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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May 28. 2019

Opellie's HR의 역할

자율성, 제도 그리고 HR의 모습에 대한 바램

HR에 대한 제 이야기들은 결국 HR의 역할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처음 HR을 만나서 알아가기 시작할 때 당시 기업에서 HR은 통제와 관리 관점에서 HR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HR이라는 걸 직접 하면서 느끼고 있는 HR의 역할은 그전의 역할과 다를 필요가 있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외형적 제도를 통해 사람들에게 일종의 강제성을 부여하여 사람들이 행동하도록 하는 것이 전자라면 사람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후자라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후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활용할 도구로서 제가 생각하는 건  다시 전자에서 사용했던 제도라는 점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전자의 제도는 경영진의 승인을 받았으니 시행합니다 였다면 후자의 제도는 그 제도를 왜 하는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포함한다는 점일 겁니다.


제도를 왜 하는가에 대해 설명한다고 해서 반드시 모두가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한 번의 설명에 50%만 이해를 하더라도 일단은 잘 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격을 지닌 제도는 그 제도의 목적, 즉 사람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상태가 되었을 때 그 필요성이 사라지므로 통제성을 축소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제도를 종료시킬 필요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율성에 대하여

결국 우리는 자율성을 고민하게 됩니다. 자율성이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그에 따른 책임과 권한을 가지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날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우리는 자율성의 범위가 확장되는 것을 정당화하기도 하지만 사실 자율성이라는 개념은 과거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업이라는 곳에서의 자율성은 기업이라는 특수성, 가치를 창출한다 라는, 이 있고 그 기업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다양성이 직접 마주하는 곳이기에 단시간에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연결될 수 있도록, 그래서 다양성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통해 구체화 되었을 때, '성장'이라는 일정한 방향성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러한 기능으로서 우리는 매 순간의 '소통'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주어진 파이를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파이를 키워서 서로가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로 말이죠.


자율성을 만들기 위한 두 가지 요소

기업에서 자율성은 가음 두 가지 요소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1요소는 정보의 공유입니다. 비록 현실이 정보가 완전히 공유되는 게 어렵다 하더라도 정보공유가 우리 기업에서 중요한 가치임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2요소는 공유된 정보를 처리하는 사고의 영역입니다. 공유된 정보가 사고를 통해 가치화되어가는 과정으로 이 과정이 수렴지대로 이행하기 위해 지향하는 바, 즉 방향성이 필요합니다. 이는 그 외형에 관계없이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와 연결되며 개인적으로는 HR을 왜 하는가에 대하여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제1요소는 외형적 제도로 비교적 쉽게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경영진 혹은 HR의 의지로 행동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제2요소는 리더들에 의한 정말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 고민이 일정 수준 정리되면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상호 이해를 확보해나가는 일회성이 아닌 반복적인 과정을 필요로 하며, 이 과정을 우리는 조직 내 에서의 소통이라 말합니다. 제도를 무조건 시행함으로서 일정 수준 해소가 가능한 제1요소와 달리 제2요소는 어찌 보면 제도로 해소가 어렵겠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제도를 주제로 하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소통 과정이 만들어진다면 어쩌면 HR이 제도의 설계와 운영을 통해 일정 수준까지는 확보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제도의 역할

정리하면 제가 생각하고 있는 제도는 과거 제가 HR을 처음 알아가던 시기에 배운 통제와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제도가 아니라 사람들의 다양성이 그들의 자율성(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을 통해 발현되었을 때 그 생각과 행동의 방향이 일정 방향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구성원과의 소통을 하는데 그 목적을 가집니다. 간혹 과장된 표현으로 '세뇌'라는 단어를 쓰기도 하지만 '세뇌'라는 건 사람의 생각에서 다름, 즉 다양성을 제거하는 주입식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가 고민하는 제도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외형적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

위의 이야기에 따라 HR의 역할은 '제도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도에 대한 고민 없이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제도를 외형적으로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HR이 제 역할을 했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쉬어가는 이야기: BSC를 도입한 어느 담당자의 이야기

제법 오래 전 이야기인데 BSC를 국내에서 도입했던 어느 기업의 담당자 분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실제 그 기업은 이와 관련해서 나름 인정을 받기도 했었는데, 그 담당자분의 말은 이렇습니다. 처음 제도를 도입할 때 국내에 관련 자료가 없어서 몇 개월 동안 공부도 많이 했고, 제도에 대한 고민도 하면서 만들었는데, 처음에 검토부터 시행할 때는 부정적인 말들도 많이 들었었지만 실제 도입하고 난 이후에 누군가 고맙다 라는 말을 해주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해당 담당자가 퇴사를 하고 난 이후에 제도가 본래의 취지를 잃고 과거의 다른 제도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고 말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제도를 왜 도입하는가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담당자가 있었을 때와 제도를 왜 하는지 모른 채 해오던 것을 외형적으로 운영만 했을 때의 차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던 기억입니다.


머나먼 길, 그래도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일

아주 먼 길일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 역시도 매 순간 제가 맞게 가고 있는가를 돌아보고 있기도 합니다. 올해 시작한 학업은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는 매우 소중한 발걸음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언제가 될 지 모르는 먼 길에 나름의 이정표를 세겨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죠. 어느 새 5월이 지나갑니다. 입학이라 했는데 1학기가 불과 한 달 정도 남았네요. HR이라는 일을 하고 HR에 관한 공부를 하고 HR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길이 어디로 갈 지 저도 궁금합니다. 5년 후 10년 후 구체적 모습을 그리고 움직이는 게 아니라 해야 한다는 일종의 생각에서 나온 행동들인 까닭입니다. 10년 혹은 20년이 지나 세상의 모습이 바뀌었을 때 HR은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 클라우드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책에서 말하듯이 사라질 가능성이 낮은 분야로 여전히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까? 아니면 없어지거나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있을까? 결국 HR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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