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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May 26. 2019

HR에서 '조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opellie가 생각하는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나에 대한 이야기

가끔 친한 분들로부터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어릴 적에 HR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던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HR 담당자로 14년 차를 보내고 있고 조직생활로는 15년 차를 보내고 있습니다. 중간에 쉰 틈이 없이 꽉 찬 14년, 15년입니다.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 문장에서 사용된 '조직'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그리고 '사람'으로서 구체화된 저에 대한 이해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흥미로운 경험 중 하나는 이전 직장에서였는데 해당 직장에 입사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무렵 다른 구성원으로부터 들었던 '입사한 지 오래된 사람 같다'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조직은 수평조직을 추구하고 있었고 직책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모든 구성원은 서로에 대해 '님'으로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죠. 심지어 대표님도 구성원을 부르실 때 '님'으로 호칭을 해주셨던 조직입니다. 기존에 있던 구성원들도 호칭을 바꾸고 수평조직을 위한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10년 넘게 수직 조직에서 일해왔던, 더욱이 HR이라는 사용자를 대변한다는 일을 해왔던 아이가 오자마자 호칭에 적응하는 게 조금은 신기하게 보였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HR에서 '조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우리가 '조직'을 어떻게 바라보고 정의하는가에 따라 '조직에 어울리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조직을 주어진 것으로서 이야기하고 있다면 우리는 주어진 것에 우리 자신을 맞추는 일을 해야 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높아질 겁니다. 반면 조직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일방적으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포함한 구성원과 현재의 조직 사이에서 일종의 수렴 지대를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수렴 지대가 바로 우리가 바라고 있는 '조직문화'가 되겠지요. 그리고 HR은 이를 해나갈 수 있는 좋은 위치를 가지고 있는 직무입니다. 


사실 대기업은 이러한 HR의 역할이 중소나 스타트업보다는 많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수렴 지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원활한 소통이 중요한데 기본적으로 상하 간의 물리적 / 심리적 거리가 매우 멀기 때문입니다. 모 기업을 나오면서 했던 말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인사(HR)가 있습니다"라는 말입니다. 표현을 달리하면 만들어보고 싶은 '조직'이 있다는 것이고, 그 결과물은 아마도 '조직문화'라 부르는 무언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HR을 하는 사람이 오지랖이야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있음에도 늘 '조직'에 대한 생각을 합니다. 기존의 수직 계층적 조직을 담고 있는 분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이직 과정의 어느 면접에서 제가 생각하는 '조직'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실무면접에서 긍정적 피드백을 받았다가 최종면접에서 낙방을 했었는데, 최종면접을 보고 나오면서 대략 예상은 했었지요. 새로운 HR을 원한다고 말을 했으나 저에게 온 질문들은 경영진의 답을 정해놓고 그 답에 제 생각이 맞는지를 판단하는 듯 보였던 까닭입니다. 


일전에 HR의 3요소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조직'과 '사람'과 '직무'가 그것이죠. 따라서 HR은 조직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조직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그 방향성에 맞게 사람과 직무가 어떻게 연결되어 하나의 조직을 만들어가는가에 대한 나름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HR의 미션입니다. 

방향성을 가진 존재로서 '조직'과 '수렴 지대'의 형성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은 어쩌면 조직이란 변하지 않는 하나의 정답으로 전제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조직이 쉽게 혹은 빠르게 변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말은 유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직을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존재로 이해한다면 '맞지 않아'라는 말 대신 일종의 '수렴 지대'를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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