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겨리 Feb 27. 2023

다시 읽는 <마시멜로 이야기>

     -마음의 끈을 다시 매고 싶을 때-

어떤 삶을 사는 사람이 성공한 인생일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다양한 대답이 나올 것이다. 삶의 모습이 다양해지고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성공의 기준과 행복의 가치가 변하고 있음이다.


그동안 그가 얼마만큼의 부와 명예를 가졌는지,

또 이루어낸 성과를 조명하며 성공한 인생으로 평가했었다면,  이런 외부적인 것의 평가 못지않게 본인 내면의 만족감,  가까이 함께하는 가족과의 유연한 정서적 교감등이 성공한 인생이라 평가되는 요즘이다.

        

많은 재산을 이루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명예를 가졌어도 사랑하는 가족들이 따듯한 마음으로 연결되지 못한 성공은 그를 더 공허하고 외롭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오래전,

우리나라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가져왔던 '마시멜로 이야기'를 우연히 다시 보게 되었다.


스탠퍼드 대 연구진은 네 살 정도의 아이에게 눈앞의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15분을 참으면 한 개 더 받을 수 있게 했던 실험을 했다.  


마시멜로를 바로 먹어버리지 않고

15분을 참아한 개 더 받았던 아이들을 추적해 본 결과, 10년 후 그들은 뛰어난 성적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보고이다.


자기 계발 전문가인 호아킴 데 포사다와

엘렌 싱어는 <마시멜로 이야기>를 통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성공에 대한 기준과 가치에 큰 변화가 있음에도 눈여겨 볼만한 풍부한 내용이 책 속으로 다시 빨려 들게 한다.



어린 시절 마시멜로 실험에 참여했던 조나단은 마흔 나이에 이미 성공한 사업가이다. 조나단이 전속 운전기사인 찰리와 대화하며 마시멜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더 큰 만족과 보상을 위해 당장의 욕구 충족을

미룰 줄 아는 의지가 성공을 견인하는 강력한

지표가 된다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욕구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하기 위해 자신의 가장 눈부신 시절 을 기꺼이 견딘 사람이 바로 청춘을 가장 성공적으로 보낸 사람 아닌가?' 45쪽.


스물여덟의 찰리는 사장인 조나단과 대화를 시작하며 자신의 현재 모습과 마주한다.

스트레스가 적은 직업이기는 하나 혼자 살기에 급여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주머니의 60달러가 전재산,1년 계획은커녕

일주일 계획조차 없었다.


 "마음껏 즐겼던 한 시절이, 이처럼 후회로만 남은 추억이 되다니... 어쩐지 찰리는 가슴 한편이 쓸쓸해 졌다."

   

이 부분은 마음에 걸리는 대목이다.

목표를 정한 후 분명히 자기 절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청소년이나 청년시기, 그때만이 경험할 수 있는 감정, 욕구들이 무조건 성공을 위해 묻혀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조나단의 이야기를 들으며 찰리는 메모를 해서 자기 방에 붙였다. 눈앞의 마시멜로를 즉시 먹어치우지 말 것, 눈부신 유혹을 이기면 눈부신 성공을 맞이한다 등등.


자신을 돌아보는 찰리의 모습을 보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나 역시 자문하며 조금씩 변화하는 찰리와

함께 삶의 태도와 습관을 점검해 본다.  


찰리가 조나단에게 성공의 원인을 묻자

조나단은 '30초 규칙'을 이야기한다.

무언가 결정할 때 30초만 더 생각하라는 것.


우유부단하게 망설이라는 게 아니고

어떤 결단의 기로에 섰을 때 30초만 더

겸허하게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출판된 지 이십 년이 다 되어간다.


현대 시각으로 약간 낯선 부분도 있지만 자기 계발에 도전이 되고 새겨야 할 내용이 참 많다.


찰리가 자신을 자각하며 자기 주변인물을

평가하는 내용이 있다. 저 사람은 마시멜로를 바로 먹은 사람, 저 사람은 마시멜로를 먹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며,  곁에 두지 말아야 할 사람을 구분하는 내용에는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거짓말의 대한 체벌 유보를 마시멜로 이야기와 연결한 아룬 간디의 교훈은 인상 깊게 느껴졌다.


책머리 글을 제외하고도 1~8번까지의

주제글들이 마음을 파고들어 들쑤셔 댄다.

세월 탓 나이 탓을 하며 추스르지 않고 내팽겨진 욕구들을 모으며 점검한다.


이런 감정만으로도 다시 한번 더 읽은

책의 효용은 충분하다고 느낀다.


마시멜로를 빨리 먹은 아이들이 참을성이

없는 게 아니라 신뢰의 문제라고 지적하는 논문도 있고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았던 아이의 성공과는 상관이 없다며 마시멜로 실험의

오류를 이야기한 뉴욕대의 발표도 있다.


그럼에도, 15분을 기다리면 한 개 더 받을 수 있다는 약속에 만져만 보고 냄새만 맡으며 살짝 핥아만 보면서도 끝내 먹지 않고 견딘 네 살 아이처럼!  더 좋은 것을 향한 희망을 꿈꾸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모퉁이를 지나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