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pellie Jan 02. 2019

인사평가 공지를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책 제목의 형태를 빌어

아침 출근하자마자 가장 먼저 2018년도 인사평가 진행 공지를 합니다. 평가자 입장에서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이번 평가는 작년 초 설명회의 이야기대로 단순히 등급만이 아닌 평가의 근거를 기술하도록 양식을 바꿨고 평가자 입장에서는 실제로는 처음 해보는 것일 수 있는 이유로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려면 어느 분야이건 간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사제도를 바꾸는 것 역시 그렇습니다.


2010년~2011년에 걸쳐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여느 프로젝트가 그렇듯이 현업과 개발자간 소통이 중요했습니다. 이미 일정수준 만들어진 시스템의 커스터마이징이 아닌 0에서 부터 시작해 100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였기에 더욱 그러했지요.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산출물이 다르게 나오고 서로가 상대방에게 mis-communication 에 대한 책임전가 놀이를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억이 넘는 프로젝트의 잘못된 산출물에 대해 말이죠. 어쩌면 그래서 누군가 그 프로젝트를 슬그머니 놓고 물러났고 그 덕분에 저에게 해당 프로젝트를 할 기회가 주어졌을지도 모르지만요. 아무튼 그 당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단순히 말로 서로 이야기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제대로 된 소통을 확보해주지 못함을 알았고 바로 말 대신 문서를 기반으로 소통을 하도록 했습니다. 


 우리가 문서를 만들 때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건 
문서를 만드는 목적이 정확하고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는 것에 있다는 점이다. 

중요한 건 문서로 만드는 목적이 최종 산출물에 대한 책임소재가 누구에게 있는가를 따지기 위함이 아니라 '소통을 원활히 하는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인사평가를 평가의 두 주체인 평가자와 피평가자의 주관적 합의, 사전적 객관성이 아닌 , 로 이해하면 두 주체간 소통은 우리가 인사평가를 좀 더 잘 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19년을 맞이하는 우리들은 여전히 이러한 방식을 낮설어 합니다. 사실 제법 오래 전부터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었음데도 여전히 우리는 기존에 해왔던 방식을 이야기합니다. 그건 이상일 뿐이라거나 대기업이나 하는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말이죠. 


평가를 문서로서 정리하는 것에 대해 누군가는 문서로 명확하게 하기 위함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문서로 B등급 , 인상율 OO% 를 젂어 놓고는 합의하라고 이야기합니다. 평가에서 이러한 방식의 문서작업은 단순히 책임을 회피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난 오랜 시간동안 우리들 대부분은 이러한 방식의 평가제도를 경험해 왔습니다. 제도를 바꾸고 사람들의 생각에 변화를 만들어내려면 그러한 경험을 했던 우리들이 우리들이 가진 경험에 갖혀 우리가 경험한 대로 그대로 우리의 팀원들에게 하는 대신, 우리가 경험한 제도에 대해 우리가 느꼈던 합리적이지 못한 부분들을 우리가 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것을 하도록 우리에게 강요하기에 우리로 하여금 그만큼 더 불편하고 낯설음을 느끼께 합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우리가 이겨내지 못하면 2009년의 인사평가와 2019년의 인사평가는 10년이라는 시간의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같을 겁니다.  


HR담당자는 기업에서 임직원들이 느끼는 제도 변화에 대한 낯설음과 다소의 두려움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경영진에게 보고를 완료했으니 '시키는 대로 하세요'가 아니라 한 번 더 설명하고 좀 더 세부적인 이해를 도울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8년도 인사평가에 대한 공지를 하면서 지난 12월에 전체 flow를 공지해 미리 준비하게 하고 2019년 1월 2일 평가공지를 하면서 모든 단계를 다 공지하는 대신 첫 단계로서 본인평가에 대해서만 공지를 한다거나 목표설정 및 평가양식에 P - D - S로 항목별로 표기하여 이 중 연초에 채워야 할 항목과 연말에 평가시기에 채워야 할 항목의 구분을 좀 더 명확하게 해주는 등의 소소한 노력들 말이죠. 


<주관적 생각 참고: PDS>

*PDS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Plan-Do-See로 이야기를 합니다. 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Plan보다는 Predict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평가제도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1년동안의 실행과정과 그에 따른 산출물을 예측해 보고 해당 산출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세우고 실제 수행하면서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이 과정을 통해 예측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으로 PDS를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Plan과 Predict가 유사한 의미로 해석을 할 수도 있겠으나 Predict가 좀 더 의미가 명확하다는 생각에 Plan을 Predict와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2019년 새해 업무 시작일의 첫 번 째 일을 하면서 든 생각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2019년을 시작하며 by opelli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