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오늘로 흐른다
우리네 살아가는 시냇물을 따라
졸졸졸 흘러간다.
흐르는 물속에서
물풀을 만나고
송사리를 만나고
냇가 주변을 꾸미는 들꽃을 만난다.
반가울 때가 있다면
갑자기 찾아오는 계곡 끝도 만난다.
두려울 때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떨어져 아프기도 하지만
돌아보니
더 넓은 강으로 흘러가기 위함이었고,
뾰족한 돌에 부딪혀 아프지만
너는 동글게 깎아지고
나는 부드럽게 넘어가는 법을 배운다.
하루라는 물방울이 모여
연한 봄을 따라
꽉 찬 초록을 넘고
울긋불긋 색감의 가을을 지나
365일의 강에 도착한다.
돌아보면
웃고, 울고의 물 흐르는 소리를 담아
더 큰 바다를 향하게 하는 오늘,
웃으며
잘 살아내야겠다.
이 시는
열일곱 살,
고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을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떠올리며
정리한 기록이다.
빛나지 않는 나의 장점을 먼저 알아봐 주었고,
기다리면 넘길 수 있다는 끈기를
말없이 가르쳐 주었다.
말은 흘러가지만
기록은 남아
과거의 시가 오늘의 시가 된다.
https://youtube.com/shorts/VduX-_a2YDI?si=Clf6DKM_EXqVqJM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