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인에게
simple이 가지는 의미
우리들 자신에게 simple이란 무엇일까요?
어릴 적 비록 지방이긴 하지만 그래도 중상정도는 성적을 유지했음에도 간혹 머리가 나쁘다는 말을 들었었습니다. 정확하게 그 판단의 근거를 들어본 적은 없었지만요. 대학에 가서 체감적으로 저보다 머리가 뛰어난 친구들이 많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고 사회에 나와서 일을 하면서 제가 모르는 새로운 개념과 생각들에 좀 더 작아지기도 했습니다. 이 때 가장 좋은 방법이 몰라도 일단 웃는 거라고 할까요.
'생각이 너무 많다'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본격적으로 이 말을 듣기 시작한 건 대학시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환경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고 아직 사회 경험도 부족했던 시기에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무엇을 해야 할 지를 고민해야 했고, 그 고민한 무언가를 하기 위한 행동을 위한 용기도 아직 부족했던 시기였습니다. 생각의 복잡성은 스스로를 더 움직이기 어렵게 만들기도 했고 사실 지금도 가끔은 그런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제가 해왔던 일들을 해오던 방식대로 하는 대신 그들을 기반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자 노력하는 덕분이기도 합니다. 5년쯤 전에 친하게 지냈던 어느 개발자분과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해왔던 일들을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그건 이제 일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주고 우리는 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던 그것을 해보는 과정입니다.
opellie에게
simple의 의미
simple, 단순화는 그래서 저에겐 정말 필요한 항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생각과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이론이나 논리들을 제가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론이라고 할까요. 드넓은 바다를 보면서 수많은 강물들이 모여든 곳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바다를 이해하기 위해 강물들을 거슬러 올라가 제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의 수원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적어도 모든 게 섞여서 오묘한 바다보다는, 수많은 갈래로 나뉘어진 강보다는 이해하는데 필요한 갯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단순화'는 다른 말로 '본질을 찾는 과정'이라 말합니다. 물론 그것이 '본질'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제가 가진 사고와 역량이 도달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계속 생각하고 배우고 행동하고자 노력합니다. 수원지라는 '본질'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HR을 이야기할 때 종종 제 나름의 단순화된 생각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가끔은 도식으로 그려보기도 하죠. 그 도식을 그려보고 생각을 글로서 구체화하는 과정들을 반복하면서 남게 된 일종의 수렴 지점이 있습니다. HR을 처음 시작할 때 마주했던 게 '바다'라는 광활하고 모든 게 같아 보이는 것이라면 수원지를 찾아가는 HR을 하는 과정을 통해 현재 도달한 지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정말 '본질'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금 글을 쓰는 순간에도 여전히 머리는 생각하고 손은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생각과 행동이 어디로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는 까닭입니다. 다만 HR의 배움에 집중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렴지점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이론은 설명이다. 이론은 무수히 많은 사실과 관찰 내용들이 무슨 뜻인지 가장 기본적인 용어로 설명해준다. 이론은 필연적으로 불완전하다. 지나치게 단순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친 단순화를 통해 이해를 돕는다. p070, 엔절라 더크워즈, GRIT
그런데 단순화는 '필연적으로 불완전'합니다. '지나치게 단순화하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계속 배우려 노력합니다. 사람들로부터 배우고 제가 하는 일을 통해 배우고 학교를 통해 배웁니다. 그리고 그 배우는 과정을 통해 또 배우게 됩니다. 머리가 좋지 않기에 단순화가 필요했고 단순화를 위해 배움이 필요했고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이제야 조금씩 생각을 풀어내고 있지요. 그리고 이 순환고리는 2019년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HR, simple을 이야기하며 HR을 하는 사람으로서 opellie라는 아이에게 있어 simple이 갖는 의미를 기록으로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