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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Sep 28. 2019

HR, 그리고 Simple

내가 생각하는 HR에서 단순함Simple의 의미

스마트 폰을 처음 샀던 게 아마도 2008년이었던 듯 합니다. 대략 아이폰이 나오고 난 뒤 1년 정도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아쉽게도 당시 이런 저런 개인적인 이유로 아이폰 대신 안드로이드 폰을 선택했고 이후 줄곧 후자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을 사용하든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던 간에 상관없이 저 역시나 많은 분들과 마찮가지로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을 위대하게 봅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아이폰에 담긴 그의 철학을 표현하는 단어 하나에 있습니다. 바로 Simple이라는 단어입니다. 아침 학교 수업에 참석하면서 우연히 언급된 그의 이름을 들으며 당연히 그를 만나본 적도 없고 아이폰을 사용해본 적도 없는 아이지만 이 simple이라는 단어에 대해 제가 '존경'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유에 대하여 simple이라는 단어에 대한 주관적 해석을 조금 남겨보려 합니다.  


Simple!



Simple1. 사용자 지향성

그가 남긴 simple이라는 단어에는 '사용자'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simple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너무도 단순해서 직관적으로 어떻게 기기를 다루어야 하는지 알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건 simple이 가지는 매우 큰 가치이기도 합니다. 사용자로 하여금 낯설지 않은 새로움, 그것도 어렵지 않게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새롭지만 낯설지 않게 금새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그가 남긴 simple이라는 단어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Simpel2. 고객 아닌 사용자

고객 지향이라는 적어도 HR이나 이 분야 관련 일을 하는 이들에게는 그리고 역량에 대한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의 구성원들이라면 익숙할 수 있는 단어를 굳이 사용자 지향이라는 단어로 바꾼 건 고객과 사용자의 두 단어가 주는 의미에 있습니다. 이건 다소 개인적일 수도 있겠으나 고객이라는 단어가 자칫 우리들에게 돈을 지불하는 누군가로 이해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할까요. simple은 우리의 제품이나 상품, 서비스를 돈을 주고 사는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제품이나 상품, 서비스의 가치를 이해하고 그 가치를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들, 즉 사용자를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사는 건 제품이나 상품, 서비스 뿐 아니라 그들에 담겨있는 생각 / 이미지 / 철학을 포함합니다. 사용자 지향은 잘 팔리는 제품이나 상품, 서비스의 제공이 아니라 사용자를 위한 가치를 판매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는 How great leaders inspire action이라는 TED영상에서 Simon Sinek이 이야기하는 Golden circle과 그 맥을 같이 합니다. 그래서 사용자 지향은 무조건 고객 중심으로 사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라는 공급자 입장에서의 가치가 포함됩니다.


Simple3. 무조건 단순함이 아닌 직관적/합리적 사고로서 Simple

그래서 simple은 무조건적인 단순함이 아니라 직관적이고 합리적인 단순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될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나름의 정답"으로 귀결되는 경험이라 할까요. 이러한 단순함은 단순하지만 사람이 가진 합리성과 직관이 발휘되는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단순함이어야 합니다. 화면을 길게 누른다거나 화면의 좌우 상하로 밀어내는 등의 방식으로 말이죠. 사람이 가진 직관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에서 이를 통해 호기심을 해결하게 만드는 경험을 아이폰의 단순함은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Simple4. simple 그리고 HR

갑작스레 simple을 이야기하는 건 언제나 그렇듯 HR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돌아보면 HR은 simple하다 내지 simple해야 한다 혹은 HR은 simple할까? 등으로 생각을 펼쳐볼 수 있겠으나 제 글의 주관적 생각이 담긴 글의 특성상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HR은 simple해야 한다" 입니다. 여기에서 simple은 당연하게도 사용자 입장에서의 simple을 의미하며 그 사용자란 우리가 이미 아는 바와 같이 우리 기업의 내부 구성원들이 될 겁니다. 다시 말해 사용자로서 내부 구성원들이 HR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는 단순히 제도를 이용한다가 아니라 HR제도가 의도하는 바, 즉 가치를 전달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무조건적인 고객 지향이 아닌 이유이기도 합니다. 무조건적인 고객의 니즈 추구가 아니라 고객도 모를 수 있는 사용자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으로서 HR제도를 생각합니다. 그 가치를 전달하는 과정에서의 방법론으로 위에서 언급된 Simon Sinek의 영상 속 Why - How - What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하는 모두 것들, 우리는 기존의 현상에 도전하고,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기존의 현상에 도전하는 우리의 방식은 제품을 아름답게 디자인하며, 간단히 사용할 수 있고, 편리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방금 훌륭한 컴퓨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구입하고 싶은가요?
출처: How great leaders inspire action, Simon Sinek, 03:52, TED


Simple5. 그래서 마주하는 HR의 어려움

사용자 지향으로서 simple을 만들기 위해 HR담당자는 그 단순함을 뒷받침하는 무수히 많은 요소와 그 요소들 간 상호관계, 그리고 구성원 개인이 가지는 경험과 가치 등까지도 고려하며 설계하고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의 HR이 과거보다 더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이폰의 단순함이 하나로서 작동하기 위해 수많은 부품과 연결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물 위의 백조가 우아하게 떠 있기 위해 수면 아래에서 열심히 물갈퀴를 움직이는 것처럼 말이죠.

이를 HR담당자 측면으로 생각해 보면 HR담당자가 가지는 역량이 기업의 수준을 결정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는 HR을 하는 우리들에게 더 많이 배우고 고민하고 정리하고 공유하고 돌아보는 과정의 반복을 요구합니다. 그리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러한 투자를 할 충분한 가치는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Simple6. 결국은 HR을 왜 하는가?로

simple한 HR을 구성하고 더 이상 제도가 없어도 구성원이 스스로 움직이는 상태가 될 수 있다면 그 상태에서 제도를 다루는 역할로서 HR은 더 이상 필요가 없을 지도 모릅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것이 제도를 다루는 자로서 HR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simple의 추구는 결국 우리로 하여금 HR을 왜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구성원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겠죠. 그리고 만일 이 질문에 대한 답의 모습이 조금씩 만들어져 간다면 우리는 우리가 그토록 다루고 싶어하는 조직문화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남깁니다. 그리고 실무자로서 그것이 실제 구현되는 그래서 내 자신의 인정이 아니라 HR이 제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좀 더 배우고 생각하고 고민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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