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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un 06. 2019

공정함의 시작 -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

좀 엉뚱하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공정함의 시작은 아는 것에 대한 겸손함, 모르는 것에 대한 솔직함, 그리고 정직한 실수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정직하지 않은 실수에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르고 치우침이 없음, 즉 공정함을 갖추기 위해서 무엇보다 자신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하며, 위의 세 가지는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지표가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이 세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한다면 적어도 우리는 그 공정함에 남들보다 좀 더 가까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남겨 봅니다. 


지나온 시간 중에 만난 어느 분은 그가 아는 것에 대해 겸손함 대신 과장을 했고, 모르는 것에 대해 솔직함 대신 아는 척을 하며 팀원의 (비유적 표현으로)뒤통수를 쳤고, 정직하지 못한 실수에 대해 부끄러움 대신 억지스러운 당당함을 뽐내는 분이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꼰대'라는 단어가 그리 익숙한 단어가 아니었지만 오늘날이었다면 '꼰대'의 표본으로 손색이 없다고 했을 수도 있었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세 가지를 우리 자신을 아는 중요한 요소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 세 가지를 제대로 갖추는 것이 생각보다 많은 의식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이 세 가지 요소가 위에서 소개한 어느 분과 같은 형태로 발현되었을 때 이제 막 사회에 나오는 누군가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 때문입니다. 역시 지나온 시간의 언젠가에 저에게 HR을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말했던 어느 당시 2~3년차 HR담당자의 모습처럼 말이죠. 


이 세 가지 요소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는 것에 대한 겸손함

'안다는 것'의 주어는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이 많이 존재함'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에 우리에겐 배움이 필요하게 됩니다. 배울수록 우리가 모르는 영역이 있음을 알게 되므로 더욱 '겸손함'을 갖게 됩니다. 여기에서의 겸손함은 자연스레 사람에 대한 존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가진 경험 모두를 우리가 알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모르는 것에 대한 솔직함

모르는 것에 대해 모른다고 말하는 것을 우리는 생각보다 많이 어려워합니다. 특히 경력이 많아질수록 이러한 모습이 더 쉽게 나타납니다. 어떻게든 아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마주하고 있는 이들을 설득하기엔 많이 부족한 움직임이죠. 오늘날 기업 내에서 일어나는 상하간의 갈등 중에는 이러한 부분들이 제법 존재하리라 생각합니다. 


정직한 실수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정직하지 못한 실수에 부끄러워하는 것

일전에 회사에서 어떤 일이 있었습니다. 담당자였던 친구는 자신에게 책임이 돌아올까 많이 힘들어 했었죠. 일의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내용을 확인해보고 그 친구를 불러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의 결과가 그렇긴 하지만 과정상에서 잘못하신 건 없으니 책임에 대한 걱정은 하지 마시고 문제해결에 집중합시다. 누군가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면 제가 조정하겠습니다." 라는 말입니다. 그 친구의 실수는 개인의 사익이나 편의를 위한 목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었던 까닭이었습니다. 정직한 실수와 정직하지 못한 실수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기준은 그 실수가 발생된 원인이 사적인 편익을 위한 것인지 여부였습니다.  


『우리 사회처럼 '역사가 있는' 사회란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해 내부 온도와 큰 차이가 있는 사회입니다. p90 / 문예출판사』라는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 강의에서의 말이 사실이라면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내부 차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공정함이란 결국 그 공정함을 만들어가는 사람에게 달려있고,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공정함의 시작은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위의 세 가지 질문에 대해 아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남깁니다. 레비-스트로스의 말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쩌면 그 자체로서 공정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만일 우리가 공정함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중요한 가치라 생각하고 있다면, 세상을 움직이는 우리 사람들은 세상이 공정해질 수 있도록 각자의 역할에서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쁜 조직문화란 그냥 놔두면 알아서 발생하지만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노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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