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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an 05. 2019

우리는 originals가 될 수 있을까

originals는 아니지만 일 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어떤 아이의 방법론

팀 어번의 「할 일을 미루는 사람의 심리」라는 TED영상이 있습니다. 몇 번 봤던 영상임에도 다시 봐도 재밌고 조금은 찔리기도 하는 이야기죠. 특히 학교 다닐 때를 생각해보면 말이죠. 제발 올 해 시작하는 박사과정에서는 그러지 않아야 하는데 말이죠. 

애덤 그랜트의 오리지널스에서도 이야기하듯 일을 미루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우리에겐 계획과 미루기 사이의 어느 지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그것도 일 혹은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말이죠. 팀 어번의 영상에서는 우리가 무작정 일을 미룰 수 없게 하는 panic monster를 이야기합니다. 일의 마감일, 과제 제출기한이 이에 해당합니다. 일을 미루고 미루다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을 때 panic monster가 발동하면서 짧은 시간 내에 소위 '몰아치기'가 가능한 우리들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한 발 더 나가보면 panic monster가 발동하는 시점은 이미  procrastinator와 pre-crastinator의 균형점을 지나 procratinator의 방향으로 치우쳐 있는 상태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충분히 일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2019년도를 맞이하면서 지난 12월에 2019년도 인사팀의 연간업무일정표를 작성했습니다. 엑셀로는 해야 할 일들을 메모해서 매일 업무를 시작할 때와 마무리할 때 한 일과 하지 못한 일을 체크하는 습관도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보면 precrastinator의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재밌게도 무언가 계획에 매이는 걸 무척이나 싫어하는 특성도 있습니다. 이런 면은 procrastinator의 특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일을 할 때 하루 ~ 이틀 정도는 일의 시작을 미루는 등의 행위를 하기도 하죠. 


기업이라는 곳에서는 마냥 일을 미루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일들은 '기한'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한'이 다 되어 panic monster가 발동되는 시점에서는 우리의 몸도 마음도 생각보다 많은 압박과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산출물에 대해 올 가능성이 있는 부정적 피드백은 별론으로 하고 말이죠.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바로 일을 처리해내는 특성이 없는 저와 같은 경우는 바로 일을 처리하는 것도, panic monster가 발동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모두 저 자신에게 불가능하거나 부정적인 까닭에 무언가 다른 방법론을 찾을 필요가 있을 겁니다. pro- 와 pre-의 중간지점을 잡기 위한 일종의 방법론입니다. 


opellie가 일을 함에 있어 pro- 와 pre-의 균형을 잡는 기준으로 활용하는 요소가 '산출물'입니다. 예를 들어 일에 대한 지시를 받는 등 일의 시작단계에서 가장 먼저 일의 완성에 주어진 기간과 일의 산출물을 확인합니다. 언제까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 에 대한 '언제'와 '무엇'을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여기까지는 pre- 에 가까운 특성일 수 있을 듯합니다. '언제'와 '무엇'이 확인되고 나면 머릿속으로 '무엇'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것들을 잠시 생각해 보고 이제부터 pro-의 특성을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언제'의 기한이 다가오기 2~3일 전까지는 이 상태에서 가끔 생각나는 것들을 메모 등으로 남겨 놓는 활동을 합니다. '언제'의 기한이 2~3일 남았다면 이제 그동안 생각하거나 메모했던 내용들을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정리에는 1~2일 정도의 시간을 부여하고 마지막 1일은 일단 여유분으로 남겨둡니다. 적어도 마감일 1일 전에는 최초 생각했던 '산출물'의 1차 버전을 완성해 놓고 남은 1일로 미루기 놀이를 마무리합니다. 만일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면 각각에 부여하는 일정을 조금 더 줄일 필요가 있을 겁니다. 


Precrastinator 특성의 활용: 산출물 - 구체성의 확보
Procrastinator 특성의 활용: 미루기 - 연결성의 활용


산출물에 기반한 일하는 방식이 가져다주는 가장 큰 이점은 '구체성'에 있습니다. '구체성'이란 구체적으로 우리가 만들어 낼 결과물을 그려봄으로써 우리 자신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 그리고 그 결과물에 다가가기 위한 과정의 구체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구체화한다는 건 우리 머릿속에 공간을 만들어 그 구체성을 보유함을 의미하고 사물을 연결 짓는 우리 사고의 특성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산출물의 구체성'을 기반으로 procrastinator의 특성을 발휘하는 동안 구체성의 연결고리를 계속 만들어 냅니다. 우리가 의도적으로 책상에 앉아 머리를 싸매고 있지 않더라도 일의 결과물에 보다 쉽게 도달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덧붙이면 이러한 산출물에 기반한 일하는 방식은 '구체화'하는 능력과 더불어 연결할 수 있는 '지식과 사고, 경험'의 양이 많을수록 보다 잘 발휘될 수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한 지 14년이 지났습니다. HR은 13년을 채웠지요. 쉼 없이 일을 하면서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하나는 일이라는 것이 우리의 본성과 맞지 않는 무언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일을 하면서 우리가 힘들어하는 건 어쩌면 일이라는 것을 대하는 방식에서 우리에게 강요되는 것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입니다. 어릴 적엔 노래방을 자주 가곤 했습니다. 노래방에서 가수들의 원키로 노래를 부르면 힘들지만 제 목소리의 톤에 맞게 조절해서 부르면 한결 노래 부르기가 편하고 더 잘 불러지기도 합니다. 일하는 방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TED 영상 다시 보기를 하면서 개인적인 일하는 방식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procrastinator #precrastinator #일 하는 방법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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