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하지 않았던 새롭지 않은 새로운 인재 관리법
'얼라이언스를 위하여'
예전에 하던 게임에서 나오던 문구를 책으로 만납니다. 물론 게임에 관한 책은 아니고 책의 부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 관리법'처럼 HR / 경영에 대한 책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이미 알고 있지만 누군가 먼저 행하지 못하고 있는 새롭지 않은 새로운 인재 관리법입니다. 기본적으로 책에서 이야기하는 방법론이나 개념들이 우리나라의 노동시장과 다소 맞지 않는 부분도 존재할 수 있을 겁니다. 이는 특히 인식론에서의 차이가 아닐까 싶지만 예를 들어 '복무협약'의 성격을 잘못 이해하고 활용할 경우 근로계약과 혼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단계적 복무계약이라는 형태 자체가 '기간제 근로'와 같은 것으로 비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인재관리에 대한 기본철학은 우리가 한 번 쯤 고려해봄직하다는 생각을 남기며 책 소개를 시작합니다.
도서명: 얼라이언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 관리법
저 자: 리드 호프먼, 벤 카스노카, 크리스 예
출판사: 한국경제신문
이 책의 목표는 직원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고용 모델에서 노사가 동등한 위치에서 협력하는 모델로 전환시킬 수 있는 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p16
HR을 전문성 개념을 기준으로 포지셔닝하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맹 Aliance'라는 단어는 매력적인 단어인 듯 합니다. '동맹에 기반을 두는 고용모델은 ~(중략) ~ 기업은 경쟁력을 창출하고 직원은 자기 기반을 넓히도록 촉진한다. p16'는 말처럼 전문성 개념에 기반한 HR은 기업과 개인의 동맹관계를 가능하게 하고 이를 통해 기업과 개인 모두의 성장이 가능한 형태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서 복무 협약을 다루면서 ~ 그때그때 전략적 목표를 설정한다고 말했지만, '사명 선언문'에 명시하는 목표는 그런 목표와 다르다. 사명이란 기업을 이끌어가는 원칙이자 목적을 말한다. p74
때때로 우리는 상황에 따른 판단이라는 이유로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말이 다른 리더들을 종종 만나곤 합니다. 그 분들이 말하는 상황론은 그 자체로서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없지만 '사명' 자체를 왜곡시키는 것이어서는 안됩니다. HR에 있어 '사명'은 우리가 HR을 하면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연결됩니다. 기업 구성원에게 상황론을 이유로 매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HR은 HR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operation을 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회사는 직원과 복무 협약을 맺을 때마다 적절한 교집합을 찾아내야 한다. 이때 교집합은 복무 기간이 될 수도 있고 업무 성격이나 그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p80
책은 '직원의 이익과 관심사'와 '기업의 이익과 관심사'의 두 영역의 교집합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 교집합 영역이 많아질수록 복무 계약이 장기 복무로 연결됨을 의미합니다. HR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이 가진 특성과 직무가 가진 특성, 그리고 기업이 원하는 특성의 세 HR의 요소가 만들어내는 교집합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세 요소의 교집합이 월등히 크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우리 기업의 연결성을 확보해줄 수 있는 중요 인재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 반대로 그 교집합이 작다면 단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무조건 기간의 정함이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기간의 정함이 없더라도 서로가 공통의 인식을 바탕으로 일종의 합의를 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마지막까지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나감을 의미합니다.
복무 협약은 노사가 서로 존중하고 중시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비공식적 합의로 노사 동맹을 지탱하는 것은 법이 아니라 도덕이다. 그렇다고 복무 협약의 도덕적 의무를 서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p101
따라서 책에서는 '신뢰'를 강조합니다. 복무 협약은 상호간 '신뢰'를 기반으로 함을 의미합니다. 익히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신뢰는 한 번 금이 가면 회복하기 무척이나 어려운 대상입니다. 복무 협약을 상황론 등을 이유로 회사의 지위로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등의 일이 발생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겁니다. 나쁜 일은 가만히 있으면 자연스럽게 발생하지만 좋은 일은 인위적인 노력이 있어야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임원들은 자신들의 인적 네트워크보다 어쩌면 더 크고 유익한 자원에 대해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하자면 기업 내 신참까지 포함해 전 직원이 형성하는 인적 네트워크와 그들의 집단 지성을 무시한다. p117
어쩌면 우리 기업들에서 가장 잘 못하고 있고 가장 하는 걸 두려워하는 영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리더 입장에서 예측하지 못하는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고 그 변수에 대해 대응할 자신이 없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이미 많은 책과 자료들을 통해 집단 지성이 오늘날 매우 중요하다는 건 우리 모두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어도 행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과 마찮가지라고 합니다. 이젠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책 분량은 많지 않지만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간결하게 잘 담겨 있는 책입니다. 서두에서 이야기드렸듯 국내 노동환경과 다소 맞지 않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그 철학이나 방향성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는 내용입니다. 책의 결론에 제시된 단락을 전체적인 소견을 대신하여 남기며 책 소개를 마칩니다.
자유계약 시대가 도래했다. 재계에서는 눈앞의 단기 성과에 치중하면서 장기 투자를 등한시하는 관행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노와 사가 서로 충성하지 않는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를 계획할 수가 없다. 장기적 관점에서 사고하지 않는 기업은 미래를 위해 투자할 수 없다. 그리고 미래 기회와 기술에 투자하지 않는 기업은 이미 소멸 과정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 p181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