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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다시, 장인이다

일하는 것과 노동하는 것의 차이에 대하여

by Opellie

2018년 가을 즈음에 '장인성 연구 네트워크' 라는 모임에 가입을 했습니다. 지난 11월 JRN 포럼이 연세대학교에서 있었고 회원으로 가입하고 처음으로 오프라인 포럼에 참석을 했습니다. 본 모임에 가입한 가장 큰 이유는 제가 HR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성장'의 한 축으로서 이야기하는 '전문성'과 그 방향과 의미 측면에서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결과론으로 제 기대가 어느 정도는 맞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11월 포럼에 참석하여 열심히 듣고 돌아오는 길에 장인성연구네트워크 이사장이시고 해당 포럼의 기조연설을 해주신 장원섭 교수님의 책을 주문했습니다. 장인성이라는 개념을 제가 그려보고 있는 HR이라는 영역에서 HRD분야가 아닌 HRM분야에서 '전문성'과 연결지어 생각해 보기 위해 무엇보다 교수님의 책을 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본 책을 구입하게 된 계기입니다. 만일 HR에 대해 저와 유사한 생각을 하고 있는 분이라면 같이 읽고 이야기해볼 수 있는 책으로 소개드리며 opellie의 책이야기 방식으로 몇 내용들을 발췌하여 소개드립니다.


도서명: 다시, 장인이다

저 자 : 장원섭 교수님

출판사 : 영인미디어


과거의 고숙련은 반복적인 숙달과 체력, 손재주 같은 육체적 노동과 관련성이 높았지만 현대의 고숙련은 지적 노동, 즉 '지적인 고숙련'을 요구한다. p23 ~ 아무리 그런 정신과 태도를 가지더라도 그 일의 결과물이 장인이 일한 정도의 품질로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적어도 장인 수준의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p29

의미를 아무리 강조한다 하더라도 해당 분야에서의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지식과 기술이 없으면 제대로 된 성과를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HR이 조직이라는 물리적 범위를 가지고 있으므로 특히 그 물리적 범위가 기업이라는 가치창출을 기본으로 하는 조직에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성과를 낼 수 없는 '의미'는 그저 듣기 좋은 말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하면 HR담당자들은 우리가 직무를 다루겠다고 한다면 적어도 각 직무별로 기본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에 대해 정리를 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지식과 스킬을 도출하고 나면 그 다음은 그 지식과 스킬을 활용하는데 필요한 기초역량을 진단하고 만들어내는 단계로 이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실무를 하면서 사실 많이 어려움이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2019년도에 해보려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결과는 나오면 브런치를 통해 조금씩 공유를 하겠습니다.


워라벨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을 일과 삶을 분리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p54

"난 야근 안합니다."

현재 직장에 첫 출근해서 함께 일하는 친구와의 첫 미팅에서 한 말입니다. 실제 전 야근을 좋아하지 않고 잘 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아침에 조금 일찍 나와서 필요한 준비들을 미리합니다. 정말 일이 많을 땐 야근을 하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야근이 아니라 제가 담당하고 있는 HR이라는 일을 완성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죠. 일의 완성을 통해 갖게 되는 안정감이 저에겐 삶에서 중요한 요소인 이유입니다. 김영하 작가님의 '우리 모두 예술가가 되자' 라는 TED Seoul 영상에 보면 '일이란 인간 본성과 맞지 않다. 일을 하면 피곤한게 그 증거다' 라는 모 예술가의 말을 소개합니다. 일이 정말 인간 본성과 맞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워라벨이라는 단어는 이미 그 단어 이면에 '일이란 인간 본성과 맞지 않은 부정적인 것'이라는 전제를 두고 있는 단어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전 제가 하는 일에 대해 눈을 뜨고 있는 순간에는 거의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서 게임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글을 써보기도 합니다. 워라벨은 정말 중요합니다. 저처럼 하루 중 1~2시간은 나만의 시간이 있어야 마음이 편한 내향성을 지닌 이들에게 워라벨은 정말 중요합니다. 다만 그것은 일과 삶을 분리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됩니다. 책의 말을 빌어 '일이 인간 삶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 p55'을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워라벨에 대해 책은 이렇게 비유를 합니다.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큰 컵에 마시는 워커홀릭도 문제지만, 크림만 먹으면 순간의 달콤함만을 즐기다가는 건강마저 잃게 된다. 쓴 커피와 달콤한 크림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카푸치노나 카페라테 같은 삶이 더 일다운 일을 통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다. p58~59


대부분의 장인은 미리 계획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한 후에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런 합리적인 과정보다는 예상치 못했던 우연한 기회를 통해 직업에 입문하였다. ~ 이것은 크럼볼츠(J.Krumboltz)의 '계획된 우연 이론(planned happen-stance theory)으로 설명할 수 있다. p96~97

이런 말을 하기 조심스럽지만 HR을 처음 만났을 때 전 HR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도 했었죠. 그렇게 만난 HR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 시작은 우연이었지만 그 만남을 정면으로 바라봄으로써 HR을 알아가기 시작했고 그렇게 알아 온 HR과 제가 가진 가치관을 결합시키면서 우연이 일종의 필연처럼 되었다는 점입니다. 삶에서 나타나는 '우연성'을 '필연성'으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건 우리가 해당 분야에 대해 꾸준히 배우고 고민하는 과정, 즉 배움의 과정입니다. 우연한 상황이 주어졌을 때 그 우연이 기회가 되게 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저처럼 '빨리빨리'가 안되는 분들이라면 이러한 '미리 준비하는' 습관은 여러모로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미리 준비'하는 것이 외부의 관점에서는 우리를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줄 수도 있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일의 해방은 일 자체에서 일을 지배하고 있는 모든 요소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어야 한다. p120

일이 하기 싫은 것이 아닌 삶의 중심에 있을 수 있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일에 끌려다니는 스탠스가 아니라 우리가 일을 만들어가는 스탠스를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앞서 소개드린 해당 직무의 성과를 내는데 필요한 지식과 스킬, 그리고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사고력입니다. 순환고리의 반복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일을 하기 싫은 것이 아닌 삶의 중심으로서 이해하고 움직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일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가진 전문가적 힘으로 권력구조마저도 돌파하여 이겨낼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p127
장인을 육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는 조직과 그 구성원인 개인이 의미 있는 만남을 이루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순환적으로 경력의 상승 곡선을 만들어 내야 한다. p197

'성장'에 기반한 HR의 구체적 모습을 고민하는 제가 가지고 있는 조직과 개인의 상호관계에 대한 궁극적 모습이기도 합니다.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HR을 고민하는 저에게는 중요한 참고도서로 삼을 책인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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