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 방향 재구성
청소년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교육부에서 사회정서교육을 정책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예를 들어 초등담임교사들에게 관련 연수를 시키고 이를 활용해 인성교육 및 생활지도 전반을 책임지게 한다.
나는 이러한 접근에 명확히 반대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학생 정서 이전에 교사소진 방지가 최우선 과제이다
2. 가정 책임 없는 학교 중심 시스템은 모순적이다
3. 사회정서교육 등 새로운 제도를 신설하는 것보다 기존의 제도부터 법대로 집행하는 게 효과적이다
1. 대한민국 교사들은 이미 매우 지쳐있다. 학생 정서를 건강하게 만들고 싶다면, 교사부터 회복시키는 게 맞다. 교사 본인이 정서적으로 불건강한데 무슨 학생의 정서를 케어할까?
2. 현재 관련 법률상 부모에게 권한만 있고 책임이 너무 약하다. 아동학대 가해자 중 부모가 85% 이상이다. 인성교육 및 아이 정서문제도 가정이 근본원인인데 이는 가려두고 엄한 곳만 고치려 드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닌가?
3. 진상 부모와 금쪽이를 처리하는데 새로운 제도가 필요할까? 아니다. 학교장과 교육청이 원칙대로 민원을 처리하면 된다. 항상 원칙이 아닌 봐주기식 대응으로 현장이 개박살 나고 있다.(경찰이 법대로 딱지 끊는데 눈치 보는 게 대한민국 현실이다; 법을 어긴 사람이 더 당당하다)
인성교육도 마찬가지다. 현재 대한민국 교육과정상 교육목표가 민주시민으로서 아이를 길러내는 것이다. 교실에서부터 자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게 만들어야 한다. 우쭈쭈식으로 봐주기 처방이 아이들을 민주시민이 아니라 의존적인 마마보이로 길러내고 있다.
나는 사회정서교육 대신 경계 기반 인성교육을 제시한다. 경계 기반 인성교육이란 자신과 타인의 경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행동하는 법부터 익히는 걸 말한다. 이를 위해서 다음의 핵심역량이 요구된다.
1. 자기 인식 및 자기 조절능력
2. 타인 인식 및 소통능력
3. 세계와의 연결감 및 기여
현재 사회정서교육은 1번을 생략하고 2번, 3번을 곧바로 추구하는데 큰 문제가 있다. 교사에게 이미 학생 중심만 요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진정한 연결감은 나와 타인의 경계를 먼저 인식하고 나서 가능하다. 공감능력은 타인의 감정에 무비판적으로 접속되는 게 아니다.(그건 그냥 정서소진으로 이어진다)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인 걸 인식하면서도 동시에 연결될 수 있는 능력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경계 또한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작동하는 물결 같은 것임을 말해두고 싶다. 본질적으로 나와 타인은 연결되어 있지만, 서로 사랑하려면 오히려 경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