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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un 02. 2019

조직 내 갈등conflict에 대한 이해

정답이 없는 문제현상에 대한 이야기

일상 속에서 우리들의 의견은 항상 부딪힙니다. 특히 일정한 결론을 내야 하는 일에 대한 의견은 그러한 부딪힘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우리가 암암리에 강요당했던 '경쟁'의 요소, 즉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는 구조에서 의견의 대립은 공동체로서 무언가를 잘 해보자는 방향 대신 상대방의 의견을 누르고 내 자신의 의견을 채택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우리가 이동하게 합니다.그 의견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에 상관없이 말이죠. 


이러한 부딪힘들을 우리는 '갈등conflict'라 말합니다. 흔히 말하는 조직내 갈등 이죠. 

Tjosvold에 따르면 , 갈등의 개념에 대해 거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갈등이란 나쁜 것이란 인식이 퍼져있다. 특히 갈등이 반대되는 관심사 또는 대립하는 목표로 정의될 때, 생산적인 개입의 범위는 제한된다. 그에 따르면, 갈등은 “양립할 수 없는 활동(incompatible activites)”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갈등은 그 자체로는 좋거나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조직개발과 변화, Thomas G. Cummings/ Christopher G. Worley p242

사실 '갈등'이라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이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갈등이란 하나의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다는 건데 이를 다양성, 발생 가능한 경우의 수에 대한 최대한의 점검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까닭입니다. 문제는 갈등이 "양립할 수 없는 활동incompatible activities"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우리는 의사결정을 해야만 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 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갈등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단순히 갈등 자체가 잘못된 것이어서라기 보다는 갈등, 즉 서로 양립할 수 없는 활동/의견들이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수렴의 과정으로서 사고 매커니즘이 부재 때문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 매커니즘은 조직 구성원의 행동양식으로서 조직문화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사고의 방향성이라는 기준으로 서로 다른 관점들이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폭을 넓혀가면서 하나로 모이는 현상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면 조직 내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는 크게 두 경우로 나누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유형1은 사실과 무관하게 개인의 입장 내지 주장들이 대립하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모습이 나타나는 이유는 다양할 수 있겠으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변화'에 대한 거부, 달리 말하면 익숙함에의 귀속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익숙함에서 더 이상 변화를 거부하는 경우인데, 이로 인해 나타나는 갈등의 대표적인 유형인 세대간의 갈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근 밀레니엄 세대에 대한 조직 내 논의들은 이를 반영합니다. 

유형2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만 그 사실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해석에 있어 차이가 있는 경우 입니다. 이 경우는 소위 말하는 다양성의 수용과 그 다양성이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될 수 있는 일련의 매커니즘을 필요로 하는데 우리 조직들은 이러한 매커니즘이 매우 취약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들의 많은 경험들에서 이러한 매커니즘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더라도 수직계층에서 상위에 있는 경우 그 상위자들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파견'이라는 단어에 대해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모르고 있는 인사팀장님이 파견직을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고 할까요. 


갈등이 발생하는 방식

사실 현장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위의 유형1과 유형2가 다소 혼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유형1에 해당하지만 마치 그(그녀)가 사실에 근거해 말하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는 감정이 개입되어 본래의 일과는 상관없는 갈등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갈등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군대에 있을 때 제 바로 아래 후임이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 친구가 보기에 소대 내 다른 후임들의 군기를 잡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듯 한데 그 친구는 자신의 계급을 이용해 후임들에게 큰 소리를 내는 대신 총기 분해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기억도 안나는 총기의 세부 부품까지 혼자 공부를 하고 그것으로 후임들에 대해 복무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했었습니다. 그 친구의 방식이 잘못되었다거나 잘되었다는 걸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무언가 조직 내에서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실무자로서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 일에 대한 데이터와 논리적 사고라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실무자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를 꼽는다면 데이터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논리적으로 연결하고 결합하는 능력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굉장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생각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 분이 저에 대해 외형적으로는 '일'을 가지고 공격이 들어온 적이 있었죠. 그 일에 대해 제가 상급자에게 했던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HR이라는 게 충분히 다르게 보실 수 있음은 인정합니다. 

다만 필요하시다면 데이터를 가지고 이야기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의견수렴과 의사결정의 매커니즘 설정

어려운 말이지만 중요한 말이기도 합니다. 의견수렴이란 다시 말해 '소통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여주고 말할 순서를 주는 것으로서 외형적인 소통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에 대해 왜 그 사람이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의 생각들이 공유가 되었다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미리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기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나이가 많은 사람일 필요는 없으나 그 기준을 삼는다면 "연결적 사고가 가능한 전문가" 가 적합하리라 생각합니다. 


정리

조직 내 갈등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적어도 다양성과 창의성에 대한 니즈가 있는 곳이라면 하나의 일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들이 나타나는 건 부정적인 것으로 보아서는 안됩니다. 그보다 그러한 다양성의 갈등이 등장했을 때 그것을 풀어나가는 제도로서의 매커니즘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어떤 매커니즘을 만드느냐에 따라 조직 내 구성원들이 갈등을 바라보는 태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 매커니즘의 형성에는 조직 내 의견수렴과 의사결정의 방식이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조직 내 갈등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건 갈등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그 갈등 해결의 매커니즘임을 생각하고 제도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항상 이를 고민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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