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틸콩현미귀리쌀밥
흰쌀밥이 다이어트의 적이라는 사실을 너무 많이 들어왔다. 구체적으로, 당지수가 높아 인슐린이 과잉 분비되고 결과적으로 혈당이 빨리 저하되고 체지방이 축적된다고 한다. 또, 배고픔을 빨리 느껴 다른 음식을 더 먹고 싶게 만든다고.
대학시절, 강의 중에 당시 연세가 많으셨던 교수님께서 백미보다 현미와 섞어 만든 밥을 건강을 챙기기 위해 드신다며 다이어트에도 좋다고 추천을 하신 적이 있다. 엄마와 얘기하던 중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우리도 현미 섞어 먹어보자고 제안을 드렸지만 당시 엄마도 나도 잡곡밥을 선뜻해 먹어 볼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였는지 계속 백미밥 먹기를 유지했었다.
그런데, 저스트 두 잇, 행동파 남편 덕분에 잡곡밥을 먹기 시작한 지 5개월이 다 되어가는 것 같다. 남편과 같이 책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을 읽고 감명받아 이 책을 쓴 저자이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의 유튜브 영상들을 다 찾아본 뒤 잡곡밥 먹기는 실천해 보면 좋을 것 같아 시도해 보았고 지금까지 꾸준히 먹고 있다. 최근에 유퀴즈에도 출연하셨더라.
렌틸콩현미귀리쌀밥을 만드는 방법은 순서대로 4:2:2:2의 비율로 혼합하여 밥솥에 올리면 된다. 당 지수가 낮아 몇 시간이 지나도 허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데 실제로 그렇다. 그리고, 맛도 좋다. 먹기 전에는 흰쌀밥에 비해 식감도 거칠 것 같고 맛도 건강한 맛을 넘어 너무 건강만 챙길 것 같은 맛이 날까 봐 걱정을 했었다. 그 걱정 탓인지 생각보다 맛이 너무 좋았고, 잡곡밥 먹기를 시작한 이후로 한 번도 백미만으로 밥을 지어먹은 적이 없다.
<지속 가능한 건강 루틴 탐구생활>이라는 매거진의 이름대로 잡곡밥 먹기는 아마 내가 평생 가져갈 식단 루틴 중 하나가 되었다. 흰 쌀만 넣었을 때보다 항암 효과와 항산화 작용을 하는 영양가가 풍부하며 그 밖에도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지방질,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다고 한다.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니 좋지 않을 수 없는 식단이다.
실제로 이렇게 처음 잡곡밥 한 공기에 간장, 참기름 조금 넣어 비벼 먹은 날,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어 남편과 감탄을 한 기억이 생생하다. 과장 조금 보태어 이렇게 한 끼만 먹어도 되겠다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잡곡밥 먹은 지 3일째 되던 날에는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책 한 권 읽고 남편의 실천력을 더해 평생 루틴 하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