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오트밀빵
빵, 케이크, 쿠키 등 디저트를 포함한 달콤한 베이커리류를 엄청 좋아한다. 친구와 빵지순례를 하러 광주 여행을 간 적도 있고, 그러다 마카롱순례까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여행을 갈 때마다 유명 카페, 빵집은 무조건 들러 맛을 봐야 원 없이 그 지역 여행을 온전히 즐긴 것만 같다. 그리고 꼭 카페나 빵집 앞에서 내가 산 것들을 봉지채 들고 사진을 찍곤 했다. 전국의 유명 빵집을 게임 한 판씩 깨듯, 혹은 도장 깨기 하듯 ‘나 여기 왔다. 여기 빵은 먹어봤다.’라는 식의 자랑인 듯 자랑 아닌 자랑을 해왔다.
이런 내가 평생 좋아하는 빵을 아얘 먹지 않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생의 많은 행복 중 하나가 맛있는 것을 먹는 것도 포함되지 않을까?
다이어트에 도움 되지 않는 것들이지만 과식하지 않고 양을 조절하며 조금씩 즐길 때 스스로에 대해 느끼는 멋있음과 기특함이 좋다.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마음을 진심을 담아 부담스럽지 않게 조금씩 표현하는 게 그 사람을 더 멋스럽게 하는 것 같다. 그러니 달콤한 빵을 속달게 혹은 물리게 빨리 그리고 많이 먹기보다는 천천히 음미하며 그 짧고도 달콤한 시간을 집중하여 온전히 즐길지어다.
그럼에도 빵을 더 많이 먹고 싶다면 건강빵을 만들어 먹어보자. 밀가루도 안 들어가고, 설탕이나 꿀도 시중에 파는 빵들보다 적게 넣거나 넣지 않을 수도 있다. 몸에 좋은 견과류, 다이어트에 좋은 바나나, 빵을 넣을 수 있다. 이런 빵이라면 좀 더 마음 놓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맛은 없을 것 같다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충분히 빵의 식감을 느꼈고 이 정도 달콤함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빵을 먹으면서 내 몸에 대해 미안함이나 괜히 빵을 먹었다는 후회감이 전혀 없다.
여러 블로그들을 참고해 나에게 가장 맞는 재료, 레시피를 완성했다. 블로그마다 건포도, 라즈베리 등 넣는 재료들이 다양하다. 그리고 시럽, 바닐라 익스트렉트 등을 넣는 사람도 있고 넣지 않는 사람도 있다. 입맛이 다 다르니 요리하는 사람마다 사용하는 재료도 다 다른 것은 당연하다. 나의 경우, 요리를 잘하지 못하는 편이라 가장 간단하게 할 수 있으면서도 맛을 해치지 않는, 그리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재료와 레시피를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완성했다. 그 재료와 레시피는 아래와 같다.
오트밀 80g, 바나나 1개, 계란 1개, 우유 70ml,
베이킹파우더 1g, 소금 조금
(기호에 따라 설탕이나 꿀, 견과류 넣기)
1. 볼에 바나나를 까 넣고 으깬다. 익은 바나나일수록 좋다.
2. 으깨진 바나나에 계란을 넣고 잘 섞는다.
3. 오트밀을 믹서기로 간 후, 2에 넣고 섞는다.
4. 농도를 맞춰가며 우유를 넣는다. 너무 묽지 않고 되직하게 한다.
5. 견과류를 준비했다면 잘게 부숴서 넣는다.
6. 베이킹파우더, 소금을 넣고 잘 섞어준다.
7. 작은 식빵용 빵 틀이나 오븐용 유리용기에 식용유를 발라 나중에 빵이 잘 떨어지도록 한다.
8. 밋밋하지 않게 윗부분을 오트밀로 덮어준다.
9. 오븐 170~190도에 예열 후 20분 구워준다.
너무 간단하게 만들 수 있고, 맛도 생각보다 괜찮다. 빵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건강을 좀 더 챙기고 싶다면 도전해 볼 만한 바나나오트밀빵이다.
오늘 나의 점심메뉴는 바나나오트밀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