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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ing Choenghee Jun 05. 2023

아기와 산책 겸 서점 가기

마음이 두둥실 부풀어 오른다.

 요즘 9개월이 된 딸을 안고 거의 매일 산책을 간다. 육아하느라 집에만 있다 보니 너무 답답하기도 하고 시간 내어 제대로 운동도 못하니 운동 겸 기분 전환 겸 미세먼지 상태가 심하거나 비가 오지 않는 이상 밖으로 나가 잠시라도 공기를 쐬며 걷고 오는 게 일상이 되었다.


 마침 집에서 도보로 약 20분 거리에 교보문고가 있어 산책 코스로 자주 선택한다. 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서점은 갈 때마다 좋은 기운과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게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중학생 때부터 수능을 치를 때까지도 역사에 약했던 나는 서점을 갈 때마다 나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좀 더 완벽한 나로 거듭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갈 때마다 역사 코너를 들러 몇몇 책을 열어 읽어보고 나의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올려둔다. 리스트에 읽을 책만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효기심이라는 유튜버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이런 교양서로 역사를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게 공부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어교사인 나는 내 일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다. 영어를 읽고 듣고 쓰고 말하는 그 자체도 좋아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고 나도 배우며 함께 교학상장하는 일은 세상에서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나의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항상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자 한다. 그중 하나가 영어로 된 원서를 읽는 것이다. 육아를 하면서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 원서를 매일 읽고 있지는 못하지만 한 때 참 열심이었던 적이 있었다.

 Collen Hoover는 작년에 알게 된 작가인데 <Verity>가 내가 읽은 그녀의 첫 소설이었다. 짧지 않은 소설이었는데 진짜 page-turner였다. 이 작가의 모든 소설들을 다 읽어보고 싶다.

 학생들의 영어 의사소통능력 수준에 맞춰 적절한 책을 추천해 주고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하는 교육 과정을 펼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하지만 항상 마음속에 갖고 있는 영어 교사로서의 꿈 중 하나다.


 영어 원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하는 것도 좋지만 의도적인 학습도 필요하다. 이런 시리즈 책들은 소장해서 쌓아두고 그때 그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또, 어떤 책이 될지 모르지만 서점 매대에 올라와있는 책처럼 훗날 영어 학습과 관련된 어떠한 주제로 책을 쓰고 싶다.


 이뿐만 아니라, 문학, 비문학, 경제, 자기 계발 등등 책을 좋아하는 나는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에 읽고 싶은 책들이 자꾸 쌓여간다. 누군가 책을 아무리 많이 읽는다고 해도 전 세계 책의 10%도 다 못 읽고 죽는다고 했던가. 부지런히 읽고 즐겨야지.  




 유아 도서 코너에서 아기 띠로 안겨 새근새근 자고 있는 딸을 보며 생각한다. 나중에 커서 함께 서점에 와 이런 책, 저런 책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으면, 또 함께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을 자유롭게 얘기하고 그걸 통해 자신만의 튼튼한 세계를 구축해 나갔으면. 그리고 내가 서점에 오면 갖게 되는 부푼 마음과 기대들처럼 딸은 어떤 기분과 계획들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지 설레어하며 얘기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한다.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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