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 여행기 - 3
이스탄불에서 첫날 시차적응을 하려고 노력했었다. 졸음이 쏟아져도 최대한 12시까지 버텼고 귀마개와 수면안대도 장착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5시경 눈이 떠졌다. 그래도 좀 더 자려고 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2층 침대에서 자고 있던 L이 깨지 않도록 주의하며 발코니로 향했다.
아직 깜깜한 바다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조금씩 날이 밝아오자 가이드북에서 보던 명소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달이 보였지만 해가 뜰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할 일도 없는 데 일출이나 찍어보자 싶었다.
마침 옆 건물에 사는 터키 노인이 베란다로 나오시길래 어느 쪽으로 해가 뜨냐고 물었더니 손가락으로 참르자 언덕 쪽을 가리켰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해가 나올 쪽을 향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왕 찍는 거 타임랩스로 찍으면 더 좋겠다 싶었다. 어떻게 찍을까 생각하는 동안 동쪽 하늘이 붉어지기 시작했고 한가했던 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아이패드로 찍기로 했다. 삼각대가 없으니 아이패드 커버를 삼각형으로 접고 기계와 받침대 사이에 볼펜 등을 끼우고 화면 쪽으로는 숙소 거실에 있던 여행책자들을 쌓으니 적당한 각이 나왔다.
베란다 난간을 피할 수가 없어 바다와 육지를 가르는 분할선이 되게 구도를 잡고 타입랩스로 설정하고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터키의 첫 햇님을 이렇게 맞이했다. 다른 지역에 가서도 시차 때문에 일찍 일어나게 된다면 일출 사진을 또 찍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