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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기획자의 습관

by Opellie

책을 고를 때 보통 관심있는 주제를 고려하긴 하짐만 저자를 고려하지는 않았습니다. 책을 사고 보니 이전에 소개드렸던 '본질의 발견'의 저자이신 최장순 저자님의 책입니다. 그리고 역시나 개인적으로 참 고맙고 즐겁게 읽은 책이 되었습니다. '기획자의 습관' 소개를 시작합니다.


도서명: 기획자의 습관

저 자: 최장순 저자님

출판사: 홍익출판사


기획이라는 단어가 주는 억압감으로부터 해방되기를-
공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하고 즐겁게 상상하는 습관을 기르길-
기획의 방법론, 혹은 공식을 달달 외우는 일은 이제 그만하기를- p017

생각이 필요한 기획성 업무를 대할 때 사무실 책상에 있다가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공간이 있다면 일종의 '배회'를 하기도 하죠. 다리를 움직이며 공간을 이동하고 그 과정에서 혼자 중얼거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혹여나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기에 비교적 조용한 공간을 찾기도 합니다. 애덤 그랜트의 TED영상에서 이야기한 Pre-crastinator와 Procrastinator 사이의 어느 중간지점에 오리지널스가 위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활자 문명으로 대중의 문명화가 촉진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지식의 획일화, 지성의 균일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는 게 주요한 진단이다. p045

특히 우리나라는 획일화된 지식, 균일화된 지성을 일종의 정답으로 받아들이고 외우는 형태의 교육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HR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의 '기획'을 저해하는 요인일 듯 합니다. 그래도 요즘은 조금 달라진 듯도 합니다. 획일화된 지식과 지성을 배운 저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디어를 가진 어린 친구들을 만나면서 갖게 된 생각입니다. 저 스스로도 제 경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들이 종종 보이지만 어쩌면 우리나라가 마주하게 될 큰 도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거리는 어디로 가지 않는다. 늘 그곳에 있다. 단지 조금씩 변화할 뿐이다. ~ 인위적으로 만든 트렌드 보고서나 책보다 거리에서의 관찰을 생활화해보자. p091

어제와 오늘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2008년과 2018년의 오늘은 많이 다릅니다. 그리고 그 다름은 어제와 오늘의 보이지 않는 변화가 누적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리더분들 중에서 실무적인 움직임과 변화를 무시하고 책을 보거나 조찬모임 등을 통해 구성원에게 인위적 push를 하는 경우를 종종 마주합니다. 변화란 현장에 대한 관찰을 통해 도출될 수 있음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록은 책상에서만 하는 것이 아아니다. 잊지 말자. 정리의 시작은 기록이다.

같이 일하는 친구와 일을 시작하면서 한 이야기 중 하나가 메모 입니다. 메모란 다시 말해 생각들을 그 순간에 정리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위해 우리는 언제든 메모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 폰이 될 수도 있고 메모지나 노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수단이 생각에 개입하지 않도록 최대한 우리 자신에게 자연스럽고 편한 방법을 만들어 두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제 경우 입고 다니는 외투의 안주머니에는 항상 정해진 펜과 메모지가 있습니다. 순간 든 생각을 기록하는데 있어야 할 메모지와 펜이 없다면 순간 생각은 '개입'을 당하게 됩니다. 자칫 생각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발생함을 의미합니다.

지금의 현상과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있어야 한다. 대안까지 내세울 수 있으면 더없이 훌륭하다. p124

지금의 현상과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인사이트의 확보를 위해 필요한 건 다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지금의 현상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 즉 지나온 시간으로서 과거(1초 전까지를 포함)에 대한 이해이고, 다른 하나는 앞의 과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재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대안을 내세운다는 건 과거 - 현재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책은 라면이 아니다. 한 봉지 다 먹어야 다른 한 봉지를 사는 라면 같은 게 아니란 말이다. p165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제성을 저 자신에게 부여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신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고자 노력합니다. 독서도 이와 같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가 아니라 책을 내가 왜 읽고 있는가를 생각합니다. 책을 사놓고 책을 사놓은 것에만 집중하면 안되겠지만 잠시 접어두고 다른 책을 보는 건 개인적으로는 좋은 독서 방법론 중 하나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경청보다는 말하기를 중시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무조건 반박해야 한다는 강박을 지닌 사람들이 있다. p175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사고의 기초에 '경쟁'이라는 요소가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쟁은 승자와 패자를 만듭니다. 토론이란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의 생각에 대한 공통과 차이를 이해하고 일종의 수렴점을 찾는 과정인데 상대방의 논리적 헛점을 찾아 무너뜨림으로써 '승리'하는 것처럼 진행되는 경우처럼 말이죠. 사실 저도 그랬던 적이 있긴 합니다. 그랬다가 스스로 만든 논리에 무너졌던 경험입니다. 쉽지 않지만 우리가 위의 강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저자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에게 대하는 더 나은 이해를 위한 것이지, 내 입장을 관철시켜 상대를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니까.p182" 라고

텍스트는 일단 만들어지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자기의 고유한 의미체계들을 만들어간다.(텍스트 자체의 의미) 또한 독자들은 텍스트를 읽으며 자신이 처한 상황적 맥락과 지적 역량에 따라 자기만의의 해석을 만들어간다. (독자적 의미)p276

제가 책을 보고 작성하는 '책 이야기'는 '텍스트 자체의 의미' 보다는 '독자적 의미'에 가깝습니다. 내 책의 이야기가 이렇게도 해석될 수 있겠구나 라는 이야기를 건네신 어느 작가분의 말씀처럼 말이죠. 텍스트를 작성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도 제 글이 '독자의 의미'로 재해석 되길 바랍니다. 그 '독자의 의미'는 어쩌면 자 자신에게 좋은 생각의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책을 보고 났을 때는 항상 아련한 여운이 남습니다. 어느 책들보다 빠르게 읽히고 읽는데 드는 시간이 더 줄어들었음에도 남아있는 여운은 그 어느 책보다도 강합니다. 최장순 저자님의 '기획자의 습관'을 '여운이 남는 책'으로 소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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