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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첩과 만년필 Nov 26. 2023

터키 여행의 등대, 랄랄라 하우스

튀르키예(터키) 여행기 - 1

2023. 10. 11.

공항에 오랜만이다. 보딩 하는 줄을 보니 지금까지 별 다를 것 없었던 심장이 두근거린다. 꼭두새벽에 일어나 출발하느라 출근해야 하는 아내를 깨우고 나오기가 미안했는지 별 감흥이 없다가 이제는 좀 떨린다. 


혼자 하는 여행 더군다나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로 간다. 어떤 냄새가 가장 먼저 느껴질까?


- 인천공항 벤치에서


  결혼한 후 처음으로 혼자서 해외여행을 하게 되었다. 여러 검토 끝에 튀르키예(터키)로 행선지를 정했고 아내랑 여행할 때는 해보지 못할 것들을 이번 여행에서 해보기로 했다. 그동안 숙박의 후보에 넣지 않았던 한인민박에 묵기로 했다. 검색을 통해 '랄랄라 하우스'를 알게 되었고 카카오톡으로 가격을 문의하니 조식까지 주는데 가격도 훌륭했다. 그래도 혹시 더 좋은 숙소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에어 비앤비 등을 검색해 보다가 처음 가보는 나라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랄랄라로 최종 결정했다. 다시 연락을 했더니 원하는 자리는 하루 지나서부터 가능하고 첫날엔 거실의 2층 침대에서 자야 한다고 했다. 


'오히려 좋아!' 마음속으로 외쳤다. 

카페 숙소 안내에 쓰인 안내문

유경험자들에게 인기 있는 공간이라니... 처음부터 '인싸'가 되는 것 같아 약간 설레었다. 


출발 날짜가 다가와 여행준비를 하다가 다시 랄랄라 하우스의 네이버 카페에 들어가 봤다. 이것저것 정보를 얻던 중 이런 글도 보였다.

음식 셔틀 카페 공지글

'마음이 풍요로운' 나는 카톡을 보냈다.


별로 비싸지 않은 음식이 타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아직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었지만 이렇게 자신 있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라면 나도 어렵지 않게 도움을 청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여행동안 내렸던 판단 중에 가장 정확한 것이었다.)


나중에 먹은 조식에 내가 들고 간 어묵이 나왔을 때 참 반가웠다. 자랑스럽기도 했고 ㅎㅎㅎ

랄랄라의 조식, 국 속에 들어 있는 어묵이 '내 어묵' 이었음.


랄랄라 하우스 소개글에 아침을 한식으로 먹으면 하루종일 터키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글이 있었다. 과연 그랬다. 적어도 이스탄불에서 지낼 동안에는 한국음식 생각이 하나도 안 났다. 


랄랄라 하우스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은 '뷰(view)'다. 보스포러스 해협이 바라 보이는 발코니에 그냥 멍하니 앉아 있기만 해도 좋았다. 

아침 식사를 기다리며 랄랄라 거실에서
바람도 좋고 햇살도 좋아 빨래도 잘 말랐다.
흐린 날 구름 사이로 내리는 햇살이 눈부셨다.

맑은 날은 맑아서 좋고 흐린 날은 또 흐려서 좋았다. 


그리고 이 글의 제목에 '등대'를 넣은 이유는 3주간의 여행에 랄랄라 하우스가 정말 등대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마씨(결코 사장이라 불리길 원하지 않는 랄랄라 사장님 이름)의 '지도'와 안내 덕에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21일의 여행동안 랄랄라 하우스는 다시 돌아갈 곳이었고, 기준점이 되기도 했으며 그리고 방향을 잡을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등대지기가 있는 곳이었다. 

다시 읽어보니 좀 닭살이긴 하지만 진심이었다.

짧은 기간 알았고 '비즈니스'로 만났다 할 수 있겠으나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지마씨 내외를 만난 인연이 참 귀하다. 터키 여행을 시작했고 마무리도 했던 랄랄라 하우스가 머릿속에 떠오르고 다시 벌써 다시 가보고 싶다.


랄랄라 하우스의 다양한 조식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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