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일에 대한 철학은
무엇인가요?

by Opellie

예전 어느 모임에서 당신은 왜 HR을 하고 싶어하죠? 라는 질문을 놓고 돌아가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윽고 제 차례가 되었고 대학시절 자원활동을 하던 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죠. 대학시절 4년동안 보육원과 공부방에서 활동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이죠.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라는 생각입니다. 잠시 이상적인 생각을 하고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는 한숨을 내쉽니다. '네가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어도 네가 가진 게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이 들려왔고 그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까닭입니다.


HR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가치

HR을 왜 하고 싶어하죠?라는 질문에 대학시절 이야기를 먼저 꺼냈던 건 '돕다'라는 키워드 때문이었습니다. 여느 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제 사회생활 중에서 아침에 출근하기 싫음을 느꼈던 유일한 시간이 HR을 처음 만났던 한 달이었음을 생각해보면 HR을 하고 싶어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말이죠. 그렇게 싫다는 느낌을 가졌던 일을 좋아하게 된 게 '도움'이라는 키워드였고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게 되었노라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누군가가 될 수는 없겠지만 HR이 적용되는 기업이라는 물리적 범위 내에서 제도의 영향을 받는 분들에게는 그게 가능하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도움'이라는 키워드는 제가 HR을 하는 시간이 더해지면서 '성장'이라는 단어로 이어져 있습니다. 제가 HR이라는 일에 대해 가지고 있는 나름의 철학입니다. '도움'은 일종의 이상적 가치라면 '성장'은 경험을 통해 구체화 된 일에 대한 철학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일에 대한 철학일까? 단순한 루틴일까?

『사람들은 자신에게 편한 방식으로 일을 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에 대한 나름의 철학일 수도 있고 단순한 루틴routine에 따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일에 대한 철학인지 단순한 루틴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으로 이야기해볼 수 있는 건 '일관성'이라는 키워드가 될 듯 합니다. 평소 외부로부터 들리는 자신에 대한 평가가 '말이 바뀐다' 라는 말이라면 사실 그건 '철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일에 대한 철학은 어떻게 형성될까?

일전에 이직 과정에서 어느 기업에 면접을 보았었죠. 제가 대학원을 다니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에 면접관 분이 말을 합니다. 왜 남들이 말하는 대로 하냐고. 제가 대학원을 다니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영향을 주셨던 어느 분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고 이에 대해 나온 반응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제 대답은 이야기에 대해 판단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길 지 여부를 결정하는 건 '저 자신'이라는 말이었죠.

위에서 이야기한 『HR에 대해 가지는 개인적인 가치』가 형성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일을 하면서 일정한 경험들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분들, 더욱이 그래도 나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경험들을 계속 돌아보는 과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당시 나름 열심히 활동했던 HR 커뮤니티와 Hunet이라는 교육기관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제공해주었던 명사특강, 그리고 도서가 그렇게 생각과 경험을 돌아보고 '올바르게 가고 있음'을 검증하는 훌륭한 도구였습니다. 요즘 단어로 '성찰', 그냥 편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기'가 우리 자신이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철학을 만들어가는 데 중요함을 의미합니다.


올바르게 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으로서 철학

2008년 4월에 hunet이라는 교육기관에서 했던 명사특강에 Break the Box라는 주제로 강의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개인적으로 조금 힘든 선택을 했던 상황에서 특강을 들으러 갔고, 강의를 듣고 나오면서 혼자 중얼거립니다. '그래 잘 가고 있어' 라고. 여의도 모 빌딩을 나와 큰 길로 나가는 골목에서 혼자 살짝 울었던 기억도 함께 말이죠. 일에 대한 철학은 결국 우리가 올바르게 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남겨봅니다.


고집과 철학의 차이, 올바르게 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

올바르게 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매커니즘은 기본적으로 외부의 input을 현재의 '나'와 비교하고 내 자신으로 방향성을 가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 자신이 맞게 가고 있는지 무언가 잘못 생각한 건 없는지를 계속 확인하고 보완해나가는 과정입니다. 반면 고집은 기본적으로 나에서 외부로 그 방향성을 유지합니다. 개선의 대상을 유연하게, 나 자신에게는 좀 더 강하게, 하지 못하고 그 방향성을 외부로 향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집에서 '나 자신'은 변하지 않고 항상 정답이 됩니다.


당신의 일에 대한 철학은 무엇인가요?


HR을 시작하고 6년 정도를 보낸 후부터 HR에 대한 나름의 모습들이 정리가 되기 시작했고 10년 정도가 지난 후에야 비로소 제 생각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나름의 가치가 고집이 아닌 철학으로 남을 수 있도록 조금은 게을러졌던 스스로를 다잡아보아야 겠습니다. 매일같이 일을 하는 우리 자신에게 가끔씩 한 번 질문을 던져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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