 운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합니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이 수직과 수평축을 기준으로 전문성의 판단, 조직성과를 위한 측정지표와 조직설계에 대한 고민, 주어진 직무를 만들어가는 직무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 등을 하게 됩니다.


귀납적 방법에 의한 직무분석의 예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구체적 산출물 리스트의 작성

구체적 산출물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용은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대상이 명확해진다는 데 있습니다. 직무를 수행하면서 만들어내는 보고서나 자료들, 영수증, 결과적 행동들을 리스트로 작성합니다. 작성할 때 해당 직무를 담당하는 이가 여럿이라면 모여서 개별적으로 작성한 후 이를 공유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NGT방식을 일부 활용합니다.


2. 영향요인/협력관계 리스트의 작성

기업 내 단위조직 / 단위직무에서 만들어 낸 산출물은 대부분 그 자체로서 바로 기업의 이익과 연결된다기 보다는 다른 직무와 연결되어 궁극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형태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만든 산출물이 어떤 단위조직 / 직무에서 활용되거나 필요로 하는지와 왜 필요로 하는지, 즉 영향요인에 대하여 확인할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영향력의 정의

영향요인과 협력관계 리스트가 작성되면 해당 직무가 어떤 영향력을 타 직무에 미치는가에 대해 그 영향력을 정의합니다. 『산출물을 OOO에게 제공함으로써 OOO를 달성한다/창출한다/기여한다. 』에서 서술어에 해당합니다.


4. MTP의 작성: 산출물 - 협력관계 - 영향력의 연결

최대한 많은 다대 다 연결고리를 만들어 보면서 만들어진 결과물들을 포괄할 수 있는 하나의 MTP를 작성합니다.


귀납적 방법론의 경우 상기의 1~4까지 단계를 모두 진행할 경우 해당 직무의 주요 산출물과 협력관계, 영향요인 등에 대하여 펼쳐진 자료들을 확보할 수 있고 이들을 MTP를 중심으로 정리하여 나름의 직무분석의 항목들을 구성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채용 등에 필요한 직무요건 / 기초역량 등을 추가하면 됩니다.


상기의 직무를 분석하는 방식에 대하여

직무를 분석하여 구체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 누군가는 R&A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오히려 그것이 상호간의 협력을 해치거나 사람들로 하여금 구체적인 무언가에 anchor를 두게 유도하는 결과를 만든다고 말을 합니다. 두 입장을 어느 것이 맞고 틀리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고정된 작업방식, 예를 들면 기계장치를 기준으로 행동이 일어나는 직무, 의 경우 직무에 대한 분석은 R&A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8h이라는 정해진 시간동안 최적의 효율, 다음 날의 노동까지 고려하여, 을 위해 1h 당 몇 번의 삽질을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죠. 그런데 유동적 작업방식, 예를 들면 기획력이 필요한 직무, 의 경우 8h동안 의무적 노동을 규정하는 것이 반드시 최적이라 말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창의력 측면에서는 일을 미루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애덤 그랜트의 이야기와 그 맥을 같이 합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누구나 '사고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경험과 지식 등에 따라 그 '사고력'의 양적 질적 측면에서 차이가 존재할 뿐입니다. 직무를 분석한 데이터는 사람들의 사고와 결합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사고가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정답처럼 무조건 고성과자는 이러한 행동을 해야 한다 라는 메시지가 아니라 이러한 MTP를 위해서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라는 질문을 유도하는 기본자료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무 분석의 결과는 이러한 사고를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technic을 제공하고, 그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달성하고자 하는 바를 MTP로 기술하는 형태로 도출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도출된 MTP를 가지고 우리는 위에서 살펴본 연역적 방법론으로 우리의 일들을 구체화시켜볼 수 있을 겁니다. MTP가 정해졌고 그 MTP를 수행하는 형태나 방법론은 실무자에게 맡기는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행동양식이나 형태에 대한 규정이 직무기술서나 명세서에 굳이 기재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도출된 MTP는 기업전체조직차원에서의 문화 대신 단위조직 혹은 직무단위에서의 문화를 형성하고 그 문화가 사고를 통해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합니다. 좀 더 생각해보면 기업 차원의 MTP를 만드는 것으로도 이어갈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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