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고도 닿지 않는 밤의 기록

수국의 길로

by 미리암 최정미



내가
날아든 여인을
수국의 길로 초대했다

딸그락거리던
주방의 열두 시
말보다 먼저 깨어 있던 시간 속에서
그녀는
하루를 긍정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소란 없이
태도를 남기고
불평 대신 온도를 남기던 사람

그 곁에서
나는
받은 에너지가 많았다

그래서
작년 이맘때 보았던 수국을
이른 새벽
다시 피어난 정원으로 데려왔다

수국의 꽃말은
변하지 않는
진실된 마음

색은 달라져도
마음은 남아
자리를 지키는 꽃

설명하지 않아도
고마움을 아는 방식으로
나는
수국의 길 위에
그녀를 세운다

말 대신
계절로
마음 대신
꽃으로




나는 설명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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