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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 내 생각에
영향을 준 책 소개

HR담당자로서의 삶, 내 삶을 HR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by Opellie

개인적으로 생각을 정리할 일이 있어서 연휴를 맞아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문득 HR실무자로 경험을 쌓아오면서 제가 가진 생각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는 책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회사 동료나 저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책을 선물하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책이 좋다는 것 혹은 그 책이 그 동료나 어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과 저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말할 수 있는 책은 엄연히 차이가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한 두 번 읽고 책장에 보관하는 책이 아니라 생각을 하는 과정에서 계속 생각나는 책이라고 할까요. 지금은 판매가 안되는 책들이지만 간단히 소개를 해봅니다.


1. 위키노믹스 / 돈 탭스콧, 앤서니 윌리엄스

이 책을 계기로 책이라는 걸 보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은 운이기도 했죠. 당시 7개월 과정의 online MBA 과정을 접수하면서 사은품(?) 형태로 받은 책이었기 때문이죠. 처음 봤을 땐 그저 좋은 말로 받아들였고, 일을 하면서 이상하게 자꾸 생각이나 다시 보게 되었던 책입니다. ' 정보의 공유를 통한 새로운 가치의 창출'이라는 명제가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어쩌면 더욱 확산되리라는 생각입니다. 만일 이 책을 만나지 않고 기존의 HR을 배웠다면 HR분야에서 '공유'라는 단어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답을 배우고 정답대로 움직이는 말 잘 듣는 학생이 되지 않을 수 있었던 출발점이 된 책입니다.


2. 성공하는 팀장은 퍼실리테이터다 / 모리 도키히코

위키노믹스를 읽던 비슷한 시기에 읽었던 책입니다. 위에서도 이야기드린 것처럼 이 때까지만 해도 책이라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위키노믹스를 교육과정을 신청한 부록처럼 받았다면 '성공하는 팀장은 퍼실리테이터다'는 당시 활동하던 community에서 진행했던 도서 이벤트를 통해 받게 된 책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두 권의 책을 만난 건 큰 행운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이야 퍼실리테이션이라는 단어가 과거에 비하면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당시의 저로서는 정말 생소한 단어였었습니다. 이 책이 인상깊은 이유는 퍼실리테이션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는 사실 이외에 퍼실리테이션이 조직에서의 리더 혹은 HR담당자의 입장에서라면 반드시 중립적이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 책을 만나기 전에 퍼실리테이션을 알았다면 중립성에 위배된다는 사실만으로 부정적으로 봤을 수도 있겠죠. 제 글을 통해 가치지향적 퍼실리테이터로서 리더 혹은 HR담당자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출발점으로 이 책을 소개드릴 수 있습니다.


3. 성과관리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꿔라. / 개롤드 마클

국내 모 그룹에서 등급제, 서열화를 폐지한다고 했을 때 어느 모임에서 우리는 '그럼 보상은?' 이라는 반응을 보였었습니다. 그만큼 평가와 보상의 연결고리는 생각보다 강하게 우리들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어 왔습니다. 참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고 지금도 계속 실무적인 변화를 가져가보려 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은 일이라는 걸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기도 합니다. 이 책은 평가와 보상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이야기해주지는 않지만 대신 등급제 평가가 아닌 '성장'을 위한 평가가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가?에 대해 insight를 제공합니다. 2쇄가 2008년도이니 오래된 책이기도 하지만 평가와 보상이 분리되었을 때 평가가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 수 있는가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많은 실마리를 받은 책입니다.



책을 읽을 당시에는 사실 지금의 이런 생각들을 모두 하진 못했던 듯 합니다. 어쩌면 책을 읽고 난 이후 경험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비로소 그 책에서 말하는 바를 하나 둘 이해하기 시작했고 어느 새 그 책의 이야기에 제 경험을 더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나에게 영향을 준 책'이라는 질문을 던지고 떠오르는 책들이 그러고 보니 모두 제법 오래된 책들입니다. '절판'이라는 단어가 보이기도 하구요.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삶에 있어 '나' 자신에게만큼은 잊지못할 책을 이야기해보는 것 말이죠.


연휴가 이제 이틀 남았네요.

연휴 중 하루는 남은 일이 있어 출근을 했고, 이틀은 계속 자료를 만들다 보니 뭔가 쉬는 것 같지 않은 연휴인데 시간은 무척이나 빨리 갑니다. 남은 이틀은 조금 쉬엄쉬엄 가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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