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지는 없다

자유의지vs결정론

by 뱅글이

고전적인 철학문제다, 자유의지vs결정론. 어쩌면 내 인생을 관통하는 주제일 수도 있겠다. 괜히 매트릭스를 최애영화로 꼽는 게 아니다ㅋ


나는 그동안 철저히 자유의지 옹호론자였다. 결정론을 반박하기 위해 많은 자료를 읽어보며 근거들을 모아갔다. 그러나 어느 순간 나는 자유의지부정론자가 되었다.



불교도로서 극단적인 주장을 따르는 것은 위험하지만, 설명을 쉽게 하기 위해선 자유의지부정론이 더 맞는 것 같다. 사람이 성장하는 데에는 개인의 노력보다는 유전자, 환경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자본주의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개인의 노력에 방점을 찍는 교육을 하는 것 같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손흥민이 축구스타로 성공한 것은 (손흥민의 노력도 있겠으나) 타고난 운동신경+아버지 손웅정+ 적절한 타이밍에 이적될 수 있었던 운이 더 크다.



내일 먹을 점심메뉴가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고전역학식 결정론은 직관적으로 거부감이 들지만,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자유의지옹호론보다는 설득력이 있다. 물론 나는 숙명론은 믿지 않는다. 다만 무아사상이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자유의지의 주체라고 할만한 것이 허상이라는 생각) 그리고 모든 일은 연기법에 따라 인연이 있으면 이루어지고 인연이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유의지가 없다고 믿는다면 우리가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세상을 우리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받아들이는 태도 정도는 선택할 수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 알아차림이 바로 그것이다. 역설적으로 이런 가치관을 가짐으로써 마음이 좀 더 가벼워지고 현실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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